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로나 쇼크, 4월 수출 24.3%↓…99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

美·EU·中 수출 감소 영향…국내 제조업은 정상가동·내수 여건 상대적 양호

디지털경제입력 :2020/05/01 12:30    수정: 2020/05/03 11:55

4월 수출이 코로나19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2천만달러에 그쳤다. 수입은 378억7천만달러, 무역수지는 9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가 적자로 전환한 것은 99개월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생산중단(셧다운), 이동제한(락다운), 유가하락 등 전에 없는 복합 위기가 겹쳐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산업부는 4월 수출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외에 조업일수가 이틀 부족하고 지난해 4월 수출이 연중 최고 수준(488억달러)이었던 역기저효과 등이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단가가 15% 하락한 것도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99개월 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한 것은 코로나19 본격화로 주요 시장 수입수요 감소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한 반면에 우리 제조업은 셧다운 없이 정상 가동하면서 중간재와 자본재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급감해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한 2009년 1월보다는 수입 구조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4월 무역수지 적자는 과거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수입 증가와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는 불황형 시기와는 달리 구조적으로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공항 주기장에서 비행대기하고 있다

■ 지역별 수출 동향

미국·유럽의 이동제한과 생산중단에 의한 수입 수요 금감에 따른 시장 급랭과 중국 경기 회복 지연 영향으로 주력시장 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 수출은 중국 조업중단으로 2월 하루 평균 수출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4억달러를 밑돌았으나 3~4월 확산세 둔화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억5천만~4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EU 수출은 유럽 각국의 이동제한·공장 가동중단 조치에 따른 수요 위축과 생산 감소로 4월 하루 평균 수출이 2020년 1월 이후 최저치인 2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자동차(4억6천만달러, -21.4%)·차부품(1억6천만달러, -53.5%)·일반기계(4억1천만달러, -17.6%)·철강(1억7천만달러, -33.3%) 분야 수출이 감소했다.

미국 수출은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에 따른 대부분 판매매장의 운영 중단, 소비자들의 외출제한으로 4월부터 하루 평균 수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지난해 4월 2억6천만달러였던 하루 평균 수출액이 올해 4월 5.6% 적은 2억4천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스마트폰(1억7천만달러, -63.8%)·자동차(8억6천만달러, -16.7%)·가전(1억5천만달러, -9.2%) 등 소비재 판매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아세안 수출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각국 정부차원의 조업제한과 지역사회 격리조치 영향으로 4월 하루 평균 수출이 2016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인 2억6천만달러로 하락했다. 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차부품·일반기계 등 자본재 수요위축과 대면 영업 차질로 인한 스마트폰·가전 등 소비재 수출이 감소했다.

■ 품목별 상세 수출 동향

자동차는 SUV·친환경차 수출 비중 증가로 단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 락다운, 해외 딜러들의 영업 중단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수출이 36.3%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은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중국내 경기둔화에 따른 자동차 내수시장 침체, 유럽 현지 완성차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49.6% 줄었다.

석유화학은 자동차·가전 등 전방산업 가동이 부진한 반면 세계 석유화학 공장은 정상 가동해 공급과잉이 확대되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제품단가가 하락해 수출이 33.6% 감소했다.

석유제품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석유수요 급감,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큰 폭의 수출단가 하락 등으로 56.8% 줄어들었다.

무선통신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관련 소매점 영업중단, 글로벌 휴대폰 수요 감소 장기화 조짐에 따른 생산 감소 추세, 해외 휴대폰 조립 공장 가동중단 연장으로 인한 부품 수출이 감소했다. 휴대폰 완제품은 43.6$ 줄어든 3억달러, 관련 부품은 30.5% 줄어든 3억5천만달러에 그쳤다.

디스플레이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유럽 등의 TV·스마트폰 수요 급감 영향으로 OLED 수출 부진, 국내 업체의 OLED 사업재편으로 인한 LCD 수출 감소 등으로 39.1% 감소한 10억달러를 기록했다.

가전은 유로 2020, 도쿄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빅이벤트 연기, 북미·유럽 지역 가전 유통망 셧다운으로 인한 우리 기업 제품 공급 차질, 이동제한 명령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32% 감소한 4억2천만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도체는 D램 고정가격 상승에도 역기저 효과와 스마트폰용 수요 감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선구매 축소 등의 영향으로 14.9% 감소한 71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이차전지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수출 증가에도 미국내 우리 기업의 화학·배터리·자동차 공장 가동중단 연장에 따른 부분품 수출 감소, 유럽 주요 전기차 공장 가동중단 연장에 따른 전기차용 배터리 수출 감소로 10.7% 감소한 5억7천만달러에 머물렀다.

늘어난 품목도 있다. 컴퓨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활성화와 학교 온라인 강의 대체, 데이터센터 시장의 전자상거래 관련 SSD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액은 99.3% 늘어난 10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바이오헬스 분야도 중국·일본·미국 등 세계적인 약품가격인하 추세에도 아세안·EU·미국 등 시장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우리 기업 방역제품 선호현상이 확산하고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국산 의료기기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어 8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출액은 29% 증가한 1억9천만달러다.

■ 산업부 수출 총력 대응 강화

산업부는 지난 2월 수출이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고 3월에도 주요국가보다 비교적 선방했으나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복합 위기로 글로벌 생산차질, 이동제한, 국제유가 급락 등에 따라 4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은 29일 코로나19로 항공화물 운송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충칭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보낼 특별 전세기 긴급 항공화물 선적 현장을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코로나19에 따른 최근 우리나라 수출 부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지난 2월 국무총리 주재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신설해 범국가적 총력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4월에는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수출활력 제고방안도 추가 마련해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우리 수출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유동성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36조원 규모 무역금융을 적시에 충분히 공급해 수출에 전념할 수 있게 하고 각국의 강력한 이동제한 및 입국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마케팅을 전면 온라인화해 화상상담회와 온라인 전시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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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장관은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언택트 산업, 홈코노미, K-방역 산업이 이끌 것”으로 보고 “5G 인프라,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 가공식품, 세정제 등 새로운 수출성장동력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우리나라가 성공적인 방역으로 안전한 생산·공급기지로 주목받고 있어 코로나19 글로벌 진정세가 확산되면 수출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