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업계, 비전 AI 시장 놓고 각축전 치열

삼성SDS, LG CNS, SK C&C 등 RPA 비롯해 비전AI 서비스 박차

컴퓨팅입력 :2020/05/20 15:45    수정: 2020/05/20 15:45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자연어처리를 넘어 비전 AI를 활용하려는 IT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많이 도입하고 있는 자연어처리는 음성이나 글 등을 분석해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기술로 읽고 듣는 AI라고 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 시리 등 AI 비서를 비롯해 번역, 정보검색, 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되고 있다.

비전 AI는 영상이나 이미지에서 사물을 구분하는 보는 AI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물이나 랜드마크를 비추면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구글렌즈나 빅스비 비전 등이 비전AI가 적용됐다.

현재 산업 영역에서는 광학적 문자 판독장치(OCR)를 자율주행, 보안, 유통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영상이나 이미지는 언어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한 만큼 AI 학습에 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별에 따라 제한되는 언어와 달리 제한이 적고 쓰이는 곳이 많은 만큼 비전AI를 도입하는 산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 SDS의 넥스플랜트(사진=삼성SDS)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IT서비스 기업은 OCR을 중심으로 비전AI에 주목하고 있다.

OCR은 이미지나 문서의 텍스트를 인식해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시켜주는 기술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과 비대면 업무 증가로 서류나 계약서 등의 문서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IT서비스 기업이 OCR에 집중하는 이유는 올해 주요 신사업 분야로 선정한 로봇업무자동화(RPA)의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RPA는 컴퓨터의 화면에 떠있는 이미지나 종이 문서를 스캔해 정보를 취합하거나 데이터를 정리하는 단순 반복 업무에 주로 쓰인다. 만약 OCR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면 RPA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즉 OCR이 얼마나 이미지나 영상에서 텍스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지 여부가 RPA의 성능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IT서비스 기업은 OCR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전문 AI연구팀을 꾸려 비전AI를 개발하고 있다. 더불어 비전 AI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S는 사내 연구소에서 개발한 비전AI을 스마트플랫폼 넥스플랜트에 적용하며 제조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비전AI가 적용된 넥스플랜트 플랫폼은 칩셋 제조 과정 중 불량 검출 시스템, 자재물류 장치 자율주행 시스템 등에 활용되고 있다.

LG CNS는 비전AI를 이용해 얼굴을 인식해 신원을 파악하는 얼굴인식 출입 서비스를 공개했다.

얼굴인식 출입 서비스는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의 일부분이 가려지는 등 제약에도 불구하고 신원을 확인할 수 있어 주목받았다.

LG CNS는 해당 비전AI 기술을 블록체인 화폐와 연계해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하거나 X레이 보안카메라에 적용해 정보유출 가능성이 있는 저장매체를 찾아내는 등 다양한 사업으로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LG CNS의 AI 기반 안면인식 결제 솔루션(사진=LG CNS)

SK C&C는 건설 및 제약 부문에 비전AI를 활용하고 있다.

SK건설은 SK C&C의 AI 플랫폼 에이브릴을 활용해 AI 종합 입찰안내서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배관, 기계, 전기, 계측제어, 소방 등의 내용이 포함된 입찰안내서를 AI가 븐석해 위험 요소를 미리 알리거나 품질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한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AI라고 하면 기존에는 자연어처리에 대한 요청이 컸지만 최근엔 비전AI 비중이 늘고 있다”며 “내부에서도 AI연구팀이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비전AI가 국내 중소 IT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적용 범위가 넓을 뿐 아니라 하나의 솔루션이 모든 분야를 독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I 입찰안내서 분석 시스템(이미지=SK건설)

AI는 제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결괏값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정리되지 않은 여러 분야의 데이터를 동시에 적용하면 오히려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한 AI가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산업 및 업체별로 특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여러 IT기업은 산업에 특화된 비전AI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애자일소다는 한화시스템과 사고차량의 이미지를 분석해 자동으로 수리비를 산출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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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냅소프트는 자체 OCR 솔루션인 사이냅OCR 개발하고 문서뷰어, 문서필터 등 기존 제품에 도입하는 등 문서처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사이냅소프트 관계자는 “사이냅OCR이 적용된 문서 솔루션 제품을 연말 내에 제공하려 한다”며 “업계 전반으로 AI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도 관련 분야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