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1Q 영업손실 1조7752억원…적자 전환

코로나19·유가하락이 원인…재고 손실규모 9418억원

디지털경제입력 :2020/05/06 10:26    수정: 2020/05/06 15:46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분기 1조원을 상회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악화 속 코로나19와 유가하락 등 3중고 영향으로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이 11조1천630억원, 영업손실이 1조7천75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조 6천144억원(12.6%) 줄었고, 영업이익은 2조1천33억원 감소해 적자로 전환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대비 매출은 6천255억원(5.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조8천977억원 줄며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유가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한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부진, 정제마진 약세로 석유사업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심각해진 시장상황 악화 속에서 코로나19 영향과 국제유가 급락 등 3중고 영향이다.

이 회사의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관련 손실 규모는 9천418억원에 달했다. 특히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등으로 석유사업에서만 1조6천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또한 유가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로 분기 매출 기준으로 2017년 2분기 10조5천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료=SK이노베이션)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2천720억원의 영업 외 손실까지 더해져 세전손실은 2조472억원을 기록했다. 환차손까지 더하면 4중고에 직면한 최악의 시기에 나온 영업실적인 셈이다. 이는 1962년 SK이노베이션이 정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경영 환경이다.

화학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되었음에도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971억원 줄어 8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580억원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감소에도 페루 88·56 광구 운영 비용과 미국 자산의 감가상각비가 감소해 직전 분기보다 41억원 늘어난 453억원을 거뒀다.

배터리사업 영업이익은 작년 말 완공한 중국·헝가리 생산 공장을 올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하며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전분기보다 영업손실폭이 75억 개선된 1천4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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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사업 영업이익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늘어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6억원 늘어난 270억원을 기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있다"면서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