4대 그룹 총수, 추석연휴 '위드 코로나' 전략 짠다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위기 돌파' 경영구상 몰두

디지털경제입력 :2020/09/29 15:36    수정: 2020/09/30 08:54

4대 그룹 총수들이 올 추석 연휴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한 환경 속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2차 팬데믹(대유행) 우려 등으로 4분기에도 기업들의 비상경영 체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석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추석연휴 동안 국내에 머무르며 경영 구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출장이 제한되면서 자택이나 회사에서 분주한 한 주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대표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에 머무르며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에 전념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연휴 기간에 삼성서울병원에서 와병 중인 부친 이건희 회장 병문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7년째 와병 중이다. 이에 이 부회장은 삼성 경영 전면에 나서왔다.

이 부회장은 명절 연휴 때마다 해외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며 활발한 현장경영 행보를 보였지만, 올 하반기는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올 초 설 연휴에는 브라질 생산법인을, 지난해 추석에는 삼성물산의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사업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당장 이번 연휴가 끝난 이후 이 부회장은 반도체 현장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19차례 글로벌 사업장을 방문하며 직접 현안을 챙겼다.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글로벌 시장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사업 등에 찾아올 변화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전략을 점검하며, "포스트 코로나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미래전략 점검을 위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연구소를 찾았다.(사진=삼성전자)

다음 달에는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재판이 예정돼 있다. 이달 중순 대법원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제기한 이 부회장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 기피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지난 1월 이후 중단됐던 파기환송심도 재개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국내에서 하반기 경영전략을 다듬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 시장 수요가 차츰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추석 기간과 맞물려 개최된 중국 베이징 모터쇼 관련 사안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현장에 참석하진 못하지만 이번 행사를 계기로 중국 시장 수요 회복을 모색할 전망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점검에도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태원 SK 회장은 명절 연휴에 국내에서 휴식과 함께 하반기 경영 현안과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기를 대비해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경영방침을 강조해왔다. 기업과 사회,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코로나19로 위협받는 사회 안전망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

최 회장은 지난 22일 임직원들에게 "변화된 환경을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영감을 얻길 바란다"며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A Plastic Ocean)'를 권하기도 했다.

구광모 회장은 추석 기간, 올해 남은 기간과 미래 준비 위한 구상에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22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사장단 워크숍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 전략을 보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LG그룹은 코로나19로 변화를 맞고 있는 국내외 경제 환경과 새롭게 창출되고 있는 수요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나설 방침이다.

관련기사

구 회장은 워크숍 자리에서 “앞으로의 경영 환경은 더 심각해지고,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걸로 보인다”며 “어려움 속에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가자”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 강조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올초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

재계 관계자는 "올해 재계 총수들은 코로나19 상황으로 해외 출장 등에는 제한이 생겼지만, 국내에 머무르며 경영 현안들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맞춰 생존 전략을 찾는 데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