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문가] 이현규 AI PM "AI 별거 아냐...승부 걸만한 분야는 HCI"

알고리즘 교육보다 데이터 교육을 해야

인터뷰입력 :2020/04/22 09:27    수정: 2020/04/28 10:15

"인공지능(AI)은 거창한게 아니다. 데이터가 부족해도 할 수 있는게 많다. 우리나라가 세계적 AI 국가가 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AI강국 코리아를 선언한 정부가 최근 AI 분야 프로그램 매니저(PM)를 처음으로 선임했다. PM은 과기정통부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함께 운영하는 제도로, 각 분야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민간 전문가를 말한다. 일종의 '연구개발 지휘자'다.

AI를 비롯해 ICT융합, 통신전파, SW및 클라우드, 방송 및 콘텐츠, 차세대 보안, 디바이스 및 양자, 블록체인 등 8명의 PM이 현재 활동하고 있다. 특히 AI PM은 이번에 처음 뽑았고, 치열한 경쟁을 거쳐 이현규 전 KAIST 연구교수가 낙점됐다.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를 거쳐 KAIST에서 전산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KT, 네이버, 핸디소프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에서 30년 이상을 일했다. 직접 벤처 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올 3월부터 AI PM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정보통신(ICT) 분야 국가 연구개발(R&D) 개발을 총괄하는 IITP의 AI사업단장도 맡고 있다.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던 그는 "평일은 시간이 안되니 토요일에 하자"고 했다.

봄 햇살이 따뜻히 내리쬐던 지난 18일 그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서판교 어느 카페에서 2시간 가까이 AI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PM이 된 이후 지디넷코리아와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한 그는 "학생으로 AI를 공부한 건 내가 처음일 것"이라며 "기업에 있던 지난 30년간 AI를 안 한 적이 없다. AI를 너무 심각히 보지마라. AI 별거 아니다, 데이터가 부족해도 할게 많다"고 강조했다.

AI 교육에 대해서는 머신러닝(ML)에 치우쳐 있어 유감이라면서 "알고리즘 교육 보다 데이터를 잘 아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규모 예산 집행이 이뤄지는 AI 분야 예타를 오는 8월 신청한다면서 "차세대AI로 고민이 많다"고도 털어 놨다. 특히 그는 우리가 세계적으로 승부를 걸만한 AI 분야로 인간과 컴퓨터가 상호 작용하는 'HCI(Human-computer interaction)'를 꼽았다 .2시간 동안 열정적으로 AI를 말하는 동안 산전수전 다 겪었을 그의 반백이 따스한 햇살에 더 빛나고 멋져보였다.

이현규 인공지능 PM.

=첫 인공지능 PM이다. 무슨 일을 하는 건가

"가장 큰 임무가 국가의 인공지능 연구개발(R&D) 방향을 설정하는 거다. 이 설정에 맞춰 연구 과제를 기획하고 관리한다. IITP 인공지능사업단장도 겸임하고 있다. 현재 IITP는 엑소브레인, 뉴로 모픽 등 10개가 넘는 AI 관련 과제를 하고 있는데, 이들 과제가 하나의 사업으로 묶여 있다. 이 사업도 관장한다."

=기업에 30년 정도 있었는데, 우리나라 AI 기술력을 평가한다면

"KAIST 석사 졸업 후 1987년 KT(당시)에 들어갔다. 이후 근 30년을 기업에서 일했다. 기업에 오래 있어 그런지 먼 미래 보다 현실에 더 관심이 간다. 논문에 나오는 먼 미래의 일보다 당장 무엇이 필요한 지,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더 시선을 둬왔다. 예컨대, 멋있는 논문이 나오면, 그런걸 만들었을때 사업적 측면에서 무슨 도움이 될까를 먼저 생각했다. IITP는 연구개발 총괄 기관이다. IITP PM을 맡으면서 이제 먼 미래의 일도 중요 관심사가 됐다(웃음). PM이 된 후 지난 한달여간은 과제들을 들여다 보느라 바빴다. 과제 담당자들한테 당부하는게 있다. 연구개발에 그치지 말고 인더스트리(산업)에 쓸 수 있는 걸 지금부터 고민해달라고 한다."

