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디 부품 자급자족해라"...국산화 정책 강화

내수 진작 경제 정책, 韓 부품 수출 감소 우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4/13 17:00    수정: 2020/04/14 08:04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자국 기업 생존을 위한 내수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국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중국 완제품 업체가 수급·판매해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전자부품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전방 산업이 위축되자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한 보조금 지급을 통해 중국 완제품 업체들이 중국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구매하도록 권고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 내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전자제품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한 전자상품권을 발급하고, 소비 장려를 위한 주말 2.5일 휴일제를 권유하는 등 추가 지원에도 나섰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자국 기업에 생산한 제품을 적용·판매하는 내수 경제활성화 정책을 추진한다. (사진=픽사베이)

전자부품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공급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 공급물량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비보, 메이쥬, 레노버 등에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 공급을 타진했지만, 이를 적용한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올해 펀치 홀 방식의 리지드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중국 업체들에게 대량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내수 침체를 이유로 자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양산한 리지드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수급받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소식에 정통한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내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수립,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국 부품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전략 제품에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기를 원하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부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정책을 내리면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급물량은 예년보다 일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정부 외 난징시, 저장성, 후난성, 랴오닝성 정부 등은 중국 내 소비 진작을 위해 최근 상품권과 구매 보조금을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코트라는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통제 및 방역으로 인한 생산감소분 회복을 위해 국가·성·시 단위의 전방위적 지원정책을 발표 중"이라며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타격을 받아 장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낮으나 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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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한국산 제품 수급물량이 줄어도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될 경우에는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3월 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3월 대중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8.8% 감소한 53억7천만달러를,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1.5% 줄어든 8억7천만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