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제범 IITP 원장 "세계최고 수준 AI기술 3개 이상 확보"

[방은주기자의 IT초대석] "영화와 책 보며 스트레스 해소"

인터뷰입력 :2020/06/18 10:14    수정: 2020/06/24 14:51

"코로나19가 촉발한 위기상황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의 혁신 성장을 위해 ICT 재도약이 필요합니다. 차세대 AI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 AI기술을 3개 이상 확보하겠습니다."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코로나19로 휘청이는 우리 경제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DNA(디지털, 네트워크, AI) 기반 디지털 경제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IITP는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 ICT 연구개발(R&D) 전문기관이다. 정보통신(ICT) 관련 R&D 기획부터 수행기관 선정, 과제와 성과 평가까지 R&D 전 주기를 관리한다. 2014년 6월 5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로 개소, 2018년 12월 24일 현재의 정보통신기획평가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올해 관리 예산은 1조 2240억원 규모다. DNA분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고품질 ICT 연구개발로 산업 및 국가경쟁력 향상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조직은 총 37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전략본부와 기술기반본부 등 크게 2개 본부로 구성됐다. ICT 프로그램 매니저(PM)을 소관하는 것도 IITP다. 총 8명의 PM(ICT 융합, 통신전파, SW&클라우드, 인공지능&데이터, 방송&콘텐츠, 차세대보안, 디바이스&양자, 블록체인 분야)이 활동하고 있다.

2018년 1월 IITP원장에 취임한 석제범 원장은 옛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 등 과기정통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아래는 석 원장과의 일문일답. 인터뷰는 최근 IITP 서울사무소가 있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했다.

석제범 IITP원장이 차세대AI와 AI반도체, 6G에 대해 말하고 있다.

-최근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국내 연구개발 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ICT 분야에도 예외가 아닐 것 같은데

"특별법 골자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부처간 다른 국가 R&D 규정을 통합했고 둘째, 연구자에게 보다 자율적인 연구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거다. 이미 우리는 지난 2018년 만든 'ICT R&D 혁신전략'에 연구자 자율성과 행정부담 완화를 담았다. ICT 연구개발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연차 평가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컨설팅을 확대했다. 또 다년도 협약을 도입했고 페이퍼리스제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연구자들이 도전하고 혁신하는 연구 과제를 할 수 있게 하겠다."

-IITP의 연간 R&D 관리 예산이 1조원이 넘는다. 기업과 대학, 연구소 간 지원 비율은 어떻게 되나

"연구소가 제일 높다. 작년을 기준으로 보면 연구소가 37.8%, 대학이 24.1%, 기업이 20.6%, 기타 학회와 협회가 17.5%다. 연구비 집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지바로)을 운영, 투명히 관리하고 있다."

-IITP가 올해 추진하는 사업이 74개다. 이중 차세대AI가 궁금하다

"무엇을 차세대 AI로 할지, 또 어떻게 추진할 지 계속 논의하고 있다. 고위험, 도전적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비타당성(예타) 신청을 준비중이다. 총사업비 1조여원 규모로 기간은 2022년부터 2026년 까지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 AI 핵심 및 원천기술 3개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과 AI가 협업(공존)하는 실세계 시범서비스도 구현할 예정이다. AI 말고 소프트웨어(SW) 분야 예타는 올해 과기혁신본부 일몰관리혁신사업에 지정됐기 때문에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양자정보통신 분야는 어떤가

"이미 주요 선진국은 기술, 시장 주도권을 위해 정부 주도로 양자정보통신 분야 R&D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양자정보통신 중요성을 인식, 선진국과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양자 센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6억 원을 투입해 자력, 중력, 이미지 센서 등 3대 핵심 센서 개발을 새로 지원했다. 또 양자컴퓨터 분야는 양자시뮬레이터와 양자 프로세스 등을 신규로 60억 원을 지원했다."

-AI(지능형) 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높다

"AI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필요로 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적은 전력을 사용해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필수 기반 기술이다. 작년에 예타를 통과했다. 올해부터 예산을 집행한다. 올해는 1천억원을 투입한다. 이중 산업부가 500억 원, 과기정통부가 500억원을 각각 사용한다. 산업부는 장비 개발, 우리는 설계를 맡았다. 올해 설계 예산은 244억 원이다. 4개 컨소시엄(28개 수행기관)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다른 분야보다 더 신경을 써 과제 수행 기관을 뽑았다. 기억(메모리)과 연산(프로세스)을 통합한 신 개념 인공지능 반도체인 PIM(Processing in Memory) 개발도 신규 사업으로 기획하고 있다."