=IITP에 과제로 개발한 연구 결과물은 스타트업 등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나

"정부 과제의 기술이전 문제인데, 사실, 기술이전 한다고 기업에 소스까지 줘도 작은 기업은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 비용 문제가 발생하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만 갖다 쓰는 형편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아마 잘 활용을 못할 거다.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과제 결과를 클라우드에 올리고, 이를 스타트업들이 간편히 갖다 쓸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

=예타를 준비하고 있고, 차세대 AI로 고민이 많다고 했다. 어떤 고민인가

"내 임무 중 하나가 차세대 AI를 구체화하는 거다. 차세대AI가 뭔지 먼저 컨센서스(합의)가 필요하다. 현재 AI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몇가지 있다. 예컨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블랙박스 문제와 딥러닝 같이 엄청난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는 것 등이다. 이런 것들을 해결하는 게 차세대 AI라고 할 수 있는데, 내 고민은 이런 것들을 해결했을때 과연 산업계에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거다. 이들 해결책은 우리 뿐 아니라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 다파(DARPA) 등도 나서고 있다. AI 기술은 웬만하면 다 오픈소스다. 저쪽(선진국)이 개발한 걸 갖다 쓰면 된다. 산업계에 도움이 되는 차세대AI를 찾으려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산업계에 도움이 되는 차세대 AI, 기업에 오래있었는데 그렇게 찾기 힘드나

"순전히 개인 생각이지만, 차세대AI를 기술보다 펑션, 즉 기능이나 역할로 정의했으면 좋겠다. AI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사람 수준의 AI인데, 여기까지 못가더라도 사람처럼 비슷한, 자연스러운 무엇이나 지능을 차세대AI라고 말하고 싶다. 중요한 건 인더스트리와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싱귤래리티(일부 미래학자들이 주장하는 기계가 인간 지능과 맞먹거나 넘어서는 것)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람과 비슷한 수준까지 가는, 어느 기술 하나 정도는 파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이중 하나가 사람과 인터페이스하는 기술인 HCI다. HCI는 어디에 갖다 놔도 제일 많이 요구되는 기술이다. 문제는 이 기술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웬만한 곳이 투자해서는 만족을 얻지 못한다. 투자 만족도가 낮다. 하지만 인더스트리도 HCI 쪽을 원한다. HCI가 강화된 서비스가 많이 나올 수록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AI+X와는 다른 의미다. AI+X는 AI를 기존 산업에 적용하는 거고, 내가 고민하는 건, 기술 완성도가 어느 정도 있게 해 산업체에 영향을 주는 거고, 이게 뭘까를 고민하고 있다."

=HCI를 잘 하려면 자연어 처리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런데 자연어 처리하는 인력이 기근이라고 하던데

"언어 처리 쪽 인재 부족이 심각하다. 자연어 분야는 기술 외에 국어와 문법도 배워야 한다. 어려운 분야다. 예전에는 자연어 처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돈이 안되다보니 시장과 산업이 위축됐고, 엔지니어들은 고령화됐다. 신참들이 안온다. 투자에 비해 얻는게 적어서다. 딥러닝으로 하는 건 인력이 늘어난다. 그런데 자연어 처리는 꼭 필요한 분야임에도 돈이 안되다 보니 신참들이 안온다. 생태계가 망가져 가고 있다. 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다. 공공은 이런 하이 리스크 로 리턴(High risk, Low return)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대기업은 계속 이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결과물을 API로 오픈해줬으면 좋겠다. 많은 기업이 써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도 여기에서 나온다."

=차세대AI와 관련있는 AI예타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예타는 8월과 11월 두번 신청할 수 있다. 우선 8월에 신청할 생각이다. 8월 신청은 기술 분야에 관한 것이다. 이게 통과되면 연말이나 연초에 본 예타를 신청한다. 최종 통과되면 2022년부터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

=30여년 기업 경험 중 글로벌기업 경험도 있다. 1998년 후반부터 한국마이크로소프(한국MS)에서 1년여간 근무했는데, 글로벌 기업에서 배운 게 있다면

"핸디소프트 그만 두고 한국MS로 갔다. MS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글로벌 기업인데도 벤처처럼 플렉서블하며 성과를 내는 비결이 궁금했다. MS에 가서 두가지에 놀랐다. 첫째, 우리의 관료주의 보다 더 무서운 조직 체계다. 우리는 나이와 연공인데 글로벌 기업은 바로 위 보스가 모든 걸 쥐고 있다. 마치 신과 같은 존재다. 대신 다른 라인에 있는 사람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또 하나는, '돈 준 만큼 일하라'는 문화다. 목표를 계속해 몇%씩 올려 홀딱 벗게 만든다. 자유로울거라고 생각했는데 번아웃 됐다. 대신 그때 시장을 보는 법을 배웠다. 2주에 한번씩 들어오는 시장자료가 80~90개나 됐다. 관심 있는 건 다 봤고, 이후 굉장히 도움이 됐다. 당시 하루에 3시간밖에 안잤다. 미국 MS가 선정한 국가별 대표 개발자인 MSDN 리전 디렉터로도 활동했다. 원래 국가별로 1명인데 한국은 나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2명이 활동했다."

