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디스플레이, 삼성·LG 1Q 적자 행진

코로나 여파로 2Q 실적 둔화 불가피...적자행진 LGD, 연간 적자 우려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4/29 16:12    수정: 2020/04/29 16:35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실적으로 각각 매출 6조5천900억원·영업적자 2천900억원, 매출 4조7천242억원·영업적자 3천619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전년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실패한 성적이다.

문제는 올해 2분기다. 양사 모두 코로나19으로 인한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침체 영향으로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도쿄 올림픽 등)가 취소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한 스마트폰 판매에도 제약이 걸린 탓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수요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양사 모두 2분기 실적 침체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2분기는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보급형 및 중·고가 스마트폰을 집중적으로 출시하는 시기인 만큼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사업에서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사진=픽사베이)

증권가는 이에 2분기 LG디스플레이가 3천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 삼성디스플레이는 5천억원대의 영업이익(전년동기 대비 -40%)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는 연간으로도 적자 기록이 확실시 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세계 1위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업체로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대형과 중소형 OLED 사업 모두에서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연간 매출로 22조1천억원(전년 대비 -5.6%), 영업이익 5천억원(전년 대비 적자 지속)을 전망한다"며 "기대를 모았던 WOLED(TV)와 POLED(모바일) 모두 영업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과 공급 양쪽 모두 타격을 입은 것이 치명적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실적 개선을 위한 필수 과제였던 광저우 팹(OLED) 양산 가동이 지연되고, 수요 측면에서는 도쿄 올림픽 연기로 TV 수요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의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어둡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매출이 1천30억달러(약 126조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8%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전망치다.

(자료=LGD)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평면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이 전년 대비 11.1% 줄어든 32억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평면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이 8.8% 가량 감소한 이후 역대 최저치다.

리키 박 옴디아 연구원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세계에 퍼지고 있다. 매장 폐쇄가 확대되면서 소비자 접근성이 약화되고, 시장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특히 소매 소비자 수요에 크게 의존하는 TV, 스마트폰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우며, 감염증 확산으로 더욱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자사가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권형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상무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별로 커스터마이징 된 제품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사업의 특성상 고객의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제품 성능 및 디자인을 바탕으로 판매 개선에 주력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요구되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대한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폴더블과 IT 등 신제품 시장의 확대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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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역시 비슷한 전략이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부터는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보다 확대되는 상황으로 TV 및 모바일 부문에서 상당한 시장 수요 감축이 예상된다"며 "반면, IT 부문에서는 재택근무 및 온라인 활동 확대로 모니터, 태블릿, 노트북에 걸쳐 전분기 및 전년동기 대비 출하량 확대가 예상된다. IT 부문에서 LG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하이엔드 제품을 보유, 자사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 2분기에 증가하는 물량은 생산체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대응하고, 하반기 이후의 수요 변화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면밀하게 보고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이 발휘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