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업/슈퍼브에이아이] "라벨링 코어 기술 세계적...AI대중화 열어 갈 것"

다음달 '슈퍼브AI 스위트' 출시...AI개발 시간 최소 3배 단축

컴퓨팅입력 :2020/06/16 08:55    수정: 2020/06/20 06:41

"인공지능(AI) 업계 고질적 난제인 데이터 문제를 해결, 인공지능 개발 장벽을 낮춰 누구나 쉽게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게 돕겠습니다. AI라벨링 코어 기술을 가진 곳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우리가 유일합니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는 "이달말 '스위트(Suite)'라는 제품을 정식 출시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인공지능(AI)을 개발하려면 세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하드웨어, 알고리즘, 데이터다. 이 중 슈퍼브에이아이는 데이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김 대표를 비롯해 SK텔레콤 연구원 출신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다음달 '슈퍼브에이아이 스위트'라 명명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다. 출시에 앞서 6개월간 베타 테스트를 거쳤다. 제품 출시전이지만 미국 퀄컴과 삼성, LG, SK, 현대 등 약 50곳 정도를 고객사로 확보,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실리콘밸리와 한국 투자자에게서 25억원의 시드(Seed) 투자도 받았다.

아래는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김 대표는 지난 4월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리더 300명 중25명의 한국인 중 한명으로 뽑혔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가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회사 이름 슈퍼브에이아이는 무슨 뜻인가

"슈퍼브(superb)는 매우 뛰어나다는 뜻이다. 우리 AI기술이 슈퍼브하다는 것과,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슈퍼브한 AI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공동창업자들이랑 이야기해 내가 지었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는데

"태어난 건 한국이다. 90년생이다. 초등학교 5학년때 싱가포르에갔다. 싱가포르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대학은 미국 듀크대를 졸업했다. 생명공학을 전공했고 복수전공으로 전자공학도 했다. 박사는 1년만 했다. 컴퓨터 전공이였는데 한국 취업 때문에 1년밖에 못했다."

-듀크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Summa cum laude)했다

"쉽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웃음)."

-창업전 회사인 SK텔레콤에서는 무슨 일을 했나

"대학원 1학년 마쳤을때 한국에선 그 유명한 알파고 사건이 일어났다. 해외 AI인재를 찾던 SK텔레콤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다. 1년만 일해보자는 마음에 입사했다. 사장님 직속인 T브레인이라는 곳에서 AI 선행 연구를 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스피커, 게임인공지능 등 다양한 연구를 했다. 1년만 있으려 했는데 내가 맡고 있던 큰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아 1년을 더 있었다. SK텔레콤에서 많은 걸 배웠다."

-슈퍼브에이아이 창립 배경은

"기업이나 학교에서 AI를 연구하고 공부할때 늘 문제가 데이터였다. 어떻게 하면 데이터를 적게 쓸까, 사람의 손을 적게 쓰는 AI를 개발할까가 늘 고민이였다. 이 문제를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 논문을 쓸게 아니라 아예 회사를 차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4월 SK텔레콤 동료들과 함께 슈퍼브에이아이를 설립했다."

-공동창업자가 5명이나 된다

"모두 SK텔레콤 출신이다. 나이가 20대 후반~30대 초반으로 젊다. 최고기술임원(CTO)은 이정권 님(슈퍼브에이아이는 님으로 부른다)은 서울대서 학부와 석사로 인공지능을 공부했다. 논문 피인용이 4000회 된다. 이종혁님은 국제프로그래밍 대회(ACM-ICPC) 한국대표로 나갔고, 국제정보올림피아드(IOI)에는 한국 대표로 나가 동메달을 땄다. 차문수님도 AI전문가로 논문 피인용 800회에 특허 3건을 갖고 있다. 차문수님은 인공지능 연구 개발, 웹 개발, 기술 인프라 등 전 영역을 커버하는 올라운더 플레이어다. 이현동님은 이력이 독특하다. 기계설계와 국제금융을 전공했는데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매각하기도 했다. 한국사업을 총괄한다. 공동창업자가 5명이지만 아직까지 창업자간 트러블은 없고, 트러블을 막기 위한 장치도 해 놓았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어떤 회사인가

"우리는 인공지능 개발 문제를 데이터로 정의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공동창업자 5명 중 4명이 SK텔레콤 T브레인에서 리서치 엔지니어로 함께 근무했다. 인공지능 연구 개발을 할 때 연구에 온전히 쓰는 시간보다 데이터를 구축하고 가공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쓴다는게 불편했다. 이를 해결하고 싶었다. 나랑 공동창업자들이 쓴 논문은 이미지와 컴퓨터 비전, 영상인식에 관한 것이 많다. AI는 이미지를 수집하면 사람이 다 태깅(라벨링)을 해줘야 한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이를 해결한 기업이다. 태깅을 사람이 반만 하는 데이터셋 혹은 태깅을 아예 안한 데이터셋으로 AI를 학습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슈퍼브에이아이를 세웠다."

