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전기차 완속충전기 설치 어려운 이유

환경공단 “이미 급속충전기 설치한 단지, 보조금 추가지원 어려워”

카테크입력 :2020/06/03 11:23

정부의 규제가 아파트 단지 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관리소장은 최근 한국환경공단를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기 추가 설치 지원을 요청했다. 평소 아파트 단지 내에 급속충전기 1기가 설치됐지만, 단지 내 전기차 대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완속충전기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는 건의가 올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환경공단은 관리소장의 충전기 추가 설치 요청을 거부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환경공단은 거주지 내 완속충전기 10대 설치 보조금과 급속충전기 1대 설치 보조금을 동등하게 보고 있다. 이미 해당 단지에서 충전기 설치 보조금 지원을 받고 급속충전기를 설치했기 때문에, 환경공단은 추가로 완속충전기 설치를 지원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영채비가 제작한 전기차 완속 충전기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환경공단 상급 기관인 환경부가 지난 1월 발행한 ‘2020년 전기자동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문서를 보면, 완속 충전기와 충전기 보조시설 지원금 단가만 나와있을 뿐, 아파트 단지 별 충전기 설치 지침이 별도로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ev.or.kr’에서도 아파트 단지 등 공통주택의 전기차 충전기 지원금 요건도 없다.

즉 아파트 관리소장은 주민들의 충전 편의를 위해 정부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이미 완속충전기 10대와 급속충전기 1대 설치 지원 보조금 기준이 같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환경공단은 한 아파트 단지 당 최대 10기의 완속충전기 설치 지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준이 다양한 전기차 충전 패턴을 반영하지 못 한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거주지 내에서는 시간이나 자리 싸움 없이 편안하게 완속 충전을 해야 하는 것이 핵심인데, 정부가 워낙 급속충전기 설치에만 전념하다 보니 완속충전기 중요성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이와 달리, 한국전력 급속충전기가 설치된 아파트 단지는 환경공단에서 제시한 충전기 설치 불가 기준에서 자유롭다. 급속충전기 1기가 설치돼도 아파트 단지 요청이 있으면, 완속충전기 추가가 자유롭다.

환경공단으로부터 충전기 설치 불가 판정을 들은 아파트 관리소장은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특별히 보조금 없이 돈을 들여서 완속 충전기를 추가로 설치할 상황이 되지 못한다”며 “환경공단 지원금 혜택이 가능한 완속충전기들은 다양한 형태로 나왔는데, 한국전력 충전기들은 형태가 다양하지 못 해 설치가 난감하다”는 입장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