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약속' 이행 나서는 이재용…실천 방안 '주목'

삼성 7개 계열사, 오는 4일 준법감시위원회에 보고

디지털경제입력 :2020/06/01 18:37    수정: 2020/06/02 09:35

지난달 6일 발표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과 관련 삼성 계열사들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삼성 7개 계열사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보완을 요청한 주요 의제에 대한 답변을 이번 주 위원회에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오는 4일 열리는 준법감시위원회 회의에서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입장문과 관련 후속 조치를 보고할 예정이다. 후속 조치에는 현재 준법위 감독을 받고 있는 삼성 7개 계열사(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들의 노사관계 및 신뢰회복 방안이 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준법위 권고에 따라 4세 경영 승계를 포기하고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 시민사회와 열린 자세로 소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자신를 둘러싼 국정농단 뇌물혐의 파기환송심 재판이 끝나더라도 준법위 활동이 독립적인 위상을 갖고 지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준법위는 이에 대해 "준법 가치 실현 의지를 표명한 점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면서도 한 단계 나아가 ▲지속 가능한 준법 경영 체계의 수립 ▲노동 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 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했다.(사진=뉴스1)

삼성은 사과문 발표 이후 주요 의제에 대한 약속 이행과 함께 그동안 쌓인 갈등을 하나씩 풀어내는 모습이다.

지난달 28일에는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삼성항공(테크윈)에서 해고를 당해 서울 강남역 철탑에서 근 1년 가까이 고공농성을 이어온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 합의를 통해 농성을 풀도록 했다. 삼성은 김용희씨에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김씨 가족에게도 위로를 전했다.

이에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합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신 분들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합의 성사를 위해 애쓰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며 삼성과 김씨의 합의에 대해 환영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또 이날 오후에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삼성 사장단을 대상으로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열기도 했다. 이번 강연은 이 부회장이 사과문 발표에서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한데 따른 일환으로 진행됐다.

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등을 전하며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장은 지난달 7일에도 삼성 계열사 인사팀장을 대상으로 노사 관련 특강을 진행했다.

아울러 준법위가 권고한 '준법 의무에 위배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준법 경영 체계의 수립'에 대한 실천 방안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이 경우 다소 포괄적인 수준의 답변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예컨대, 주주들의 가치를 차별 없이 우선시하고 이사회를 강화하며, 경영권 승계와 같은 의혹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등 내용의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및 부정 승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법조계는 조만간 관련자들의 기소 여부와 신병 처리 등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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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위는 삼성 계열사별 실천 방안을 보고 받은 뒤 미진한 부분이 있을 경우 추후 다시 보강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준법위 관계자는"(이 부회장 입장문 발표 이후) 김용희씨 문제 해결이 이뤄지는 등 전체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며 "삼성 계열사별 실천 방안은 미진한 부분이 있을 경우 추후 보강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협의와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