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위 "이재용 사과 의미 있지만 실천방안 필요"

삼성 등 관계사에 구체적인 개선방안 마련 요청

디지털경제입력 :2020/05/07 18:19    수정: 2020/05/07 19:57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밝힌 사과문에 대해 "준법 가치 실현 의지를 의미 있게 평가하지만 실질적인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7일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회의를 열고 위원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위원회 권고에 따른 이재용 부회장 답변과 관련해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준법감시위 측은 "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답변 발표가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 즉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의 수립, 노동 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 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방안 등이 뒷받침돼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조만간 보다 자세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관계사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했다.(사진=뉴스1)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라 ▲과거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의무 위반 ▲노동 관련 준법의무 위반 ▲시민사회 소통 부족 등 3대 의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초미의 관심사였던 경영권 승계와 관련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진일보한 사과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반적으로 명확한 메시지와 달리 이를 뒷받침 할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준법감시위원회가 요구한 경영 승계, 노조 문제 등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고 글로벌 환경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지만 향후 구체적인 실천 방향 등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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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준법감시위 회의가 열리고 있는 삼성생명 사옥 앞에서는 삼성해고 노동자 고공농성공대위, 과천 철거민 대책위원회,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이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당사자에 대한 사과와 해결방안을 담지 않은 사과는 기만에 불과하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과거 삼성의 불법적 노조탄압 피해자들과 불법적 이윤추구 피해자들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