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삼성 비켜"...中 2·3위의 반란

샤오미·오포·비보 무서운 성장세

홈&모바일입력 :2020/06/01 08:05    수정: 2020/06/01 10:15

중국 화웨이가 해외 시장에서 고초를 겪는 동안 화웨이를 제외한 상위권 스마트폰 브랜드 기업의 해외 진출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유럽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는 샤오미와 오포, 또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삼성전자를 누른 비보의 상승세도 주목된다.

캐널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 늘어난 출하량을, 비보(vivo)는 3% 늘어난 출하량을 기록했다. 상위 5개 기업(삼성전자, 화웨이, 애플, 샤오미, 비보) 중 두 기업만 출하량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 중국 스마트폰 4대 브랜드로 꼽히는 화웨이,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 중 화웨이를 제외한 세 기업의 해외 시장은 더욱 탄력받는 모양새다.

특히 서유럽에서 올해 1분기 샤오미의 출하량은 79% 증가, 같은 기간 40% 줄어든 화웨이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샤오미는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지만 서유럽 시장에서 고속 성장해 10%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4위를 차지했다. 스페인에서는 46% 성장하면서 같은 기간 14% 줄어든 화웨이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올해 1분기 서유럽 스마트폰 시장 상위 5개 기업 추이 (사진=캐널리스)

이 기간 삼성전자는 1위를 지키면서도 출하량이 서유럽 시장에서 21%, 유럽 시장에서 23% 각각 감소해 우려를 높였다.

주목할 점은 중국 내에서 화웨이에 눌려 만년 2위를 기록 중인 오포의 유럽 시장 성장세다. 오포는 올해 1분기 이탈리아에서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02% 성장하면서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같은 기간 306% 성장해 3위를 기록한 화웨이와, 5위를 기록한 오포가 나란히 5위권 내에서 성장한 두 기업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고초를 겪고 있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중국 2~4위 기업이 무서운 성장세로 메우는 추이다. 오포의 영국 지사 대표 케빈조는 이에 대해 "오포가 경쟁사인 TCL을 넘어 유럽 5위 공급업체가 됐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 이탈리아 스마트폰 시장 상위 5개 기업 추이 (사진=캐널리스)

오포는 지난 18일 보다폰(Vodafone)과의 파트너십을 밝히고 지난 달 독일,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루마니아, 터키, 네덜란드 등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입지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 29일엔 독일에 서유럽 본부를 세우고 현지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와 동남아 시장에서 샤오미, 오포, 비보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샤오미, 비보, 삼성전자, 리얼미, 오포가 각각 1~5위를 차지한 가운데 샤오미가 11분기 연속 인도 시장 1위를 이어갔지만 비보와 리얼미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CMR에 따르면 실제 비보는 인도에서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성장하면서 샤오미에 이어 삼성전자를 누르고 2위를 꿰찼다. 오포의 서브 브랜드 리얼미는 이 기간 149% 성장하면서 급상승세를 보였다. 별도 브랜드로 영업하는 오포 역시 82% 성장하면서 매서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상위 5개 기업 추이 (사진=CMR)

이 기간 샤오미, 비보, 삼성전자, 리얼미, 오포로 구성된 탑 5위 기업 중 출하량이 하락한 기업은 삼성전자밖에 없으며 중국 4개 기업은 모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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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가 인도네시아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기록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보가 27.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지난해 1분기 1위였던 삼성전자는 3위로 뒤처졌다. 2위는 오포 였다. 비보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 상위 5개 기업 추이 (사진=I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