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협업툴 '잔디' 수요 폭발"

김대현 토스랩 대표 "DAU 전년대비 200%"

컴퓨팅입력 :2020/04/21 17:50    수정: 2020/04/22 22:03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근무를 진행하는 회사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국산 협업툴 ‘잔디’의 이용량도 크게 늘었다.

국내에서 서비스 한 지 5년이 넘은 잔디는 PC나 모바일에 간단히 설치해 사용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협업툴이다. 메시지, 프로젝트 관리, 화상회의 등 기능이 탑재됐다.

잔디 운영사 토스랩에 따르면 등록 이용자 수는 200만명(20만개 팀)으로, 이달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전년대비 200%이다. 지난 3년간 매출 성장률은 평균 100%다.

김대현 토스랩 대표.

최근 문의량도 크게 늘었다. 연간 마케팅 목표를 이미 지난달 달성해 월 400건 이상 도입 문의를 받고 있다. 최근 전체 인바운드 문의량은 80%, 특히 공공기관 문의량은 100% 증가했다.

김대현 토스랩 대표는 “잔디를 서비스 한 지 5년째인데,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협업도 필요하게 됐는데, 아직까지 많은 회사들이 온라인 협업에 대해 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토스랩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화상회의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는 최상위 요금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캠페인을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잔디

■"NIPA 긴급 클라우드 지원,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

자체 무료 이용 캠페인과는 별개로 토스랩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코로나19 대응 클라우드 서비스 우선 지원 사업에도 선정돼,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잔디를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잔디 등 클라우드 솔루션을 사용하길 월하는 중소기업은 월 65만원 한도 내에서 이용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김 대표의 의견이 크게 반영된 결과다.

김 대표는 “이전에도 무료 버전이 있어 이용자들이 아낌없이 잔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왔고, 화상회의와 같은 고급 기능은 유료버전에서만 가능했다”면서 “이번에 사회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유료버전 수준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 대책만으로는 모자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중소벤처기업부 간담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으면 기업의 비용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지원책을 제안했었다”며 “다행히 의견이 반영돼 이번 NPIA 클라우드 서비스 우선 사업이 시행됐고 굉장히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릭 몇 번에 필요한 기능 불러 쓰는 것이 장점"

무료 이용 기간이 지난 후에 계속해서 잔디를 사용할 지는 기업의 선택이다. 이에 김 대표는 외산 협업툴에 비해 국산인 잔디는 현지 상황에 최적화 한 솔루션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산 제품인) 슬랙의 경우 오히려 다른 기능들과의 연동 과정이 너무 과도하다고 느낀다”며 “우리는 클릭 몇 번이면 연동이 돼야하는데, 슬랙은 개발자에 버금가는 전문성이 필요하단 인상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잔디는 여러 직종의 사용자들이 다양한 기능을 자율적으로 연동해서 쓸 수 있도록 하나의 허브와 각 기능들을 제공해 효율적이다”며 “현재는 코로나19로 연기되고 있지만 잔디를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팁에 대한 세미나와 스마트 워크 트렌드에 대한 외부 강연을 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적 산업에서 오히려 관심 높아…공공 도입은 아직

보수적인 산업이라고 알려진 제조, 건설 분야에서 잔디를 적극 도입하는 하는 추세다.

그는 “제조 분야의 경우 공장과 본사가 떨어져있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꼭 필요하며, 병원과 학교에서도 협업툴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며 “아직 도입이 더딘 곳은 미디어, 금융, 공공기관 쪽이다”고 말했다.

잔디를 도입한 기업들.

공공기관에서 들어오는 각종 요청에 따라 토스랩도 조심스레 공공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금융감독원, 한국통계정보원 등에서 사용 문의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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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 도입하기엔 아직까지 규제 장벽이 존재한다. 행정안전부의 행정·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활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 공공분야 입찰이 가능한 서비스 모델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보안인증을 받은 SaaS나 데이터 통합 서비스(IaaS)에 한정된다. 잔디는 해외 기업 아마존의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버를 사용 중인데, 이 AWS는 KISA의 보안인증을 직접 받지 못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관련해서 업무용 툴 찾는 수요가 많아지는데. (도입을 원하는 곳들은) 직접 도입 문의를 해오거나 도움을 구하기도 한다”며 “특히 정부는 민간 분야의 협업툴 산업을 촉진하는 일 외에도 디지털정부혁신 프로젝트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