이현규 PM은 데이터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2년에 아이테크놀로지라는 회사도 창업했다

"내가 2002년에 창업을 했고, 사장으로는 2003년에 합류했다. 홈서버와 홈게이트웨이를 만드는 회사였다. 당시 IT 839가 유행하던 시절인데, 작은 회사지만 기술로는 우리가 맨 앞에 있었다. 장관 앞에서 데모(시연)하고 그랬다. 여러 이유로 2007년초에 사업을 접었다. 기술보다 시장이 더 중요한데 그때만해도 기술에 더 몰두했다. AI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개인 사업 망하고 네이버에 들어갔다. 지금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많이 보는 서비스 대부분이 나와 관여돼 있다. 네이버에서 3년 일한 후 KT로 옮겨 3년간 있으면서 플랫폼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지금 성남에 있는 인공지능연구원 설립에도 깊이 간여했다."

=AI스타트업 이야기를 해보자. 얼마전 미국 CB인사이츠가 발표한 '2020년 AI 100대 스타트업'에 한국 스타트업은 하나도 없었다

"CB인사이츠는 2017년부터 매년 세계 100대 AI 스타트업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가 4년째다. 발표 첫 해인 2017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루닛이 들어갔다. CB인사이츠가 기준으로 삼는 건 시장가치다. 당시 루닛은 손정의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시장가치가 높았다. CB인사이츠 100대 AI 스타트업에 들어가려면 투자 유치가 중요한데, 아무래도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이 부분에서 미국과 중국 스타트업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사실, 투자 유치보다 중요한 건 서비스 지속성이다. 서비스를 지속하려면 사용자가 많아야 한다."

=R&D 관점에서 CB인사이츠 리스트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R&D의 중복성 문제다. 기술보다 서비스 관점에서 봐야 한다. 서비스 관점에서 보면 R&D 중복성에서 우리가 좀 더 여유로워져야 한다. 현재 각광 받는 서비스는 그 아이디어가 5년전이나 10년전에도 나온 것일 수 있다. 그런데 5년전, 10년전에는 시장이 없어 상용화를 못한 거다. 시장이 생겨 지금 다시 같은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다. 응용과 서비스 관점에서 보면 굳이 중복성을 따질 필요가 없다. 물론 내가 철저히 시장을 중심으로 봐서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CB인사이츠 리스트를 자세히 봐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게 굉장히 많다. 기술적으로 파격적인 것은 생각보다 적다.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기술보다 시장 원리를 잘 이해하고 치고 나가야 한다."

=CB인사이츠 리스트에 사이버 보안 기업도 꽤 있다

"그 점이 우리와 다른 점이다. 첫해인 2017년에는 AI 코어 기업, 즉 AI 핵심 기술을 가진 곳이 제일 많이 리스트에 올랐다. 이후에는 중심 축이 코어 기술에서 비즈니스 분야로 옮겼다. 사이버보안 기업은 2017년부터 상위권에 있었다. 사이버보안 분야에 왜 AI가 각광을 받을까. 사이버 보안이 풀지 못하는 걸 AI가 해결했기 때문이다. 다크 트레이스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는 패턴을 가지고 보안을 했는데, 다크 트레이스는 이와 달리 면역 개념을 활용했다. 면역이라는 아이디어는 예전에도 있었는데, 지금 사업화하니 주목을 받고 있는 거다."

