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빅스마일데이’ 흥행 속 숨은 비결 ‘이것’

보라색 로고·움직이는 이미지 디자인 눈길...똑똑한 검색필터도 한몫

유통입력 :2020/05/26 16:00

지난주 지마켓 홈페이지 검색창이 이커머스 관계자들 사이에서 작은 화제가 됐다.

대표적으로 패션브랜드 라코스테 트레이드마크인 악어가 기어가면서 ‘LACOSTE’ 철자가 하나씩 나타나는 이미지가 눈길을 끌었다. “이것만 10번 보고 있었다”, “귀엽네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이 검색창은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을 맞아 김보미 디자이너가 제안한 디자인이다.

이베이코리아 빅스마일데이 디자인에 참여한 권기석, 김보미, 지득수, 김은옥, 신행철 디자이너 (왼쪽부터)

김 디자이너는 “메가 세일에는 주로 숫자, 할인율 등 '좌뇌'를 써야 하는 정보가 많은데 위트있는 디자인으로 고객의 감성도 건드려 보자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라코스테가 전면에 노출된 지난 22일 하루 동안 평상시 대비 4배가 넘는 고객이 빅스마일데이 브랜드관을 찾았다.

지난 19일 시작된 이베이코리아의 연중 최대 쇼핑 축제인 빅스마일데이에서는 상품이 최단기간 누적 1천만개가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나아가 빅스마일데이 행사의 사용자경험(UX)과 사이트 디자인(UI)에도 관심이 쏠렸다.

김성지 UX POD장은 “빅스마일데이는 신규 고객도 많이 유입되는 행사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유료멤버십제 '스마일클럽' 회원들에게 1년 중 가장 큰 쇼핑 혜택을 제공하는 기간”이라면서 “어떤 경로를 거쳐 지마켓, 옥션, G9에 들어오더라도 '큰 행사를 하고 있구나'라고 바로 느낄 수 있고, 각인되게 하는 게 핵심이다. 디자인 업계에서 거의 쓰지 않던 보라색을 중심으로 빅스마일데이 로고를 만들었고 보라색만 따라가면 혜택을 받도록 시각 경험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 빅스마일데이 라코스테 브랜드관 디자인

이베이코리아는 특히 올해는 고객들이 오프라인 브랜드에서 시원하게 쇼핑하는 듯한 분위기를 내는데 주력했다.

신행철 디자이너는 “코로나19로 쇼핑하러 밖에 나가려고 해도 신경이 쓰인다. 예전처럼 오프라인 쇼핑이 마냥 즐겁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다”면서 “그래서 기존 빅스마일데이 배너에 비해 브랜드관 배너 사이즈를 키웠다. 온라인에서라도 탁 트인 듯한 쇼핑 경험을 주려고 한 건데, 특히 올해는 아디다스, 라코스테 등 '힙'한 패션브랜드가 대거 참여하면서 그런 느낌이 더 통했다”고 말했다.

빅스마일데이 사이트 디자인은 이미 여러 온라인 쇼핑몰이 따라할 정도로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빅스마일데이 기간 동안 ▲상품 판매액과 랭킹을 실시간 중계하며 ▲행사상품만 걸러서 볼 수 있는 검색필터를 간편히 적용할 수 있도록 노출하고 ▲할인쿠폰과 특가 상품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지마켓, 옥션, G9에 모두 축제 분위기의 디자인을 일관되게 적용, 행사 정체성도 강화했다.

특히 빅스마일데이 상품만 쉽고, 명확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적용한 검색 필터는 중소 판매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검색 필터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참여한 중소판매자 수는 작년 행사보다 2배 넘게 몰렸다. 쇼핑 행사를 알리면서 축제 분위기도 줄 수 있도록 검색 필터를 눈에 띄는 곳에 크게 배치했는데, 쇼핑이 훨씬 편해졌다는 고객 피드백이 줄을 이었다.

고객 혜택도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어떤 할인을 얼마나 받는지 고객들이 한 눈에 파악 가능하도록 다양한 할인 폭을 설명하고 최종 가격을 제시했다. 할인쿠폰에는 유효기간을 알리는 기능을 넣어 고객들이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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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혜택을 전달하면서도 쇼핑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쇼핑 동선은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어 편의성을 높였다. 크기가 작은 모바일에서도 한 눈에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압축하고, 광고 문구길이를 제한했다. 그러면서도 쿠폰 등 혜택은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김성지 POD장은 "경쟁사들이 우리가 힘들여 만든 디자인과 동선을 따라 만든 것을 보고 속상하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모방이 최고의 칭찬'이라는 말도 전해줬다"며 "올해는 이용자 테스트(User Test) 룸 운영을 강화하는 등 빅 세일 페이지에서의 고객경험은 물론이고 전반적인 사이트-앱 디자인에서 고객 경험 고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