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이어 PC·서버도 DDR5로 이행 움직임 분주

성능·신뢰도 대폭 향상...세대 교체는 내년 상반기에나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4/08 16:12    수정: 2020/04/09 10:31

SK하이닉스가 생산한 1Ynm DDR5 메모리 모듈 시제품.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생산한 1Ynm DDR5 메모리 모듈 시제품. (사진=SK하이닉스)

스마트폰·태블릿에 이어 PC나 서버에도 차세대 표준인 DDR5 이행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관련 표준화 단체인 JEDEC의 최종안 확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한 발 앞서 시제품을 생산하며 이를 준비하고 있다.

DDR5 규격은 대역폭이나 전송속도 향상, 용량 확대는 물론 전송되는 데이터 신뢰성도 함께 향상시켰고 이르면 올 상반기 표준 최종안이 확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메모리 컨트롤러가 프로세서에 통합되는 최근 추세상 실제 세대 교체는 일러도 내년 상반기나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DDR4, 대역폭·최대 용량에 '한계'

DDR4 규격은 2014년 표준화 이후 2015년부터 PC와 서버 등에 탑재되면서 보편화됐다. 현재 시장에서 PC용 DDR4 4GB 모듈 가격은 2만원 내외로, 8GB 모듈 가격은 4만원 내외로 하락한 상황이다.

32코어를 탑재한 AMD 3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세서. (사진=AMD)

그러나 DDR4 규격은 시장에 등장한지 5년만에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해가 갈 수록 늘어나고 있는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메모리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DDR4 규격이 등장하던 당시만 해도 쿼드(4)코어나 옥타(8)코어가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18코어, 32코어를 탑재한 프로세서가 일반 소비자 영역까지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어가 많아질수록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에서 데이터 교환이 빈번해지는데 현재 DDR4 메모리의 최대 대역폭인 3200Mbps로는 한계가 있다.

또다른 문제는 바로 서버 시장에서 고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나 인메모리DB 등 대용량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 올리려면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메모리에 올려서 처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나온 최고 용량인 128GB 모듈을 12개 모두 꽂아도 최대 1.53TB밖에 확보할 수 없다.

■ DDR5, 고용량·고성능화에 초점

반면 DDR5는 메모리 모듈 당 대역폭을 최대 4800Mbps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현재 DDR4 메모리의 최대 대역폭인 3200Mbps에서 25% 이상 향상된 수준이다.

칩 하나당 집적 밀도 역시 DDR4 메모리가 최소 2Gb(512MB)였던 것에 비해 DDR5는 최소 8Gb(1GB)부터 시작한다. PC용 메모리 모듈 하나에 보통 8개의 칩이 장착되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용량은 4GB(512MB×8)가 아닌 8GB(1GB×8)가 되는 셈이다. PC에 메모리 모듈을 두 개, 혹은 네 개 등 짝수로 구성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것을 감안하면 16GB 이상 고용량 메모리 기본 탑재도 가능해진다.

DDR4 규격과 DDR5 규격 비교도. (자료=SK하이닉스)

DDR5의 최대 집적 밀도는 64Gb(8GB)로 이를 모두 활용하면 단면 기준 64GB(8GB×8) 메모리 모듈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 양면 탑재나 적층 기술을 활용하면 256GB 이상의 서버용 메모리 모듈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별도 모듈이 필요 했던 오류 정정(ECC) 기능이 기본적으로 지원된다. 단 이 기능은 개인용 PC보다는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에 더 적합한 특성이다.

■ 세대 교체는 "올해 거르고 내년?"

그러나 PC·서버용 메모리 세대 교체는 일러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프로세서 호환성과 표준 확정 지연이 변수로 꼽힌다.

최신 프로세서는 메모리 컨트롤러를 내장해 지연시간을 줄인다. (사진=인텔)

메모리 컨트롤러를 프로세서 외부에 두던 과거와 달리 최신 프로세서는 지연시간(레이턴시)을 줄이기 위해 메모리 컨트롤러를 내장하는 추세다. 즉 프로세서 내부의 메모리 컨트롤러가 DDR5 규격을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인텔과 AMD가 올해 공개한 프로세서 로드맵에 따르면 DDR5 지원 프로세서는 출시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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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관련 표준화 단체인 JEDEC의 DDR5 표준 확정이 코로나19로 지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가 DDR5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제품이다. JEDEC은 지난 3월 제주도에서 DDR5 규격 확정을 위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상황이다.

또 주요 메모리 공급사가 올 초부터 모바일용 LPDDR5 메모리를 출하하고 이를 탑재한 제품이 출시되는 등 상용화를 마쳤지만 대역폭이나 전송 속도 등에서 아직 온전히 제 성능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PC·서버용 DDR5 메모리 역시 초기 제품은 예상보다 성능 향상 폭이 낮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