-지난 4월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뽑혔다

"기술사업 부문에 뽑힌 거다. 지원은 작년말에 했다. 사업 설명과 개인 경력을 이야기했는데, 서류 심사와 두번의 인터뷰를 했다. 내가 쓴 딥러닝 분야 논문은 피인용 800회 이상을 기록했다. 포브스는 매년 미국, 캐나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지역별로 금융 및 벤처, 소비자 기술, 기업 기술, 예술 등 10개 분야에서 30세 이하 청년 리더를 분야별로 30명씩 총 300명을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 30세 이하 리더 300명 중 한국인은 총 25명이 뽑혔다. 나는 기업 기술(enterprise technology) 분야에 선정됐고, 포브스 아시아 표지에 나왔다."

-주력 제품인 '슈퍼브에이아이 스위트'는 언제 출시하나

"작년 12월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정식 출시는 7월이다. 제품명은 회사 이름을 넣어 '슈퍼브에이아이 스위트(SuperbAI Suite)'라 지었다. 초기 유저 대상으로 베타 테스팅을 6개월 정도 했다. 월정액을 받는 '사스(SaaS)' 방식으로 출시한다. 고객 피드백을 받아 2~4주 단위로 계속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종류는 크게 4가지다. 무료 버전과 개인용 유료, 기업용 2종이다. 기업용 2종은 비즈니스와 엔터프라이즈용으로 나윈다. 기업용은 유저수와 사용량에 따라 과금을 한다."

-어떤 기능을 갖고 있나

"데이터 라벨링을 위한 모든 소프트웨어 태그를 한번에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구축, 관리, 분석 등 모든 관련 작업을 통합해 지원하는 '올 인 원(All-in-One)' 플랫폼이다.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방대한 데이터를 가공 하거나 데이터 시각화, 분석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인공지능 개발에 참여하는 데이터 라벨러, 프로젝트 관리자, AI 리서치 엔지니어들이 서로 내용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게 직관적 UI 및 UX 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한다. 보통 AI 개발자들은 전체 업무의 80% 정도를 데이터 준비 작업에 할애한다. '스위트'를 사용하면 이 작업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데이터 라벨링을 완전 자동화 할 수 있나? 몇%나 자동화했나

"100% 라벨링은 거의 힘들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기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100% 라벨링은 흔히 말하는 싱귤래러티(특이점)다. AI가 스스로 100% 태깅을 하는 거고, AI가 AI를 만드는거다. 이런 시기가 오려면 아직 멀었다. 우리 플랫폼을 쓰면 3배, 최대 10배 정도 AI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오토ML과는 개념이 다르다. 오토ML은 데이터가 있을때, 모델 학습을 자동화한거다. 국내에는 우리와 같은 회사가 없다고 본다.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우리와 비슷한 회사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타트업 '라벨박스'다. 우리보다 1년 앞서 설립했다. 기술 격차는 우리와 크지 않다. 데이터 라벨링을 에디팅하는 하는 툴 정도로 보고 뛰어드는 곳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AI라벨링 코어 기술을 가진 곳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우리가 유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스위트'가 솔루션보다 플랫폼이라고 했는데

"내가 요즘 고민하는 건 생태계다. 데이터 라벨링에만 초점을 맞추면, 자본이 있는 회사들 위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우리 회사 미션은 AI기술 개발 장벽을 낮추는 거다. AI개발을 누구나 쉽고 편하게 하는 거고, 이를 통해 AI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거다. 그래서 특정 데이터 라벨링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플랫폼을 지향한다. 플랫폼 위에서 여러 회사나 개인이 같이 데이터를 라벨링하고 머신러닝을 개발할 수 있다. AI 개발은 데이터 수집-> 라벨링-> 학습 서비스-> 분석-> 서비스 배포 및 적용의 단계를 거치는데, 이 싸이클이 계속 선순환하며 돌아가야 한다. 이중 우리 플랫폼은 데이터를 관리하고 보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하거나 배포하는 것은 파트너십으로 해결하려 한다. 이런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게 우리가 지향하는 거고, 우리 플랫폼이 이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 데이터 문제를 해결, AI 대중화를 열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 분야 시장 및 기술 장벽은 어떤가

