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5G폰 전쟁…"가격 경쟁력 높여라"

삼성·화웨이, 2억대 시장 놓고 한판 승부

홈&모바일입력 :2020/04/10 08:19    수정: 2020/04/10 15:42

올해 5G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G 스마트폰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9천9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 갤럭시S20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올해 전략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이어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5G모델 라인업을 확장한다. 특히, 5G폰 제조사 1위 자리를 노리는 삼성과 화웨이는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근소한 차이에 불과했던 만큼 올해 5G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 올해 삼성 6천만대, 화웨이 4천만대 출하…중화권 제조사도 '러시'

지난해 삼성과 화웨이는 글로벌 5G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삼성이 점유율 43%로 1위를 차지하고, 화웨이가 34%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화웨이가 36.9% 점유율로 1위, 삼성전자가 35.8%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제조사 중 처음으로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를 출시했다. 이후 '갤럭시노트10'과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 5G', 올해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20'까지 5G모델로 출시하며 5G폰 선두주자로 나섰다.

화웨이의 메이트30 (사진=화웨이)

삼성전자는 올해 플래그십 제품뿐 아니라 중저가폰까지 5G모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40~50만원대인 5G 중저가폰 '갤럭시A71 5G'와 '갤럭시A51 5G'는 이르면 이달 또는 다음 달 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하반기엔 갤럭시A90 5G 후속 모델인 '갤럭시A91 5G'도 출시된다. SK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6천만대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메이트20X 5G'와 '메이트30 5G'를 출시했으며, 화웨이의 저가 모델인 '노바6'와 서브 브랜드 '아너 V30'의 5G버전도 출시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인 메이트X와 메이트Xs도 5G 모델로 출시한 바 있다. 화웨이가 최근 내놓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P40시리즈도 5G를 지원한다. SK증권은 올해 화웨이 5G 스마트폰 출하량을 4천만대로 예상했다.

'V60씽큐 5G'.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플래그십 제품인 V50씽큐를 5G모델로 내놨으며, 올해 후속 모델인 V60씽큐 5G를 북미, 유럽, 일본에 출시한다. 국내에는 V60씽큐 5G를 출시하지 않고, 그보다 저렴한 가격의 5G 매스프리미엄 제품을 다음 달 선보인다. LG전자는 하반기에 중저가 라인업인 Q시리즈 1~2종도 5G모델로 내놓을 계획이다.

중화권 제조사인 샤오미, 오포, 비보 등도 5G 스마트폰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샤오미는 '미9프로 5G'와 저가 서브 브랜드 레드미로 'K30 5G' 모델을 출시했으며, 다음 달 '미10라이트5G'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포는 '레노5G'를 지난해 출시했으며, 올해 '레노3 5G', 저가 서브 브랜드 '리얼미X50 5G'를 출시한다. 비보는 'S6 5G'를 출시할 예정이다. ZTE는 지난해 '액손10프로 5G'를, 올해 '액손11 5G'를 출시했다.

한편, 애플은 아직까지 5G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반기에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이 첫 5G모델이 될 전망이다. SK증권은 올해 애플 5G 스마트폰 출하량을 3천만대로 예상했다.

■ 5G폰 확산은 가격 경쟁력이 관건…"원가 절감에 초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근 비싼 가격의 5G 플래그십 스마트폰뿐 아니라 40~50만원대의 5G 중저가폰도 내놓고 있지만, 아직 5G 스마트폰의 전반적인 가격은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최신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0 울트라는 159만 5천원으로 160만원에 가까웠다.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P40프로 플러스는 1399유로로 약 190만원에 달했다.

갤럭시A51 5G. (사진=삼성전자)

업계에서는 현재 5G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에 5G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기 위해서는 제품의 가격을 얼마만큼 낮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제품의 가격 메리트를 앞세워 수요를 유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5G 중저가폰이 대거 출시되는 이유도 가격 허들을 낮춰 더 많은 5G폰을 보급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증권 이동주 연구원은 "지난해 여러 제조사에서 선보인 5G 스마트폰의 대부분의 출고가가 1천 달러 이상으로 고가에 형성됐지만, 통신사와 제조사의 보조금 지원이 대폭 늘어나며 실구매 가격이 4G 스마트폰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통신사와 제조사의 보조금의 경우 변동성이 크고 부담이 큰 만큼 지속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결국 제조원가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SK증권에 따르면 조립, 테스트, 물류 비용 등의 간접비를 제외한 갤럭시S10플러스와 갤럭시S10 5G의 순수 제조원가는 약 80달러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두 제품의 제조 원가는 5G 통신과 관련성이 높은 모뎀, AP, RF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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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5G 스마트폰의 제조원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뎀과 AP, RF 부품들의 원가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모뎀과 AP가 SoC로 원칩화돼 공급되는 통합칩을 사용하면 제조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 연구원은 "올해 제품부터는 고스펙 라인업에서 통합칩이 탑재돼 모뎀과 AP에서 제조원가를 25달러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지원하는 주파수 대역이 많아지게 되면 모듈당 탑재되는 부품 수가 늘어나 향후 RF부품이 5G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제조원가를 40달러만 절감하더라도 1천300달러의 평균판매단가(ASP)는 1천100달러까지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며 "5G 관련 부품 가격 부담이 낮아지면 중저가향 제품 탑재도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