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Q는 반도체가 다 했다…"세트 부진은 불가피"

DP 적자로 영업익 전망치 '뚝'…"3Q는 코로나에 달려"

디지털경제입력 :2020/06/15 17:38    수정: 2020/06/16 10:17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반도체가 디스플레이와 세트 부문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비껴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증권사들의 2분기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약 51조1천400억원과 영업이익 6조2천7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56조1천300억원)과 영업이익(6조6천억원) 대비 각각 8.9%와 5.2%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6조원 초반대나 5조원 중후반대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대체로 삼성디스플레이 부진에 따른 영향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전체 실적에 대해 DB투자증권은 "반도체 실적 개선 폭이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실적 하락을 채워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클라우드 증설을 위한 서버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반도체 영업익 5兆대로 전년 대비 상승…DP 적자

이 기간 반도체 실적은 전체 사업 부문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 초반대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을 6조2천억원으로 전망한 대신증권은 이 기간 반도체 부문이 5조3천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의 약 86%를 차지한다.

또 전년 동기 영업이익(3조4천억원)과 비교해서는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호조는 세트 제품 수요 둔화 속에 온라인 강의, 재택근무, 스트리밍 콘텐츠를 비롯한 비대면 솔루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는 언택트 솔루션 수요 관련 서버 반도체 주문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D램 공급사가 서버 D램 생산 비중을 늘리며 수급난을 해소하고 모바일 D램 공급량은 축소되며 수급 상황이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낸드는 2분기에도 재고를 낮게 유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비트 출하량을 하회할 전망이다. 중국 시안 낸드 공장 증설로 연말 비트 출하량 비중 20% 달성은 예상대로 진행, 원가 절감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도체 부문도 기존 전망치보다는 소폭 하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반도체 부문 이익 증가폭이 기존 추정치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D램과 낸드 출하 증가율은 모두 1%,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은 각각 10%와 6%로 추정한다. 모바일 부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경쟁사 대비 ASP 상승률은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2분기 5천억~7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따라 모바일 수요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이 적자로 전환, 중소형 OLED 일회성 이익 반영 시기도 3분기로 미뤄졌다는 분석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잇따라 취소되면서 대형 디스플레이도 타격을 입었다.

갤럭시A51 5G. (사진=삼성전자)

■폰·TV·가전, 글로벌 수요 둔화로 실적 악화 불가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 초반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이익 1조5천600억원)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 유통 매장들이 근 몇 주새 개장하면서 구매량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지만, 일부 신제품 출시 지연과 마케팅·이벤트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이 기간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한 5천만~6천만대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ASP 상승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출하량을 만화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통한 물량 확보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SK증권은 "3분기 실수요 회복에 대비해 6월 셀인(제조사가 유통망에 공급하는 물량) 판매량은 전월 대비 30% 증가할 전망이다. 5월부터 부품 발주를 줄이고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5월 1천200만대 수준에서 5G 전략폰 갤럭시A51·A71 출시로 6월 출하량은 2천200만대로 급반전이 기대된다"고 했다.

TV·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3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7천100억원) 대비 절반 이상 훌쩍 줄어드는 셈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 취소로 관련 TV 수요를 기대할 수 없게 됐고 가전 역시도 유럽, 미국, 남미 수요 둔화의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글로벌 TV 출하량은 미국·유럽(전체의 약 40% 차지) 등 주요 시장 수요 위축이 4월부터 반영되면서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며 "2분기는 엄격한 이동제한 조치, 소비 둔화, 소득 감소, 올림픽 프로모션 축소 등 영향으로 삼성전자 TV 부문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3분기는 코로나19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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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 속도는 코로나19 완화 속도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60조5천600억원과 영업이익 9조4천5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매출액은 62조원, 영업이익은 7조7천800억원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은 "미국, 신흥 시장에서 2분기 코로나19 확산이 크게 둔화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이 경우 계절적 수요 증가와 억눌렸던 수요가 발생하면서 IT 업사이클이 재개되겠지만, 반대의 경우 3월부터 본격화된 스마트폰과 노트북 출하 증가가 3분기에 재고로 전환돼 서버와 반도체 수요까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