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오늘 귀국…'삼성 합병의혹' 임원 줄소환

검찰 소환 앞둔 경영행보에 여러 해석 쏟아져

디지털경제입력 :2020/05/19 13:49    수정: 2020/05/19 17:05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지성 옛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재소환했다. 검찰의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출장길에 올랐다가 이날 중국에서 귀국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반도체 사업 점검을 위해 중국 시안을 찾았다가 이날 오후 귀국했다. 이 부회장 일행이 탑승한 비행기는 현지시각 오전 10시 30분경 중국 시안 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후 1시 45분경 김포국제공항 국제비즈니스젯센터(SGBAC)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최 전 실장을 불러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그룹 수뇌부 의사결정 과정 조사에 착수했다.

최 전 실장은 지난 2월 검찰에 첫 소환된 이후 여러차례 재소환됐다. 최 전 실장은 2012년부터 5년간 미래전략실을 이끌었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퇴사하기 전까지 삼성그룹 2인자로 꼽히며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합병이 이뤄진 것인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 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에 유리하도록 고의로 주가를 하락시켜 삼성그룹 지배력을 강화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검찰은 올해 들어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 등 삼성 전·현직 고위 간부들을 수차례 불러 조사에 나섰다. 업계는 검찰이 이달 합병 의혹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목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조만간 소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소환 시기는 이르면 이번주였지만 전날 있었던 중국 출장 등 이유로 일주일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공항 부근 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 한국과 중국 정부 합의 하에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간소화)' 제도가 시행되면서 중국을 방문한 기업인 출국이나 귀국 이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 14일간의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오전 브리핑에서 "중국에 기업 비즈니스 목적으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경우 양국 협의에 따라 자가격리 면제서를 자동으로 발급받게 된다"며 "공항에서 검사를 시행하고 검사결과를 확인한 후에 능동감시로 하게 된다"고 전한 바 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이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단독 회동을 하고 연이어 중국 출장을 가는 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여러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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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중국에 머물면서 후허핑 산시성 위원회 서기와 류궈중 성장 등과 면담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는 기업 지원 강화와 미래 먹거리 사업 협력 강화 내용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출장 현장에서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언급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글로벌 코로나19 폭풍을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 큰 사업 협력이나 거래가 단지 삼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뤄지진 않기 때문에 총수의 경영 행보를 단순한 보여주기식으로 해석하기 어렵겠지만, 이 부회장의 경우 수사와 맞물려 있어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