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항암제 만드는 미생물 나왔다

국립생물자원관, 토양미생물에서 균주 발견…고가 항생물질 대량생산 가능

과학입력 :2020/05/27 09:41    수정: 2020/05/27 09:48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암이나 각종 종양 치료제 개발에 쓰이는 ‘크로모마이신 에이3(Chromomycin A3)’를 합성하는 균주를 우리나라 토양에서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크로모마이신 에이3는 흙 속 미생물에서 뽑아낸 항생물질로 1g에 약 9천만원이 넘고 국내에서는 생산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생물자원관은 자생 미생물에서 크로모마이신 에이3를 합성하는 균주를 발견해 다국적기업에서 판매하고 있는 고가 항생물질을 국내에서 대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생물자원관은 2018년부터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주는 항생제 내성균, 병원성 세균 등의 생장을 억제할 수 있는 토양미생물을 발굴하고 항균물질을 분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균주는 우리나라 토양에서는 처음으로 찾은 것으로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Streptomyces griseus) 에스제이(SJ)1-7’로 이름이 붙여졌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올해 4월 유전체 해독을 끝내고, 최근 특허를 출원했다.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는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스트렙토마이신을 분비하며 크로모마이신과 같은 항생물질도 합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수가마이신 등 32개의 활성 물질 생합성 유전자를 더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활성 물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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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자원관은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 균주는 균핵병, 궤양병 등 여러 식물의 병원균을 사멸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친환경 식물병 방제제 등의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연재 생물자원관장은 “국내 토양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미생물과 활성 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