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EV세상] “흡연시설 보이는 전기차 충전소, 불안해요”

충전소 문턱에 앉아 흡연하기도...관리·감독 강화해야

카테크입력 :2020/04/12 10:42    수정: 2020/04/12 11:16

전기차 운전자 A씨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흡연장소가 가까이 있을 때마다 불안하다.

“전기차 충전은 아이들에게 향후 자동차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제공해주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됩니다. 근처에 담배를 물고 전기차 충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분들이 많은데, 이 모습이 아이들 건강에 안좋을 수 있고,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들의 흡연의 모습을 배우고 그대로 따를까봐 두렵습니다.”

지난 2018년 국내 전자지도 전문기업 맵퍼스가 실시한 전기차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흡연시설이 가까이 있는 전기차 충전소가 전기차 운전자들이 꼽는 최악의 충전소로 뽑혔다. 이같은 구조는 대체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017년부터 약 3년 넘게 고속도로 휴게소 내 전기차 충전소 위치 문제 등을 지적했다. 대체적으로 흡연구역과 맞닿아 있어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필요해보였다.

경기광주휴게소 내 전기차 충전소 모습. 흡연시설과 몇 걸음 떨어져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해보이는 곳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보도 이후 대다수 휴게소들은 전기차 충전소와 흡연 시설 동선을 서로 분리했다. 하지만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는 전기차 충전시설과 흡연시설 동선을 비슷하게 만들고 두 시설간의 간격을 좁게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원주고속도로에 설치된 경기광주휴게소 원주방향은 전기차 충전소와 흡연시설이 걸어서 몇 걸음 떨어져 있다. 직접적으로 담배 연기가 전기차 충전소로 유입될 우려는 없지만, 흡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전기차 충전소 시점에서 충분히 볼 수 있다.

A씨는 “일반 내연기관 운전자들이 고속도로 주유소 내에서 흡연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불쾌할 것”이라며 “전기차 운전자들은 충전이 중요한데, 지자체나 정부가 이와 관련된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 우리는 매번 불쾌한 광경을 목격하면서 충전해야 한다. 언제쯤 이런 정책이 고쳐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전기차 오너 B씨는 경기 시흥하늘휴게소 판교방향 전기차 충전소 구조물에 앉아 흡연하는 남성을 최근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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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황당했죠. 아무리 충전소 내 전기차 이용자들이 없더라도 충전소 문턱에 앉아서 담배를 당당히 피워도 되는건가요? 충전소 주변을 아무리 찾아보니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하는 그래픽이나 경고문구가 크게 보이지 않더라구요. 이에 대한 관심을 강화해야 일반인들이 쉽게 충전소 근처에서 담배를 피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차 충전시설 및 충전 구역에 물건을 쌓거나 통행로를 가로막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인 일명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시행령 개정안)’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기차 충전소 인근 흡연구역 설치 불가 등의 법적인 제재는 국내에서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