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어 서울 강남 일부 주민 “수소충전소 반대”...왜?

“도심 지역 수소충전소 구축은 시기 상조”

카테크입력 :2020/06/21 10:25    수정: 2020/06/22 14:19

부산 동구에 이어 서울 강남구 일부 주민도 수소충전소 건립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도심 지역에 아직까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부, 서울시, 현대차 등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탄천물재생센터내에 수소충전소 건립에 나서고 있다. 이곳은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들과 약 300m 이상 거리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수소충전소를 짓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서울 강남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원동 주민들의 모임인 ‘일원마을넷’은 최근 회의를 열고 수소충전소 건립 반대 의견을 내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강릉에서 발생한 수소저장탱크 사고와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사고와 연관된다.

일원마을넷은 “우리나라의 수소사업기술은 선진국 대비 10% 수준에 불과하다”며 “수소탱크는 안전하더라도 배관의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일원마을넷은 “도심지역에 아직까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며 “외곽지역에서 수년 동안 운영하여 안전성이 확보된 후에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원마을넷은 또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사고의 원인을 폭발로 규정짓고 있다. 이는 당시 다수의 국내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을 근거로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밀조사 결과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사고는 폭발이 아닌 수소저장시스템 플러그 이상으로 인한 화재 사고로 결론이 났다.

게다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수소충전소 관련 폭발사고는 발생되지 않았다. 강릉에서 발생한 사고 위치는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공장이었으며, 산소 유입으로 인한 인재 사고였다.

서울 강동 수소충전소 (사진=현대차)
탄천 수소충전소 반대 일원주민회가 제작한 수소충전소 건립 반대 포스터

이같은 사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강남 일부 주민들은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수소충전소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한 주민은 수소충전소 건립 반대의 이유를 쓰레기 소각장과 하수 처리장으로 연관지어 설명했다. 이 주민은 “강남구 일원동에서는 서울에서 가장 큰 소각장이 있고 하루 처리장도 있어 혐오시설이 두 개나 있다”고 말했다. 수소충전소 자체를 혐오 시설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는 일원1동 주민센터는 지난 10일 수소충전소 건립에 대한 ‘찾아가는 주민설명회’ 공지를 올렸다. 23일 탄천환경 사무동 2층 대회의실에서 열겠다는 계획이다.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는 수소경제홍보 T/F, 하이넷 등이 주관하는 행사로 수소충전소 구축 필요성과 안전운영 계획을 설명하는 목적이다.

하지만 이 행사는 당초 예상보다 참석 희망 인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서울 강남구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으로 해당 설명회 계획을 연기했다.

수소경제홍보T/F는 충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충전소 설립을 위한 민간 업체 등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찾아가는 주민설명회의 역할이 당분간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내에서 수소충전소 건립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에 이 충전소 자체가 주변 집값 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오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는 각 자치 단체별 의회가 수소충전소 건립 허가 등을 위해 꼭 거쳐야 할 과정이며 이 충전소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서울 강남구의 적극적인 홍보와 의지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부산 동구 일부 주민들은 한 때 수소충전소 건립 예정 부지가 부산 동구 북항재개발 2단계 예정 구역 내에 위치한다며, 이 충전소가 해당 장소에 생기면 ‘2030 월드엑스포’ 유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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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최형욱 부산 동구청장은 지난달 지디넷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새로운 수소충전소 부지를 찾기 위해 주민들과 의논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국가 차원의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충전소 건설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 최 구청장의 생각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앙재, 상암,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 강동 지역 등에 수소충전소가 위치해 있다. 이중 양재와 상암은 정상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