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PC 시장서 입지 다진 AMD, 인텔 넘었다

노트북서도 20% 점유율 돌파...일부 '착시 현상' 지적도

홈&모바일입력 :2020/05/04 16:21    수정: 2020/05/05 08:08

원격근무와 온라인 개학, 온라인 학습 등 올 1분기 PC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점유율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달 국내 조립PC 시장에서 AMD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60.56%로 늘어난 반면 인텔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40% 미만으로 하락했다.

스레드리퍼 3990X 프로세서를 소개하는 AMD 리사수 CEO.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텔 프로세서가 80% 이상으로 절대 우위를 차지하던 노트북 시장에서도 균열이 엿보인다. 지난 달 AMD 라이젠 탑재 노트북 판매 비율은 10년만에 처음으로 22%를 넘기기도 했다. 단 국내 유통 관계자들은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한 AMD 프로세서 점유율에 대해 '신중론'을 펴고 있다.

■ AMD, 조립 PC 시장서 '인텔 역전'

국내 조립PC 시장 인텔 코어 i5 / AMD 라이젠 5 프로세서 점유율 추이. (자료=다나와리서치)

4일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립 PC 시장에서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7월 50%를 넘기며 인텔 프로세서와 호각세를 이룬 후 지난해 12월까지 50% 초반대를, 올 1월부터는 50% 후반대를 넘기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중이다. 지난 4월 AMD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60.56%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텔과 AMD가 메인스트림 시장용으로 내놓은 프로세서인 코어 i5와 라이젠 5 프로세서의 대결에서 라이젠 5 시리즈가 승리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로 인텔 9세대 코어 i5 프로세서와 AMD 라이젠 5 프로세서의 점유율을 비교해 보면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는 지난 7월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하락했다.

인텔은 이달 말부터 데스크톱용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멧레이크S)를 대거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새 프로세서도 현재 점유율 구도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데스크톱용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최상위 모델인 코어 i9-10900K. (사진=인텔)

이 같은 관측의 배경은 먼저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적용된 아키텍처의 문제를 들 수 있다. 2015년 6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적용된 14nm(나노미터) 아키텍처인 '스카이레이크'(Skylake)를 기반으로 해 성능 향상의 여지가 적다.

또 인텔이 올 하반기에서 연말 사이에 새 아키텍처 기반의 11세대 프로세서(로켓레이크)를 투입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최신·고성능 프로세서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1년도 안되어 '구형'이 될 프로세서는 인기를 얻기 어렵다.

■ 노트북 시장서도 점유율 상승.."온라인 개학 탓?"

국내 일반 소비자용 노트북 시장에서도 AMD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다나와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AMD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의 실 판매량은 올 1월까지만 해도 15%를 넘기지 못했지만 지난 2월 이후부터 15%를 꾸준히 넘겼다. 지난달에는 22.76%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340. 학습과 업무를 겨냥한 보급형 노트북이다. (사진=레노버)

다만 다나와리서치는 이런 점유율 상승에 '착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나와리서치는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급하게 보급형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이 급증했음을 보여 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실 판매 가격 하락이다. 1월 노트북 평균 판매 가격은 110만원대였지만 2월부터는 106만원, 4월에는 103만원으로 떨어졌다. 사람들이 보급형 노트북을 찾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 역시 3월 2주차와 3주차 사이에서 차이가 있다. 3월 2주차까지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2020년형 LG 그램 15로 150만원대였던 반면 3월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50만원 이하 제품인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340이다.

■ "조립PC 시장에서 올 한해 '인텔 열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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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와리서치 관계자는 "올 1~4월 국내 조립PC 시장은 기존 PC 교체 수요보다 원격근무와 온라인 학습 등 신규 수요가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AMD 라이젠 프로세서가 판매되면서 구매 객단가가 상당히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기존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조립 PC와 노트북을 모두 취급하는 국내 대형 PC 쇼핑몰 관계자는 "인텔은 일반 소비자용 노트북 시장에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 11세대 코어 프로세서(타이거레이크) 등을 통해 우위를 차지하겠지만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시장에서는 적어도 올 3분기까지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