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2만8천명 접속"…KISA, 차세대 국가 DNS 만든다

DNS 처리 센터 고도화·아태 네트워크 구축

컴퓨팅입력 :2020/04/26 15:06    수정: 2020/04/27 11:28

향후 5G, 사물인터넷(IoT) 등 확산으로 폭증이 예상되는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질의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DNS 인프라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이런 추세에 맞춰 국가·지역별 DNS 질의 분산, DNS 특화 데이터센터의 고도화 등을 준비할 방침이다. DNS는 인터넷 주소를 IP 주소로 변환해주는 시스템으로, 이용자가 특정 사이트에 접속하고자 할 때 거쳐야 하는 가장 첫 관문이다.

임준형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주소기술팀장은 차세대 국가 DNS 추진 방향에 대해 소개하면서 지난 24일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KISA는 국가 인터넷주소자원관리기관으로서 인터넷주소자원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관련 정책도 수립하고 있다.

KISA에 따르면 국가 DNS 질의량은 지난 3월 기준 24억 6천여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수치로, 지난 6개월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초당 2만8천여건의 질의가 발생하는 것이다.

출처=KISA

임준형 KISA 팀장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나 원격근무, 원격교육 도입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면서 DNS 질의량도 증가하는 모습이 관찰됐다"며 "한국 뿐 아니라 네덜란드에서도 최근 DNS 질의량이 학교 폐쇄와 원격근무 도입 이후 약 10% 가량 증가했다는 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12곳, 해외 3곳의 데이터센터에서 국가 DNS를 처리하고 있다. DNS 질의 요청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질의를 전달하는 기술인 '애니캐스트'를 적용하고 있다.

KISA는 DNS 처리 인프라의 주축인 KISA 인터넷주소자원센터를 전라남도 나주로 이전하면서 센터 인프라를 고도화했다. 네트워크 속도를 15배 늘리고, DNS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방어 수준도 3배로 키웠다. 지진 대비를 위한 내진 설계, 누수 대비를 위한 방수 천정 등 자연재해 대책도 세웠다. 그 외 백업, 비상 시 전력 공급 체계 구축 등으로 24시간 365일 무중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출처=KISA

임준형 팀장은 "앞으로 데이터 네트워크와 AI 기반 스마트화, 사물 간 연결 확대 등으로 DNS 질의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문가들과 탄력적 대응반을 구상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태지역 인터넷주소자원관리기관(NIR)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DNS 질의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해결책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박창민 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은 "현재 국가별 NIR 간 개별적으로 협력 관계가 구축돼 있는 상황인데, 협력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태 지역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아태 지역 내 DNS 질의를 분산하고,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해당 지역 내에서 소화할 수 있게 해 서비스 지연과 장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국내 아이돌 팬인 베트남 이용자가 콘서트 예매를 하기 위해 국내 예매 사이트에 접속할 때 발생하는 DNS 질의를 국내 DNS 센터가 아닌 베트남 현지 DNS 센터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해당 방식을 도입할 경우 물리적 거리가 줄어듦에 따라 서비스 접속 지연을 줄일 수 있다.

폭증하는 DNS 데이터를 분석,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한다. 임 팀장은 "쌓아놓고 들여다 보지 못한 게 DNS 데이터"라며 "이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 가치를 살펴보고, 5G에서 강조되는 초고용량, 초저지연 통신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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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S 데이터가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한 첫 관문인 만큼, 어떤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지 등에 대해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격근무 솔루션에 대한 선호도, 한류 관련 사이트의 이용량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데이터 규모 자체가 거대한 만큼 분석에 따르는 비용 등 고민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연말까지 세운다는 목표다.

출처=KISA

KISA는 현재 시점에서 증가하는 DNS 질의량을 처리하기에 인프라 상 문제는 없다고 평가했다. 임 팀장은 "용량 선에는 문제가 없도록 조치해놨다"며 "IoT가 본격화되는 시점부터는 국가적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