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강국 제도 마련...인재 모으고 연구성과 집적해야"

[AI리더스포럼 첫 좌담회 중계]AI+X 구현해 AI 강국으로

컴퓨팅입력 :2020/05/21 07:47    수정: 2020/05/21 16:55

"AI 인재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토양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AI 생태계 구축과 활용, 인간 중심의 '생활인'을 3대 축으로 AI강국 건설하겠다."

지디넷코리아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20일 주최한 ‘AI리더스포럼’ 첫 좌담회에서 주요 인사들은 "우리나라가 AI 강국이 되려면 먼저 인재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참석자들은 또 'AI 인재 양성과 스타기업 발굴 및 육성, 이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회 통과가 예정돼 있는 각종 ICT 관련 법안과 규개개선 법안들이 통과되면 AI 강국을 위한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나아가 AI 강국을 위한 법·제도의 마련과 정비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AI 생태계 구축과 활용, 인간 중심 '생활인'을 주축으로 AI강국을 구현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AI리더스포럼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부처 인공지능 국가 전략(AI+X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지디넷코리아가 최고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마련한 것이다.

20일 지디넷코리아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주최한 'AI리더스포럼' 발족식에서 'IT 강국 넘어 AI 강국으로'란 주제로 좌담회가 열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모든 부처가 참여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AI 국가전략은 크게 ▲AI 반도체 1위 ▲전 국민 AI교육체계 구축 ▲디지털 정부 ▲사람중심 AI 실현을 위해 3대 분야 9대 전략, 100대 실행과제를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이날 쉐라톤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개최된 AI리더스포럼 발족 기념 좌담회에서는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AI 국가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발표한 가운데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문가들의 여러 제언이 나왔다.

좌담회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석영 차관, 서울대 장병탁 컴퓨터공학부 교수(AI연구원장), 서강대 서정연 컴퓨터공학과 교수(SW중심대학협의회장), SK텔레콤 김윤 최고기술책임자(CTO), 라온피플 이석중 대표, 와이즈넛 강용성 대표 등 각계 AI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했으며, 지디넷코리아 박승정 편집국장이 좌장을 맡았다.

장석영 차관이 먼저 AI 국가전략의 개요에 대해 설명한 후, 나머지 AI 전문가들이 업계 및 학계 관점에서 본 AI 인재 양성책, 법·제도 정비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장석영 차관 "AI 강국 제도적 큰 틀 마련...비즈니스 더 잘 되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석영 차관

장석영 차관은 “8월 데이터3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지금 통과된 법에 대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큰 틀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으니 올해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더 잘되길 바란다”며 “오늘(20일) 통과될 거라 생각하는 전자서명법, 전자문서법,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등 ICT 관련법들이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 되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차관은 “정부가 AI 국가전략을 발표한지 5개월이 지났고, 한 번 세운 계획들이 빈틈없이 시행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AI 강국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AI 자체가 목적이 아닌 사람을 이롭게 하고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차관은 특히 "생태계, 활용, 인간중심의 '생활인'을 3대 축으로 AI강국을 이뤄가겠다"고 강조, 눈길을 끌었다. '생활인'은 AI국가 전략의 3대 추진 목표이기도 하다.

이어 활용면에서는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AI대학원과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등을 통해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인간중심에 대해서는 "AI는 결국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사람을 이롭게 하고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가야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의 일자리와 사회 안전망 강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장 차관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을 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활성화, 스마트 SOC 구축 등 세 축으로 돼 있다”며 “3차 추경을 통해 일자리도 만들면서 우리 경제와 사회를 업그레이드 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정연 서강대 교수 "AI 전문가 저절로 모이게 풍토 만들어야"

서강대 서정연 컴퓨터공학부 교수

서정연 교수는 “물이 좋으면 선수들이 모인다”며 “세계적인 AI 전문가들은 돈만 준다고 오지 않고, 또 그 사람 하나 데리고 온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AI 전문가들을 저절로 오게 만들기 위해선 같이 연구할 우수한 전문가가 많고, 연구할 데이터가 넘치는 등 도전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처럼 데이터에 대해 신성화 할 정도로 100% (프라이버시 안전성 등을) 담보하지 않으면 못쓰게 하는 환경에서 어떤 AI 연구자들이 한국에 들어와 연구를 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보통 AI 대학원이 생기면 세계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를 저변 확대 사업이라 생각하는 편”이라면서 “(대학원을 너머) 교과 과정 개편을 통해 모든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이 구구단처럼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게 되고, AI가 몸에 배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도 최고의 연구자들이 나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AI 어떤 영역에 적용할 지 분석하는 게 중요"

라온피플 이석중 대표

이석중 대표는 “AI 연구하는 데 있어 데이터가 중요한 소재가 된다”면서 “데이터 레이블링을 하는 작업 등으로 (비교적 단순한 일로) 학생들이 감을 익히도록 하면 AI 인재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AI로 모든 분야를 다 발전시키는 건 어렵겠지만 자기가 그동안 해왔던 영역에서 필요에 의해 AI 기술을 접목시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라온피플처럼 AI 응용 기업은 AI를 어떤 영역에 적용할지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뿐 아니라 다수 패널들이 AI를 접목할 수 있는 창의적인 영역을 발굴하는 전문가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김윤 SK텔레콤 CTO "문제 해결형 'AI 디자이너' 육성 중요"

SK텔레콤 김윤 CTO

김윤 CTO는 “기술과 인프라에 투자해 산업이 육성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건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데, 반대로 이제는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나 사용자 경험,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AI 디자이너는 AI로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비즈니스와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 디자인 하는 사람들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AI 디자이너들은 공학과 자연과학뿐 아니라, 인문과 사회과학, 예술 쪽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융복합적 특성을 가졌다”며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인 여성 인재 육성을 잘 하면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AI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 "AI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 중요해져"

와이즈넛 강용성 대표

강용성 대표는 “AI 도메인 전문가 영역에서는 인문학과도 결합될 수 있다”며 “기존 산업과 AI로 묶여지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육성 정책들이 따라가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와이즈넛은 챗봇 사업을 하는데, 정부 정보들을 쉽게 언제든지 제공하겠다는 기회를 잡아 국민비서 등 여러 사업을 준비 중이다"며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분야에서도 사업 기회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AI 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해 파편화 된 AI 연구를 집적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장병탁 서울대 교수 "파편화된 AI 연구, 집적할 환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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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장병탁 컴퓨터공학부 교수

장병탁 교수는 "AI는 데이터가 있는 곳이면 스며들어 혁신해, 다음 세대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우리 같은 기술을 다루는 사람들보다 인문, 사회과학 연구자들이 더 빠르게 알아봤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 교수는 “어디선가 구글과 같은 AI 회사가 떠오르고 있을 것 같은데 이는 10~20년 후에야 보일 것”이라며 “잠재력이 큰 기업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도록 파편화 된 AI 연구와 산업이 집적된 연구 그룹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