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운전면허증, 블록체인으로 '신뢰' 얻었다

등록·인증 과정에 위변조 불가능...6월에 서비스 오픈

컴퓨팅입력 :2020/05/14 17:18    수정: 2020/05/15 06:38

다음달 실물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가 정식 출시된다. 이제 스마트폰만 있으면 운전 자격과 나이 확인이 가능해져 신분증 때문에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더 줄게 됐다. 차량 공유 등 자격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들도 이용자의 신분증 위조나 도용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면허 확인이 가능하게 된 데는 기술적으로 블록체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뢰 네트워크인 블록체인으로 '경찰청-사용자-서비스 제공 업체'가 데이터 진위 여부를 상호 검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 주효했다.

통신3사 다음달,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 출시

지난 13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아마존웹서비스(AWS)서밋코리아' 행사에서 LG유플러스 이승한 선임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모바일 디지털 운전면허증 사례'를 소개하며 다음달 대고객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공동으로 개발·운영한다.

3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ICT 규제 샌드박스 임시 승인을 받아, 모바일 서비스가 실물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같은해 10월 운전면허 자격 인증 기관인 경찰청·도로교통공단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이 선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이달 안에 시범서비스 오픈, 6월 중 대고객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잡았다.

모바일 운전면허 예시 화면(이미지=AWS서밋온라인코리아 캡처)

■모바일로 운전면허 확인, QR코드만 보여주면 끝

모바일 운전면허는 통신3사의 공동 본인인증 브랜드 '패스'에 통합돼 서비스될 예정이다.

모바일 운전면허에는 실물 운전면허의 모든 정보가 그대로 표시되지 않는다. 이 선임에 따르면 경찰청 또는 도로교통공단에 등록된 '이용자 사진'과 면허 정보를 담고 있는 'QR코드 및 바코드'가 함께 표시되는 간단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또, QR코드 및 바코드는 도용 방지를 위해 일정 유효시간을 두기 때문에 남은 유효 시간과 스크린 캡처 방지를 위한 애니메이션이 나타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이용자는 차량 공유 서비스 등 운전 자격이나 나이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때 업체에 이 화면을 보여줘 검증 받으면 된다. 업체(검증자)는 QR코드 또는 바코드를 찍어, 해당 운전면허가 유효한지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이 선임은 "패스는 올해 3월까지 2천6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대국민 서비스"라며 "국민 절반이 사용하는 패스 앱을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블록체인으로 경찰청-사용자-서비스 업체 신뢰 구조 만들어 구현

모바일에서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기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운전면허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안전하고 빠르게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3사는 블록체인에 주목했다.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에는 ▲운전면허를 발급하고 유효성을 인증하는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 소지자인 이용자 ▲운전 자격이나 나이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 운영 업체 등 3개 주체가 관여돼 있다.

서로 신뢰할 수 없는 여러 주체가 관여된 만큼 모바일 운전면허 등록과 검증 과정에 블록체인이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이 선임은 "블록체인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데이터를 공유해서 활용하는 기술로, 신뢰할 수 없는 환경에서 신뢰가 필요한 업무를 가능하게 해준다"며 블록체인 활용 이유를 설명했다.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 구성도(이미지=AWS서밋온라인코리아 캡처)

구체적인 서비스 작동 방식을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사용자는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촬영해 진위 여부 확인을 받아야 한다. 면허증 상태 정보를 알 수 있는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이 요청을 처리하게 된다. 인증이 완료되면, 해시 암호화된 '검증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이용자 앱에도 검증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와 바코드가 생성된다. 이렇게 하면 모바일 운전면허 등록 과정이 끝난다. 운전면허 정보가 변경될 경우 재인증을 받아 새로운 검증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하면 된다.

운전자격이나 나이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검증자)는 이용자가 앱으로 제시한 QR코드나 바코드를 스캔해, 이 정보가 인증자(경찰청, 도로교통공단)가 블록체인에 올린 검증 데이터와 같은지 확인할 수 있다. 두 값이 같다면 이용자가 제시한 모바일 운전면허는 경찰청이 인증한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통신3사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이번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장애 대응과 향후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도 이점을 챙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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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임은 "통신3사가 각각 노드 운영사로 참여하기 때문에 이미 재해복구(DR) 서버를 갖춘 것과 같다"며 "한 통신사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타사 노드를 이용할 수 있어 무중단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장애 복구 시 빠른 데이터 동기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통신3사가 이번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상호 원장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현재는 운전면허 자격과 나이 검증에만 비즈니스 범위가 한정돼 있지만 향후 상호 인증, 결제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