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5월 수출 두 자릿수 감소…반도체·바이오는 깜짝 '선방'

무역수지 한 달만에 흑자…"주요국 경기 회복 시 반등"

디지털경제입력 :2020/06/01 11:01

지난달 수출액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무역수지는 한 달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축에도 크게 선전했다. 바이오헬스·의약품 등 코로나 관련 신산업의 성장세도 지속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한 348억6천만 달러(약 42조8천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달 4월의 감소폭인 25.1% 하락보다 소폭 개선됐다.

지난달 수출은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과 수요 급감, 전년 동기 대비 1.5일 부족했던 조업일수 영향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4억4천만 달러(약 5천41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한 전월 보다 수출 감소폭이 수입 감소폭보다 작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 수출, 1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7.1%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리서치업체들의 시장 하향 전망에도 18개월 만에 총수출과 일평균 모두 증가세로 돌아섰다. 비대면 경제활성화에 따른 서버·PC 수요가 받쳐줬기 때문이다.

이어 선박(35.9% 증가), 컴퓨터(82.7% 증가), 바이오헬스(59.4% 증가) 등의 품목이 선전했다. 특히 바이오헬스와 컴퓨터 수출은 각각 9개월,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로 비대면 산업과 관련한 수출 실적이 개선된 점도 주목된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국내 방역·의약품에 대한 선호가 지속돼 큰 폭으로 상승했다. 컴퓨터를 비롯해 가공식품(26.6% 증가), 진공청소기(33.7% 증가) 등 '홈코노미' 제품도 수출이 늘었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한 1Ynm DDR5 메모리 모듈 시제품. (사진=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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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급감한 품목은 자동차(54.1% 감소), 자동차 부품(66.7% 감소), 섬유(43.5% 감소) 등이었다. 산업부는 경기 변동에 민감해 향후 주요 수입국 경제가 정상화되면 이들 품목 수출이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코로나19 여파로 미국(29.3% 감소), 유럽연합(25.0% 감소), 아세안(30.2% 감소) 수출은 감소세를 유지했고, 중국 수출은 2.8%로 소폭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는 금융위기·오일쇼크와 달리 '실물경제+방역+저유가'라는 세 가지 위험요인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글로벌 교역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초유의 사태"라며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성공적인 방역으로 셧다운 없이 생산·설비 투자 활동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수입 감소폭이 더 커…반도체 장비 등 자본재 수입은 증가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1.1% 감소한 344억2천만 달러(약 42조2천470억원)로 집계됐다. 원유(68.4% 감소), 석탄(36.1% 감소), 가스(9.1% 감소) 등 에너지 수입이 전반적으로 줄었다. 특히 원유는 도입 단가 감소로 수입량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다만, 반도체 제조장비(167.8% 증가)는 관련 산업 활성화로 수입이 늘었다. 이를 포함한 자본재 수입은 9.1% 증가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우리 기업의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지속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수출 부진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주요 수입국의 경기가 회복될 경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주요 수입국 중 중국의 경기 회복이 가장 빨라 이번달 우리의 대중국 수출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점을 볼 때, 미국·EU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정상 수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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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급변하는 글로벌 교역환경을 선도하기 위해 신성장산업인 비대면·홈코노미·K-방역산업 등을 적극 육성하고, 신뢰성과 회복탄력성이 높은 글로벌 밸류체인(GVC)을 구축하겠다"며 "K-방역 성공으로 구축된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로의 이점을 극대화 해 유턴 활성화와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달 초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개최해 수출기업과 지역의 수출애로를 발굴하고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