"라벨링 수요가 많다보니 다들 라벨링 시장에만 뛰어든다. 사람 모으면 라벨링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우리는 라벨링은 물론 라벨링 다음 단계를 보고 있다. 라벨링 회사들이 많아지면 이들을 품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라벨링 자동화나 AI 비율을 줄이려면 기술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기술력을 갖춘 곳이 많지 않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최근 처음으로 특허 등록이 됐다. 특허를 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우리는 특허보다 논문을 내는 편이다. 작년말에도 세계적 인공지능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했다. 당시 논문 주제가 텍스트 데이터를 다룰때 어떻게 하면 라벨링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거 였다. 한국어 텍스트를 AI로 처리하는데 있어 한국어는 수량이 적으니 영어를 어떻게 같이 활용할 까를 연구한 거다."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는데 벌써 많은 고객사를 확보했다.

"퀄컴과 포켓몬고를 만든 나이앤틱(Niantic)도 우리 고객사다. 퀄컴은 자율주행 AI를 만드는데 우리와 협업을 했다. 특히 나이인택은 베타 버전 출시 전, 우리 회사 설립 초기부터 같이 일을 했다. 카메라에 찍힌 정보 중 차량 번호 등 개인정보가 있는데 이를 익명화해 저장하는 걸 나이앤틱과 우리가 같이 작업을 했다. 이외에 SK 등 대기업도 우리 플랫폼을 도입했다. 서울대, 카이스트, 고려대와는 연구 파트너로 협업하고 있다."

-데이터 라벨링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

"조사기관마다 다르다.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19년 세계 데이터 라벨링 도구 시장 규모는 3억9000만 달러(약 4700억원), 수익 규모는 7억달러(약 8500 억원)로 조사됐다. 오는 2027 년까지 연평균 26.9% 성장을 기록, 2027년 시장 규모가 25억7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해외 진출 계획은

"이미 미국에 사무실을 열었다. 캘리포니아 주 산 마테오(San Mateo)에 있다. 회사 설립 6개월만인 2018년 10월에 세웠다. 나와 두 명의 현지인 직원 등 3명이 근무한다. 한국법인 설립때부터 미국 시장을 염두에 뒀다. 고객사가 AI기술 기업인데, 실리콘밸리에 이런 기업이 많다. 한국 직원은 24명이고, 개발자가 절반이 넘는다."

-Y컴비네이터 등에서 투자 유치를 받았다. 미국에서 투자유치를 하면서 느낀 점은

"작년 초 와이콤비네이터 졸업 후 와이콤비네이터, 듀크대학교, 뮤렉스파트너스, KT 인베스트먼트, 페가수스테크벤쳐스 등 실리콘밸리와 한국 투자자에게서 25억원의 시드(Seed) 투자를 받았다. 회사를 처음 시작할때는 데이터 라벨링을 서비스하는 회사였는데, 미국 투자자들 조언을 듣고 플랫폼 회사를 지향하게 됐다. 미국 투자자들이 데이터 라벨링은 점차 마진 싸움,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며, 기술력이 있으니 데이터 라벨링을 뛰어 넘는 장기 비전을 갖추라고 조언했다."

-상장 계획은

"작년에 영업이익을 냈다. 설립 2년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25억 원을 투자 받았는데, 아직 많이 남아있다. 상장이나 5년후 같은 장기 비전보다 내가 늘 고민하는 건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지다. AI를 개발하려면 적어도 석사, 박사는 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조금만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으면 누구나 AI를 개발 할 수 있는, AI 민주화이자 대중화를 이루고 싶다. 유니콘이 되겠다는 것보다 모든 사람이 '스위트'를 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떤 기업 문화를 지향하나

"세계적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Y컴비네이터에서 3개월 교육을 받으며 생각(마인드셋)이 바뀌었다. 잊지 못할 멘토도 만났다. 야후 공동창업자이자 전 트위치 대표인 마이클 시벨(Michael Seibel)이 두 가지를 말해줬다. 하나는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들라(make something people want)'는 거였고, 또 하나는 '고객과 이야기 하라(talk to your customer)'는 거였다. 큰 도움이 됐다. 이후 고객과 소통하는 '집착'이 생겼고, 고객에게서 많은 피드백을 받는다."

관련기사

-우리나라가 세계적 AI강국이 되기위한 제언을 한다면

"정부가 최근 뉴딜 정책을 발표했는데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말하자면, AI 활성화는 데이터가 중요하니, 정부가 데이터를 보다 많이 풀었으면 한다. 또 국내 활성화에 이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을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