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손해보험사 '삼국지' 시대 개막한다

캐롯손보 이어 카카오페이·하나금융 도전장

금융입력 :2020/05/07 16:55

디지털 손해보험사(손보사) '삼국지' 시대가 열린다. 제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에 이어 카카오페이와 하나금융지주가 각기 다른 비전을 그리며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 손보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로 영업하며 개발도 직접하는 회사를 통칭한다. 기존 손보사가 지점과 설계사, 텔레마케팅까지 활용해 영업하는 것과 구분된다.

7일 손해보험업계는 디지털 손보사가 인터넷전문은행처럼 손해보험업의 '메기'가 될 수 있을지, 어떤 상품으로 성공 가도에 오를 지 주목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올해 새 상품을 더 출시할 예정이다. 캐롯손보는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현대자동차가 합작해 만든 회사로 주주사의 시너지를 낼 상품을 이미 냈다. '캐롯플러그' 실시간 주행거리를 측정해주는 장치를 통해 탄 만큼 내는 자동차 보험과 액정 파손보험을 출시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품 내용은 알 수없지만, 퍼마일 자동차보험과 액정 파손보험에 이어 다양한 제휴처와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캐롯손보는 이를 위해 쇼핑몰과 게임사 등 다양한 직군서 온 인재를 채용했으며, 전체 인력 120명 중 개발 인력도 50% 수준으로 늘렸다.

다만 첫 사업자인데다 새로운 디지털 손보사가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캐롯손보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케이블 TV를 중심으로 방송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캐롯손보는 "아직 신생사이기 때문에 고객에게 생소한 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광고를 조금씩 진행 중"이라며 "다른 디지털 손보사를 경쟁자로 보고 내부 대책을 수립하기보다는 업계 자체가 넓어지는 기회로 인식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내년 초를 목표로 카카오보험(가칭) 설립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갖고 삼성화재와 카카오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지만 지분율 등 구체안이 확정되진 않았다. 카카오페이가 설립한 카카오페이증권도 복잡한 상품을 처음부터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보험상품부터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펫 보험과 안심 귀가 보험, 여행자 보험이 대표적인 '미끼 상품'으로 꼽히는데 이미 사용자를 많이 확보한 카카오톡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 비중을 높여나갈 가능성이 높다. 보험료 지급과 보험금 청구, 가입 상담도 카카오톡이란 강력한 플랫폼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더케이손보의 지분 70% 인수를 마무리졌다. 인수단 TF팀장이었던 권태균 하나캐피탈 전 부사장이 올랐기 때문에 중고차 보험이나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색 보험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하나금융지주는 인수 당시에도 하나금융의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고려한 만큼, 더케이손보의 가입자들에게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초기 영업을 펼쳐나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더케이손보가 원래 보유했던 디지털 외의 영업채널을 어떻게 리뉴얼할 것인가다. 다른 손보사에 비해 많지 않지만 그래도 대면 영업 채널이 있다. 올해 2월 29일 기준으로 더케이손보의 보험설계사는 289명, 대리점은 111개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세부 일정이 구체화한 것은 없고 하나금융지주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인수, 직원 간 통합 시너지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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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손보사가 최대 3개까지 생길 것으로 보이지만 손해보험업계선 자동차 보험을 어떻게 재구성할지를 두고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손해율이 가장 높은 보험 상품이지만 손보사에서 일정 주기로 가장 많은 보험료(수익)이 나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기존 손보사들도 사이버채널(CM)서 나오는 자동차 보험 매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생 보험사가 상품 차별화없이 가입자를 가져올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대해상의 2018년 전체 자동차 보험 판매 매출 중 CM 채널 비중은 9.84%에서 2019년 13.61%로 증가했으며 KB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16.1%에서 18.9%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