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원유저장탱크 점검에 드론 활용한다

육안 대체해 안전성 높이고 검사 정확도 대폭 향상

디지털경제입력 :2020/05/13 11:41    수정: 2020/05/13 11:41

장충체육관이 통째로 들어갈 수 있는 높이인 86미터(m)의 원유저장탱크 검사를 사람이 아닌 드론이 하는 시대가 열렸다.

SK에너지(사장 조경목)는 핵심 생산거점인 울산CLX의 원유저장탱크 점검에 드론 검사기법을 도입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대해 SK에너지의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김준 총괄 사장이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방법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경영위기 극복 차원에서 현장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자발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한 매우 의미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S에너지 울산CLX에는 원유를 수입해 정유공장에 원료로 투입하기 전까지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원유 저장탱크 34기가 있다. 총 저장용량은 2천만 배럴로, 이는 국내 원유소비량 약 240만배럴의 8배 이상을 저장 가능한 크기다.

원유저장탱크는 원유의 특성상 유증기 등이 발생해 안전을 위해 주기적인 점검은 필수다. 관련 규정이 바뀌어 올해부터는 11년 주기의 정기검사에 더해 별도의 중간 검사제를 도입, 5~6년에 한 번씩 검사를 해야 한다. 검사대상 탱크 수도 많아졌고, 주기도 짧아졌다. 지금까지는 34기의 원유저장탱크중 매년 3~4기를 조사했지만, 이제는 검사 대상 탱크가 6~8개로 늘어나게 됐다.

75만 배럴 용량의 원유저장탱크는 지름 86m, 높이 22m에 이른다. 부피 기준으로 서울 장충체육관을 집어 넣을 수 있는 규모다. 지금까지는 원유저장탱크에 임시가설물(비계)를 쌓아 사람이 직접 육안으로 검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울산CLX는 지난해 정부 정책 발표 후 1년여간 원유저장탱크 점검 방법을 개선키 위해 준비를 해왔다. 드론을 활용하려 해도 추락으로 인한 폭발 사고 가능성도 우려됐다. 유증기가 발생하는 원유저장탱크의 특성상, 작은 충격에도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었던 것.

이에 SK 울산CLX 검사 유닛(Unit)은 드론에 ▲낙하산 장착 ▲공인 기관에서 배터리 충격 테스트 완료 ▲2차 배터리 폭발 방지를 위한 2중 프로텍터 설치 ▲2인 1조 운전으로 작동 오류 해소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울산 내 업체 발굴 등 이중 ▲삼중의 안전 장비·체계 마련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추락 등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SK 울산CLX 내 관련된 장치기술·장치·검사분석·원유운영 등의 조직이 수평·수직으로 문제 해결에 동참했다"며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일하는 방법의 혁신'과 '애자일(Agile·기민한) 조직'이 문제 해결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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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검사 도입으로 올해부터 2021년까지 검사가 예정된 탱크 30기에 대한 검사 비용이 약 9억원에서 5천만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통상 75만배럴 규모 원유저장탱크의 검사비용은 기당 최대 1억원이 들었지만, 드론을 활용하면 2~3백만원 수준으로 절감 가능하다. 특히 검사주기 단축으로 인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검사 물량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점도 큰 성과다.

최혁진 SK에너지 검사2유닛 과장은 "드론 검사 도입은 그동안 안전 문제로 당연히 안된다고 여기던 것을 관련 부서가 애자일하게 움직여 근본부터 다시 파헤쳐 해결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 성과"라며 "확실한 검사방법이 없었던 해상 파이프설비 등 SK 울산CLX 내 설비 검사에 드론 활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