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공격적 오픈소스 인수…업계 반응은 '긍정적'

깃허브-NPM에 경제적 숨통 틔워준 점 높이 평가

컴퓨팅입력 :2020/04/02 17:54    수정: 2020/04/02 17:54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깃허브에 이어 npm 등 주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관련 플랫폼을 연달아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정 기업이 개발 커뮤니티를 독점해 오픈소스의 공유 철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오픈소스를 다루는 개발자나 관련 사업 종사자의 반응은 정반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적인 행보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오픈소스 진영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에 부정적이지 않은 이유는 지난 수년 사이 오픈소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것이 주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2만 5천명 이상의 사내 개발자가 주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경쟁 IT기업과 비교해도 많은 개발자이며, 리눅스를 악으로 규정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날 오픈소스 진영의 최대 기여자다.

일단, 리눅스 커널이 윈도10 다음 메이저 업데이트에 담길 예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리눅스 기반의 '애저스피어' OS를 사물인터넷(IoT)용 플랫폼 중 일부로 제공한다.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닷넷이 리눅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비주얼스튜디오코드는 오픈소스 개발자에게 폭발적 인기를 누린다.

비주얼스튜디오코드는 소스코드를 추천하거나 자동으로 완성해주는 인텔리센스를 제공한다. 쉬운 협업을 돕는 라이브서버도 있다. 비주얼스튜디오코드는 스택오버플로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개발도구 인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인텔리센스도 개발필수 기능으로 자리잡고 있다.

깃허브나 npm 인수 이후에도 기존과 다름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과도한 유료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발자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소스코드 공유 플랫폼 깃허브

마이크로소프트에 공격적인 발언을 자주 했던 리누스 토발즈도 작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다양한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그들은 완전히 바뀌었다”며 “마이크로소프트워를 비판하던 입장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이미 주요 대기업이 오픈소스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마이크로소프트의 깃허브, NPM 인수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오히려 링크드인 사례처럼 수익화를 고민하며 어려운 시기를 겪던 깃허브와 NPM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적절하게 인수함으로써 해당 프로젝트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NPM은 지난해 약 20% 이상의 직원을 감원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깃허브는 전세계의 수많은 리눅스 깃을 호스팅했지만, 유료 서비스 모델의 정체 속에 기술 개발 투자에 힘겨워했다. 깃허브나 NPM의 최고경영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될 당시 "우리의 기술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공통된 입장을 내며 경제적 고민을 덜어냈음에 기쁨을 표시했다.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오픈소스 개발자를 선점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가 탁월하다는 평가다.

오픈소스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시장에서 각광받는 기술의 기반이 되는 만큼 세계적인 규모의 커뮤니티를 확보하고 있다면 앞으로의 기술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샤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하모니카 OS를 개발 중인 인베슘 김형채 대표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커뮤니티가 보유한 장점을 극대화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내에는 아직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탁월한 비즈니스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그는 “깃허브, NPM, 제이클래러티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연결해 미래 기술을 주도하는 기술플랫폼의 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미지가 오픈소스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이미 국내 애저 사용자의 50% 이상이 리눅스를 사용할 정도로 오픈소스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내부에서도 오픈소스를 위한 투자가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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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를 오픈소스 독점으로 보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IT업계 한 개발자는 “오픈소스는 항상 이슈를 주도하는 컨트리뷰터가 필요한 만큼 기업에서 투자를 많이 한다는 건 긍정적일 수 있다”며 “하지만 기업이 오픈소스를 너무 소유하려 하면 오픈소스의 속성이 변질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