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를 읽어 문장으로 바꾸어주는 AI 개발한다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 간질환자 상대로 실험

과학입력 :2020/04/01 12:06    수정: 2020/04/01 12:07

뇌에 삽입된 전극에서 검출한 뇌파를 문장으로 변환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이 개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디언, 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간질 치료에는 뇌의 표면과 뇌 내부에 전극을 심는 치료법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연구팀은 이 치료 과정 중 뇌에 전극이 박힌 간질 환자 4명을 피실험자로 참여시켜 전극에서 검출한 뇌파에서 문장을 생성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실험의 피실험 중 한 명은 티나 터너라는 팝 가수다. “도둑이 30개의 보석을 훔쳤어요” 등의 단문 50개를 소리 내어 여러 번 읽게 하고, 검출된 뇌파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한 AI를 통해 문자열로 변환했다. 실험 시작 시점에는 AI가 의미 없는 문장을 생성했지만, 읽어준 글과 생성된 각 단어의 나열을 비교함으로써 정확도가 개선됐다.

뇌 자료사진(제공=픽사베이)

피실험자에 의해 생성되는 문장의 정확도는 저마다 달랐는데, 어느 참가자의 경우는 전체의 3% 밖에 수정할 필요가 없는 높은 완성도를 지닌 문장이 생성됐다. 사람 속기사가 기고하는 글에서도 전체의 약 5% 정도는 오류를 담고 있으므로 이 결과는 상당히 정확도가 높은 경우에 해당됐다.

다만 AI의 분석 대상 문장이 50개 단문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이 외의 문장들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졌다. 또 어떤 경우는 전혀 다른 문장을 생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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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의 최대 저자인 조셉 마킨 씨는 “우리가 작성한 AI는 영어의 일반적인 문법을 인식하고 뇌의 활동에서 단어를 특정하는 동시에, 특정한 글에 대한 학습을 조합해 문장을 생성한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글을 자동으로 써내는 장치의 기초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스트리히트 대학 크리스천 허프 박사는 “글을 소리 내어 말하는 피실험자를 활용했기 때문에 글을 읽을 수 없는 장애 환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런 종류의 연구는 보통 수백만 시간의 실험을 요한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피실험자 한 명의 실험 시간이 40분 미만이었고 각 문장을 읽는 횟수도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획기적”이라고 이번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