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카카오뱅크, 기업 가치 얼마나 될까

"은행업 단순 비교 어려워...성장 가능성 봐야"

금융입력 :2020/05/18 16:40    수정: 2020/05/19 09:50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올해 하반기 기업 공개 상장(IPO) 작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인 가운데, 과연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를 얼마로 봐야하는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IPO 대어로 카카오뱅크를 꼽고, 주관사로 선정되기 위해 카카오뱅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IPO가 주목받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물론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금융업 환경이 비대면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해서다. 즉,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7일 유튜브 생중계로 열린 온라인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를 어떻게 책정해야할 지는 미지수다. 카카오뱅크를 단순히 금융업(은행업)으로 정의하고 기업 가치를 논하긴 어렵다는 견해에서다.

은행업으로 단순 분류해 기업 가치를 평가받으면 제 가치를 못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1분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당기순익은 2조6천억원 수준인데, 이중 인터넷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0.43%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 당기순익 비중만으로 비교해 기업 가치를 계산하긴 어렵지만, 업종 비중만으로 단순히 카카오뱅크의 값을 도출하기도 이상하다. 이유는 해외 인터넷전문은행(디지털은행)과 비교해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예를 들어 브라질 인터넷은행인 '뉘뱅크(Nubank)'의 고객 수는 2천만 명이지만 2019년 782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럼에도 기업 가치는 12조원으로 추정된다. 독일서 출발해 미국에 진출한 N26이나 영국의 몬조(Monzo)의 고객수는 각각 500만과 300만명이고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3조~4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기준 고객 수는 1천180만명이며, 2019년 137억원 흑자를 냈다.

이런 분위기를 카카오뱅크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은행업으로만 분류될 경우 기업 가치가 오롯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열린 카카오뱅크 간담회서 윤호영 대표는 "약 8년이 지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해외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과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며 "기존 은행과 다른 카카오뱅크만의 강점인 비대면 전략과 금융플랫폼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벤처투자업계에선 최근 IT와 금융업의 접목이 이뤄지면서 금융업의 IT화가 얼마나 빠르게 이뤄졌느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느냐가 인터넷전문은행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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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업 중 어떤 것에 주안을 두고 기업 가치를 평가흐냐보다는 IT화가 느린 회사와 IT화가 빠른 회사로 분류해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업 자체가 라이선스(인·허가) 사업인데 IT가 잘 장착됐느냐는 추후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예견이 있기 때문에 IT문화와 조직, 기술이 잘 있다면 빨리 성장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존 금융업과 기업 가치가 비교될 수 있지만 아마 IT 강점 등은 미래 성장 가치를 반영해 기업 가치가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다른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벤처투자사는 투자한 회사가 얼마나 투자금을 회수해줄 것인지를 따질텐데, 이 시장이 얼마나 크고 투자사가 얼마나 그 시장서 중요한 역할을 하느냐를 중점으로 볼 것"이라면서 "시장이 얼마나 커 갈지, 또 주요 플레이어로 얼마나 성장할지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