-6G 기술 개발은 어떻게 되가고 있나

"올해 본예타가 통과 됐다. 당초 제시한 것보다 기간이 줄고 예산도 조정됐다. 내년부터 예산을 투입한다. 2030년까지 6G 상용화가 목표다. 테라급 무선 전송과 테라헤르쯔 대역 RF 핵심 부품, 위성까지 포함한 3차원 공간 통신 핵심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한다. 또 종단간 5ms를 보장하는 초저지연 기술과 AI를 활용한 지능형 네트워크, THz 대역 채널 모델링 및 안정성 평가를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형 뉴딜이 관심이다. ICT 분야 뉴딜은 무엇이 있고,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까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정부가 지난 5월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 이의 일환으로 과기정통부는 지난 6월 3일 8925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을 확정했다. 이중 ICT 분야는 전체의 90.5%인 7532억원이고, 우리 원과 관련이 있는 사업은 '비대면 비즈니스 디지털 혁신 기술개발 사업'과 '이노베이선 아카데미'다. 디지털 뉴딜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부처간 원활한 협업 체계와 언택트 확산에 따른 법제도 정비, 이에 맞는 연구방법을 새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ICT 역할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코로나19가 촉발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가 혁신 성장을 하려면 ICT 재도약이 필요하다. DNA(디지털, 네트워크, AI) 인프라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산업, 예컨대 온라인교육이나 원격의료, 스마트헬스케어, 원격 근무 및 영상회의, 스마트 제조 및 스마트 팜 같은 산업을 ICT 주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5G, 클라우드, AI 등 디지털 경제에서 인프라 역할을 하는 핵심 기술 확보도 중요하다."

대전에 있는 IITP 본원. 2개 본부아래 37개 팀을 운영하고 있다.

-ICT는 국가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 고민은 저성장이다. ICT가 저성장 궤도를 탈출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을까

"ICT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고 그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저성장 고착화로 2019년 우리나라 GDP 순위가 10위에 그치며 2018년보다 두 단계 하락했다. 저성장 속에도 ICT 산업은 2019년 2분기 기준 우리나라 GDP의 9.8%, GDP 성장기여율이 30.8%에 달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기술패권경쟁 등 불확실성 확대와 4차산업혁명 패러다임 속에서 ICT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ICT 제조경쟁력을 바탕으로 혁신적 융합서비스를 결합하는 고부가 영역으로 ICT 산업 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플러스 전략이 좋은 예다. 선도형 경제시스템 실현을 위한 법제도 정비도 필요하다."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고위험, 목적지향 R&D와 사회문제해결형 R&D, 이어달리기형 R&D를 추진 하겠다고 했다. 잘 되고 있나

"올해 고위험 도전형 신규 R&D 금액이 847억원이다. 작년(381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양자통신 광소자, 스마트폰 내부 데이터 보호, 지능형 반도체 같은 고위험 도전형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민간 경쟁 촉진이 필요한 분야는 연구수행 주체를 복수로 선정하는 등 경쟁 방식을 강화했다. 또 인공지능 중심 챌린지 대회를 사이버보안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어달리기 R&D 전용 신규 사업도 추진한다. 올해 예산 7억5000만원을 확보했다. 이 돈으로 저전력 반도체시스템 개발 등에 나선다. 사회문제해결 R&D는 국민 생활, 재난 안전, 복지 증진, 도시환경 등 4대 분야 이슈를 발굴, 추진중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얼굴인식기술을 활용해 불법촬영물을 찾아 삭제하는 R&D를 추진한다."

-원장 임기가 올해말까지다. 지난 2년여간 많은 일이 있었다. 그동안의 소회는

"조직 차원에서는 두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먼저 센터에서 원으로 승격했다. 내가 처음왔을때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였는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또 연초 2개 본부 체계로 조직을 재편, 조직 안정과 발전을 꾀했다. 부임 첫 해인 2018년에 비정규직 근로자 4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 함께하는 조직문화를 만든 것도 의미 있었다. R&D 측면에서는 5G 상용화와 AI 반도체 등 미래 먹을 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R&D를 추진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 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개포동에 개소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원활히 운영되고 있고, AI고급 인력을 위한 AI대학원 사업을 추진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

-24시간이 궁금하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24시간은 비밀이다(웃음). 건강관리를 위해 특별히 하는 건 없다. 주로 집에서 자건거를 탄다. 40분이상 타면 땀이 난다. 자전거 타기 외에 시간이 나면 한강변을 많이 걷는다."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나. 최근 읽은 인상적인 책이 있다면

"주로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코로나19로 최근엔 영화를 많이 보지 못했다. 최근 본 인상적인 책은 고려대 인호 교수가 공동저자로 쓴 '부의 미래 누가 주도할 것인가'다. 블록체인 기술 등장으로 모든 자산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졌고,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 책이다."

석제범 IITP 원장은...

<학력>

▲달성고(1978~1981) ▲서울대학교 영문학 학사(1981~1985) ▲시라큐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2000~2002)

관련기사

<경력>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2019.1~현재)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장(2018.1~2019.1)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 ▲대통령비서실 미래전략수석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 ▲방통위 통신정책국장 ▲방통위 네트워크정책국장 ▲방통위 방송진흥기획관 ▲방통위 정책기획관 ▲방통위 국제협력관 ▲정통부 재정기획관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행정관 ▲정통부 통신기획과장 ▲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파견 ▲제31회 행정고시 합격(1987)

석제범 IITP원장. 행시 31회로 정보통신정책 실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