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는 반도체...4월 수출 녹록지 않아

3월 수출액 전년比 2.7% 감소...코로나 종식-서버 수요가 관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4/01 16:12    수정: 2020/04/01 22:57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스마트폰, TV 등의 전방 산업이 수요 둔화로 침체되면서 반도체 시장도 발목을 잡힌 꼴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한 87억6천만달러(약 10조6천854억원)에 그쳤다.

산업부는 "1분기 스마트폰과 PC 출하량 급감으로 인한 물량 증가세 둔화로 수출이 감소했다"며 "3월까지 코로나19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중국 이외 미국·유럽연합 지역으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4월 이후 수출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3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한 87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세계 1·2위 D램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며 연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2일 종가기준 5만5천원에서 지난 31일 4만7천750원으로 13.18%,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같은 기간 9만2천100원에서 8만3천300원으로 9.55% 감소했다.

양사의 1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으로 예년 대비 실적이 둔화될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63%, 70.28% 감소한 3조5천억원, 4천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소비 둔화는 스마트폰 및 PC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약 53%를 차지하는 주요 세트 수요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시장조사 업체들이 기대했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전년 대비 1~3% 증가)은 턱없이 불가능해보이며, 오히려 연간 역성장(-2.5~3.5%)으로 추정치가 변경되고 있다"며 "PC와 노트북의 경우, 윈도10 교체 주기가 많이 남아있고 재택근무 수요확대 등의 타격이 스마트폰보다 덜하지만, 여전히 수요감소 영향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전방 산업의 수요가 크게 꺾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지난달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기준)이 전년동월 대비 38% 줄어든 6천180만대로 집계된 가운데 감소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TV 역시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시장조사업체 옴디아 기준)은 지난해 2억2천291만대에서 8.7%가량 감소한 2억35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글로벌 TV 출하량 추이. (자료=옴디아)

이 같은 전방 산업의 위축에 반도체 시장 전망 역시 암울하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6% 가량 급감(매출 감소치 258억달러)할 것으로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의 관건은 코로나19의 조기 종식과 서버 시장 수요 확대"라며 "최근 미국과 유럽으로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재택경제 활성화로 PC D램이나 서버 D램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될 경우에는 하반기에 모바일 수요까지 더해져 반도체 시장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는 지난달 31일 보고서를 통해 당장 다음달부터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DDR4 8Gb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1월 2.84달러 대비 3.52% 오른 2.94달러를, 낸드플래시(128Gb MLC 기준)는 같은 기간 4.56달러에서 2.63% 오른 4.68달러를 기록해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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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및 낸드플래시 3월 고정거래가격. (자료=트렌드포스)

최영산 연구원은 "세트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수준(서버 6주, 모바일 8~10주, PC 10주)이 올해 2분기에 축소될 수 있는지 여부가 올해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폭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며 "코로나로 인한 모바일 및 PC 세트 수요 둔화 영향은 올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메모리 업체들의 한정된 재고 수준과 공급제약, 서버 수요 강세에 따른 믹스 개선, 환율 효과 등으로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1분기 급격한 세트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오더컷이 1분기에 없었다"며 "이는 세트 업체들이 현재 D램을 비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중국 업체들의 생산 라인 재가동과 미국 업체들의 셧다운이 맞물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크 아웃 타임라인이 중국과 유사하다면 미국의 생산 라인 재가동과 수요 회복이 2분기 중에는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