=AI가 등장한 지 50년이 넘었다. 또 범위가 무척 넓다. 그러다 보니 저마다 '코끼리 일부'를 만지고 있다는 느낌도 있다. AI가 무언가?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전문가다. AI를 정의한다면

"KAIST 연구 교수로 가기전 2년 정도 AI 컨설팅과 강연을 다녔다. 그때 스타트업들에게 "AI는 별거 아니다"고 했다. AI를 학문적으로 해석하면 알고리즘으로 가게 된다. AI를 정의하라고 하면 '사람의 기능적인 부분을 흉내내는 모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이 하는 걸 도와주는 건 모두 AI다. 그래서 C프로그램으로 뚝딱뚝딱 만든 것도 AI다. 데이터가 없어, 적어서 AI를 못한다고 하는데, 데이터가 생길때까지 기다리는 건 답이 아니다. 데이터가 적은 것으로 할 수 있는 AI도 있다. 엄청난 데이터가 필요한 건 딥러닝이다. 지금 있는 환경에서, 데이터가 없더라도, 적절한 알고리즘부터 시작해 진화시키면 된다. 데이터를 이유로, 컴퓨팅 파워를 이유로 AI를 포기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AI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건 이런 의미다. 데이터가 많지 않아도 할 수 있고, 또 성공할 수 있는게 많이 있다."

지인이 그려 준 이 PM 커리커처

=코딩에 이어 AI 붐이다. 누구나 AI를 배워야 할까?

"그렇지 않다. KAIST 연구교수로 있을 때 외부 AI교육을 굉장히 많이했다. 하면서 제일 크게 느낀 것은, AI교육을 한다고 하면 모든 사람이 딥러닝을 배운다는 것이다. 잘못된 거다. 딥러닝을 배우고 난 후 연습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깃허브' 가서 몇번 수행해본다. 또 필기문자 인식 한번 해보고, 얼굴인식 한번 해보고, 거의 모든 사람이 이런 식으로 AI를 배운다. 이거는 "AI를 해봤다" 정도일 뿐이다. AI 성능을 가장 좋게 하는 건, AI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건 알고리즘보다 데이터에 대한 이해다. 그래서 도메인 날리지가 중요하다. 이미지 데이터 특성을 많이 알면 알 수록 알고리즘이 후져도 AI를 더 잘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 AI 교육은 알고리즘에 너무 치우쳐 있다. 데이터사이언티스트라 불리는, 데이터를 이해하는 사람들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알고리즘 교육에 너무 치우쳐 있다. 시장에서 제일 많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데이터를 잘 아는 사람이다. AI는 세계 1,2등 싸움이고 오픈소스로 다 공개된다. 세계 1,2등이 만든 오픈소스를 갖다 쓰면 된다. 데이터를 알고 잘 활용하는 사람들을 보다 많이 양성해야 한다. 초중고 AI 교육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AI로 돈을 버는 기업이 드물다. 하여, 세번째 AI 겨울이 올거라는 말도 나온다

"학생으로는 내가 한국에서 가장 먼저 AI를 배웠다. KAIST 석사때니까 80년대 후반이다. 이후 근 30년간 나는 계속 AI를 써왔다. AI를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LISP' 머신을 제일 먼저 사용했다. 기업에 있을때도 계속 AI를 했다. 다시 말하지만 AI를 너무 심각히 보지 말아야 한다. 정확히, 모든 걸 다 하려하지 말고, 작지만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게 중요하다. AI는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뷰를 데이터로 가지고 올 수 있고, 이 데이터를 엮어 클루를 만들고 또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AI가 사람과 똑 같아야 한다는, 기술 관점으로만 보면 암흑기가 올 수 있다. 하지만 사업적으로 보면 다르다.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자. 그러면 사람과 똑 같아야 한다는 기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AI는 기술이다. 시장의 니즈가 생기는 순간 기술 높낮이는 중요하지 않다. 대신 내가 얼마나 혜택을 보는냐의 관점으로 바뀐다. AI도 마찬가지다. 이런 관점에서 AI 암흑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옛날처럼 기술 관점으로 봐서 되네 안되네 할게 아니라, 딥러닝이 아니더라도, 뻔할 걸 가지고도 역할을 할 수 있는 걸 찾자. 이게 결국 인더스트리 강화다. 겨울이라는 측면이 아니라, 사람들한테 얼마나 더 가까이 다가가는냐의 문제로 보고, 빨리 산업적 활용을 찾자. AI 100대 스타트업들도 대단한 기술 갖고 있는 게 아니다. 별거 아닌 기술을 사람들이 좋다며 쓸 수 있게 해 준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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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이지만, 그래도 궁금하다. 우리나라 AI 점수는 몇점이나 되나

"AI 경쟁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다. 분명한 건 우리가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고,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개발해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냐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저 윗동네가 눈에 안보인다. 알고리즘 1, 2위는 오래 못버티고 의미가 별로 없다. 우리가 1등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이걸 찾아 무언가 만들어내고 싶다. 크든 작든 업체들이 글로벌로 대세를 이룰 수 있는 덩어리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