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디게임에 해외 퍼블리셔 관심↑…이유는?

비용과 경험 부족은 해외 진출 걸림돌

디지털경제입력 :2020/06/11 12:20

국내 인디게임에 대한 해외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작은 시장 규모 때문에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을 받던 국내 인디게임 시장이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에 게임업계에 이목이 집중된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고 사우스포게임즈가 개발한 2D 플랫폼 액션게임 스컬은 오는 27일부터 일본 최대규모 인디게임 행사 비트서밋 가이덴 2020에 참가한다.

스컬이 비트서밋 가이덴에 자리하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주목 받는 게임이 됐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로 지난 2월 스팀 얼리엑세스로 선보인 스컬은 출시 한달만에 10만 장이 판매됐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스컬.

인디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인디게임 시장에서 10만 장이 팔린 사례는 흔한 일이 아니다. 백만장 단위로 팔린 인디게임 사례 때문에 오히려 빛이 덜한 느낌이다"라고 스컬의 흥행에 대해 평가한다.

오드원게임즈는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스팀에서 진행되는 '스팀 게임대축제 여름 에디션'에 참가한다.

'스팀 게임대축제'는 다양하게 소개된 인디게임의 실제 빌드를 선보이는 행사로 전세계 주요 인디게임을 한자리에 모은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행사다. 지난 3월 진행된 '스팀 게임대축제 봄맞이 에디션'을 통해 55만9천 회의 데모버전 실행과 38만5천 건의 즐겨찾기 추가가 이뤄졌을 정도로 홍보효과도 탁월하다.

오드원게임즈는 '스팀 게임대축제 여름에디션'에 오드리아의 데모 빌드를 공개한다. 오드리아는 3대3 대전을 기반으로 건축 밎 차원채집 시스템과 보물찾기 요소를 더한 게임이다.

H5DEV가 개발한 어드벤처 게임 노베나 디아볼로스도 해외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인디게임이다. H5DEV 관계자는 해외에서 게임을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해외 퍼블리셔가 직접 접촉을 해오는 등 예상치 못한 반응이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현 H5DEV 대표는 "개발에만 신경쓰느라 글로벌 진출은 언감생심 생각하지도 않았다. 해외 시장의 반응이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인디게임 시장 분위기가 올해 초부터 달라진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디게임 업계 관계자 중에는 인디게임 시장에 부정적인 기류가 가득했던 1~2년 전과 달리 지금은 이용자도 게임업계도 모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H5DEV가 개발한 노베나 디아볼로스 스크린샷.

이들은 인디게임 시장 분위기가 변한 이유로 킥스타터나 텀블벅 후원을 받고 실제로 출시로 이어지는 게임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독창성으로 시장에서 인정 받는 게임이 많아졌다는 점을 꼽는다.

한 인디게임 개발자는 "최근 몇년 사이 인디게임 이미지가 급격히 나빠졌었다. 킥스타터나 텀블벅 등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모급하고 정작 게임 출시는 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며 인디게임의 도덕성이 타격을 받은 것도 무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개발 중인 다른 개발자는 "소위 말하는 방치형 게임만 쏟아져 나왔던 것이 인디게임 이미지 저하를 불러왔다고 본다. 방치형 게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획일화된 기존 게임업계에 불만을 가졌던 이들이 보기엔 인디게임 시장마저 획일화 되는 모습에 실망할 수 밖에 없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즉 지난해 중후반부터 리갈던전, 호텔소울즈 독특한 게임성을 지닌 인디게임이 꾸준히 등장하고 올해 초 스컬이 방점을 찍으며 인디게임에 대한 해외 게임업계의 시선이 다시금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다. 스토리를 강조한 인디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 비중이 국내보다 해외 시장이 더 크다는 것도 최근 해외 게임 이용자와 업계가 국내 인디게임을 주목하는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해외 퍼블리셔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디게임 개발자와 개발사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화 작업에 대한 부담과 퍼블리셔와 계약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정확히 모르고 있어 선뜩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다는 것이 인디게임 업계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어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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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디게임 개발사 대표는 "텍스트 분량이 많은 RPG나 어드벤처 장르의 영어 번역을 위해 외주를 주게 되면 많게는 약 3천만 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간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해외 퍼블리셔와 계약을 한다면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계약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인디게임 개발자 중 사업 진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라며 "이런 어려움만 해결할 수 있다면 국내 인디게임의 해외 진출 사례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