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보공작 단체, 2500건 이상 정보날조 및 조작

미국, 영국, 우크라이나 등 경쟁 국가 분열 시도

디지털경제입력 :2020/06/17 13:17

러시아의 정보공작 단체가 6년간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 경쟁국가 간 분열을 목적으로 2천 500건 이상 정보 공작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지디넷은 소셜미디어 리서치그룹 그래피카가 러시아의 정보공작 관련 PDF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2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작전은 러시아 정보국 소속으로 추정되는 ‘세컨더리 인펙션(Secondary Infektion)’이 수행했다.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협의가 있는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와는 다른 조직이다.

그래피카가 러시아 정보공작 단체 세컨드리 인펙션을 추적한 보고서를 발표했다(이미지=그래피카)

이 공작단체는 지난해 7월경 페이스북과 레딧에서 의심스러운 활동이 포착되며 존재가 알려졌다. 이후 그래피카를 비롯해 페이스북, 레딧,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기업과 디지털 포렌식 연구소(DFRLab)에서 세컨더리 인펙션를 추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컨더리 인펙션은 2014년부터 300개 이상의 사이트와 플랫폼에서 활동하며 가짜 뉴스와 의도적 유출 및 위장 문서와 영상 등을 이용해 유럽과 북미 전역의 국가에 정치적 스캔들을 생성해왔다.

세컨더리 인펙션이 게시한 2천500개 이상의 콘텐츠를 추적한 결과 이들 메시지는 9개 테마로 나눠진다.

주요 내용은 ▲신뢰할 수 없으며 실패한 국가인 우크라이나 ▲다른 국가에 간섭하는 미국과 나토(NATO) ▲약하고 분열된 유럽 ▲도덕적으로 부패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러시아 정부 비평가 ▲공격적인 침략자 무슬림 ▲서구권의 위선과 음모의 피해자인 러시아 ▲공격적이고 불안정한 국가인 터키 ▲불공정하고 비전문가 집단인 세계 스포츠단체 ▲북미, 유럽 지역의 조작된 선거 등이다.

자료 분석한 결과 세컨더리 인펙션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콘텐츠를 가장 많이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미국, 폴란드, 독일 등 기존 러시아의 정치 경쟁자를 비롯해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국가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보다 효과적인 공격을 위해 7개의 언어로 콘텐츠를 작성해 게시했다.

이 공작단체는 공격한 국가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했던 IRA와 달리 유럽과 북미 정치가의 글과 블로그를 날조해 독일과 미국, 영국, 폴란드 등 국가간 분열을 악화시키는 작업에 집중했다.

세컨더리 인펙션은 메일에서 청원에 이르기까지 250건 이상의 글을 위조했다. 위조 대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참모총장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 지도자 계층이었다.

그래피카는 세컨터리 인펙션은 다른 공작단체에 비해 광범위하면서도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아직 실질적인 정체와 목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4년 라이브저널이라는 러시아 블로그를 중심으로 시작해 블로그스팟, 트위터, 유튜브 등으로 범위를 넓혀갔다. 2015년 2분기부터는 워드프레스, 레딧, 미디엄 등으로 급격하게 확장했다.

2016년에는 가짜뉴스를 매체에 퍼트리는 것에 주력했으며 2017년과 2018년에는 레딧에서 주로 활동했다. 이 밖에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몰도바 등 소련 영향권 국가를 비롯해 영국, 오스트레일라 등 다른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했다.

이들은 항상 일회용 계정을 이용해 콘텐츠를 게시하며 게시 후 1시간 이내에 계정 정보를 삭제했다. 더불어 프록시 서버와 체계적인 난독화 기술을 활용해 추적을 방지했다.

다만 이들이 게시한 콘텐츠는 조회수나 좋아요 수 등이 높지 않아 실질적인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게시글은 의도적인 분쟁글 취급을 받으며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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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피카는 세컨터리 인펙션의 활동이 성공적이지 않았을 수 있지만 외부 관찰자가 확인할 수 없는 다른 형태의 지표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러한 공작을 통해 수년간 은밀하게 공격목표를 조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피카 관계자는 “세컨터리 인펙션 조직원의 신원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큼 아직도 러시아 경쟁자를 대상으로 활동이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남아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