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잠겼던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 다시 가보니

“전기충전기 사용 가능·수소충전소 신규 구축 공사중” 안내문 부착

카테크입력 :2020/04/29 16:50

이달 초 알 수 없는 폐쇄로 논란이 됐던 서울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가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충전기 자체에 고장이 생겨 서울시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27일 시승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QC 전기차를 이끌고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를 찾았다. 이곳은 현대차 양재 수소충전소 부지 내에 위치한 곳으로 서울시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이 곳을 ‘그린스테이션’이라고 부른다.

이 충전소는 지난 3일 철문이 자물쇠로 묶여 출입이 통제됐다. 굳게 닫힌 철문에는 수소충전소 설비 노후화 관계로 이달말까지 공사가 진행되며 당분간 수소전기차와 수소전기버스 등의 충전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부착됐었다. 충전 진행과정은 기사 본문 내 영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 자체가 왜 불가능한지에 대한 설명은 당시 없었다. 지디넷코리아는 서울시에 이유는 물었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 입구 철문에 묶여있던 자물쇠는 지디넷코리아 보도 후 풀렸다. 전기차 오너들의 충전 불편 해소를 위해 “전기충전기 사용 가능, 수소충전소 신규 구축 공사중‘ 현수막도 부착됐다.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에 세워진 벤츠 EQC 전기차. 왼편에는 현재 공사중인 수소충전소 모습이 보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 내 전기차 충전기 대수는 총 3대다. 한 대당 DC콤보 또는 DC차데모 방식의 급속 충전을 할 수 있다. 사용 요금은 29일 현재 무료다.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는 다른 실외 충전소와 달리 케노피가 설치된 것이 큰 장점이다. 눈이나 비가 오는 상황을 감안해 만든 구조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충전 이전과 이후를 위한 동선이다. ESS 설비 등의 구축 문제 때문에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다. 만약에 이곳에 많은 전기차들이 오고가면 동선 문제로 인한 충전 지연이 예상된다.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 입구에는 혼란 방지를 위해 전기차 충전은 사용 가능하다라는 안내문구가 부착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또 주차공간은 벤츠 EQC에게 좁은 편이다.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하는 준중형 이하급 전기차를 고려한 크기다. 주차공간이 넓으면 충전기를 연결할 때 수월한데 서울시가 이점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가운데에 위치한 충전기를 통해 EQC 충전 시도를 해봤다. 참고로 EQC는 DC콤보 충전 방식을 지원한다. 충전기 디스플레이에 DC콤보를 누르고 단자함 덮개를 열어야 하는데, 덮개가 열리지 않았다. 충전기 고장이다.

할 수 없이 차량을 가장 왼편 충전기쪽으로 옮겨 다시 충전을 시도했고, 연결 두 번만에 성공했다. 충전기 연결을 위해 여러 차례 주차공간 옆 턱을 올라가고 내려가야 하는 과정이 불편했다.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는 서울시, 서울에너지공사, 충전기업체 시그넷이브이 등이 합쳐 구축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의 충전소 정보는 아직까지 환경부가 운영하는 ‘저공해차 통합정보 누리집’에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충전을 시도하려면 현장에 직접 가서 충전소 운영 상황을 살펴보는 방법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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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 취재결과 해당 충전소 운영은 서울시가 주도하고 있으며 ESS 설비 구축에 참여한 서울에너지공사는 현재 이 충전소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만약 충전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시그넷이브이 고객센터로 문의해야 하는데 이곳은 충전기 문이 닫힐 경우에 대한 조치를 해주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충전기 운영에 대한 고객 관리를 서울시 스스로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