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저렴한 맥 노트북, 인텔 10세대 칩으로 '환승'

[리뷰] 애플 맥북에어 2020년형

홈&모바일입력 :2020/05/15 16:56    수정: 2020/05/15 17:44

애플 맥북에어(2020). 키보드를 매직 키보드로 교체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 맥북에어(2020). 키보드를 매직 키보드로 교체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 맥북에어 2020년형은 2018년 공개된 제품 이후로 탑재 프로세서와 키보드 등에 변화를 준 신제품이다. 탑재 프로세서는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로 바뀌었고 13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는 트루톤 기능이 추가됐다.

버터플라이 키보드 대신 맥북프로 16형에 탑재되었던 매직 키보드를 탑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확장 단자는 USB-C(썬더볼트3) 2개를 탑재하고 있다. 가격은 인텔 코어 i3(듀얼코어) 프로세서와 LPDDR4X 8GB 메모리, 256GB SSD 탑재 모델 기준 132만원.

■ 디자인은 그대로, 키보드는 확 바뀌어

맥북에어 신형은 매그세이프2 대신 USB-C(썬더볼트3)로 갈아탄 인터페이스, 레티나 디스플레이 등 이전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버터플라이 키보드 대신 매직 키보드가 탑재되었다는 점이다.

키보드의 문제로 겪어야 할 스트레스는 사라졌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오래 두드리면 손목이 아프고 무엇보다 언제 고장날 지 모르는 불안감이 없어서 좋다. 적당한 깊이와 반발력, 험한 타이핑에도 시끄럽지 않다. 키가 눌리는 깊이는 얕지만 피로감도 덜하다. 2018년/작년 모델을 구입했다면 속이 쓰릴 법하다.

크기는 변함이 없지만 무게는 1.25kg에서 40g이 늘어난 1.29kg으로 근소하게 늘었다. 애플펜슬 두 개 정도만큼 무거워진 셈인데 이 정도 늘어난 무게가 휴대성에 큰 차이를 주기는 어렵다. 외관이나 디자인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 저전력에 초점 둔 10nm 공정 기반 프로세서

1분 미만 영상을 컷 편집하는 작업은 충분히 소화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맥북에어 신형에 탑재되는 기본 프로세서는 10nm(나노미터) 공정에 기반한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다. 가장 저렴한 듀얼 코어 모델에는 코어 i3-1000NG4, 쿼드 코어 모델에는 코어 i5-1030NG7이 탑재된다. 두 프로세서 모두 기존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애플에만 공급되는 제품이다.

둘 다 저전력을 우선순위에 두고 개발된 프로세서지만 내부 구조나 제조 공정, 내장 그래픽칩셋 성능때문에 실제 체감 속도는 이전 모델 대비 크게 향상된다. 메모리 규격도 LPDDR4X로 바뀌어 초당 대역폭도 향상됐다.

4K HEVC 동영상 재생시에도 CPU 점유율은 10%를 넘지 않는다. 용량이 큰 RAW 파일을 열어서 JPEG으로 변환하거나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했을 때도 답답함이 한결 덜하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으로 찍은 1분 미만 영상을 컷 편집하는 정도까지도 해볼 만하다.

그러나 아이무비를 이용해 4K 영상에 간단한 자막을 얹고 다시 1080p(풀HD)로 내보내는 작업을 수행하면 냉각팬이 맹렬히 돌면서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변환하는 시간도 제법 오래 걸린다. 동영상을 편집하는 용도로 이 제품을 쓰는 것은 말리고 싶다.

■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사이에 그어진 '보이지 않는 선'

내장 SSD 성능은 맥북프로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맥북에어는 과거 가장 배터리가 오래가는 노트북으로 유명했다. 배터리 탑재 용량이 컸던 13인치 모델은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부지런히 끄고 화면 밝기를 조절하면 10시간 이상 버티기도 했다.

인텔이 노트북에 아테나 프로젝트 인증을 발급할 때 기준으로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모두 켜고, 화면 밝기를 중간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웹 서핑과 문서 작업 등 통상적인 작업을 수행하면 약 6시간 30분에서 8시간 가량 쓸 수 있다.

최신 제품이지만 와이파이6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사이에는 의도적인(?) 성능이나 기능 차별이 존재한다.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SSD 성능이다. 맥북에어에 탑재된 SSD는 최대 읽기·쓰기 속도가 각각 1200MB/s로 맥북프로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최신 노트북 답지 않게 와이파이6(802.11ax)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 앞으로 보편화 될 와이파이6 유무선공유기에 연결해도 온전히 제 성능을 낼 수 없는 것이다.

■ 여전히 포지션에 걸맞지 않은 가격은 '유감'

최근 출시되는 맥북에어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그 지위가 내려갔다. 오히려 단종된 12인치 맥북에 더 가까워졌다. 코어 U시리즈 프로세서가 아닌 저전력 프로세서 탑재로 결정적인 순간에 '출력 부족'을 느끼는 것만 봐도 그렇다.

무게나 두께 등 휴대성은 작년 출시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문제는 이런 지위에 썩 걸맞지 않는 가격이다. 애플은 2018년 이후 해마다 지속적으로 가격은 내리고 메모리와 SSD 저장공간은 늘리고 있다. 그러나 코어 i7 탑재 모델을 선택하는 순간 170만원이 넘는 청구서를 내민다.

로직프로나 파이널컷 때문이라면 오히려 맥북프로 13형 제품이 더 낫다. 아무리 8세대 코어 프로세서라 해도 4K 동영상 등 편집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코어 수나 작동 클록에서는 맥북에어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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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C(썬더볼트3) 2개로 충전과 주변기기 연결을 모두 처리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굳이 맥OS에 묶여 있을 필요가 없다거나, 킬러 앱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면 오히려 윈도 운영체제를 쓰는 노트북이 더 나은 성능을 낼 것이다.

맥북에어를 업무나 실생활에 활용하고 싶다면,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떤 용도에 쓸 것인지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무작정 구입했다가는 머지 않아 '환승'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애플 가로수길이나 온라인 스토어가 관대한 14일 반품 기간을 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