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진흥법 통과, 원격개발 등 업계 숙원 대부분 담겨

공정거래, 원격지 개발 등 숙원사업 통과, 헤드카운트 등 문제점 남아

컴퓨팅입력 :2020/05/20 18:32    수정: 2020/05/21 07:07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SW 진흥법) 개정안이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했다.

통과를 염원했던 소프트웨어(SW) 업계는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갑질 방지, 원격지 개발 등 SW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부분이 개정법안에 담겼기 때문이다.

SW진흥법 개정안은 건전한 공공SW 사업 생태계 구축해 SW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고질적 문제였던 불공정, 불합리한 관행을 비롯해 SW기업 수익성, 개발자 근로환경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

국내 SW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 SW시장이 새 SW진흥법을 통해 개선된다면 시장이 전체적으로 발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사진=국회TV)

관련 업계에선 SW진흥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SW업계 개선을 위한 시행령 마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직 SW에 대한 정당한 가치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진 업무 평가 방식인 헤드카운트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공공SW사업 기업 지원 강화

SW진흥법 개정안 통과에 따른 변화로는 먼저 공공SW 사업 과업 내용 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재심사하기 위한 과업심의위원 설치다.

해당 내용은 공공분야 발주 문제를 개선해 공공SW 사업을 수주한 SW기업과 직원에게 안정된 개발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포함됐다.

기존 공공SW사업은 프로젝트 시작 후 변경되거나 추가사항이 생겨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일정도 조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업무가 추가됐지만 일정과 비용은 변동이 없기 때문에 개발자가 야근을 해서 프로젝트를 완료하더라도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단계별 분리발주제도 도입된다. 공공SW사업을 발주할 때 기획과 설계 부분을 우선 발주하고, 이후 개발 및 구축 과정을 별도 사업으로 발주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원격지 개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SW진흥법은 일정 보안요건을 갖춘 개발사는 원하는 장소에서 개발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공공SW 사업에 참가하는 기업은 보안, 관리효율 등의 이슈로 발주기관이 지정한 기관과 가까운 곳에서 근무해야 했다.

지방에 위치한 공공기관과 작업하면 직원 임시 숙소와 사무실을 임대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의 근로 환경이 악화하고 수익성이 저하된다는 문제점이 관련 업계에서 지속해서 제기됐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정부에서 재택근무를 권장했지만 공공SW 사업은 현장 업무를 해야 했기 때문에 변화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됐다.

SW진흥법 개정안에 포함된 공정계약 원칙에 따라 갑질을 근절하고 수주자와 발주자, 기업과 근로자 간 공정한 거래를 위한 표준계약서도 제정될 예정이다.

■ 민간 SW기업 참여폭 확대

SW진흥법 개정안 통과를 기반으로 공공SW사업에 민간 기업이 참가할 수 있는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먼저 민간투자형 공공SW사업을 위한 근거가 마련됐다. 민간의 자본과 기술을 활용해 공공SW사업을 실행하는 방식이 가능해졌다. 제한된 정부 예산 때문에 추진하기 어려웠던 대형사업이 민간 자본을 통해 이뤄질 수 있게 된다.

공공SW에 참여한 기업은 사업을 진행하며 쌓인 산출물을 활용한 자체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화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SW기업은 공공SW사업을 위해 개발한 기능이나 솔루션을 사업화하기 어려웠다. 상품화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SW진흥법 개정안은 기업이 SW설계서, 소스코드 등 SW사업 산출물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SW진흥법 개정안은 SW를 새로운 미래를 여는 문화로 인식하고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에 대해 시책을 마련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서 “포스트 코로나19 상황에서 SW산업계는 원격근무, 원격교육 등 디지털사회의 언택트 시대를 선도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디지털 뉴딜에 적극 참여하고 코로나19 이후 경제가 회복되고, 나아가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SW업계 “진흥법 시작으로 개정안 추가 필요”

관련 업계에선 SW진흥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업계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시행령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SW진흥법 개정안에는 SW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정당대가, 불합리한 인력 활용 및 업무 평가 방식인 헤드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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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카운트는 업무에 투입된 직원의 수로 사업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기술의 어려움이나 사용하는 기술 등을 고려하지 않아 SW사업 평가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채효근 전무는 “SW업계의 숙원 중 일부가 법안으로 통과됐다는 점에서 진일보 했다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SW에 대한 정당한 가치평가, 헤드카운트 개선 등 해결해야할 부분이 많고 이를 시행령 마련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