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핸들 잡고 자동 차선변경 가능한 ‘제네시스 3세대 G80'

차량 통행 원활할 때 사용 가능, 손 떼면 사용불가

카테크입력 :2020/04/01 08:00    수정: 2020/04/01 21:53

제네시스 3세대 G80에 탑재된 자동 차선변경 기능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핸들)을 잡고 진행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 기능이 최첨단이라고 불리기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3세대 G80을 다시 만났다. 서울과 용인을 오고가며 주로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등을 지나갈 수 있었다. G80에 탑재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미디어 관계자들이 체험해보라는 제네시스의 의도로 해석이 된다.

시승행사에 동원된 모델은 가솔린 3.5 터보 4륜구동 풀옵션 차량이다. 3470cc 배기량을 갖췄고 최고출력은 380마력(5800RPM), 최대토크는 54.0kg.m(1300RPM~4500RPM)이다. 8단 자동변속기와 R-MDPS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이 갖춰졌다.

제네시스 3세대 G80 (사진=제네시스)

경부고속도로 제한속도인 시속 110km/h에 맞춰놓고 2세대 고속도로 주행보조(HDA2) 기능을 시작했다. 이 때 잠깐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던 손을 떼봤다.

다른 현대기아차 차종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면 약 15초 뒤에 1차 경고가 나왔고 경고를 무시하면 경고음과 함께 2차 경고문구가 등장한다. 만약 운전자가 1분동안 수차례 경고를 무시하면 HDA2 기능은 해제가 된다. 이 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시속 60km/h 이상 주행 시 활용이 되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는 작동이 되지만 평소보다 더 위험한 주행을 이어나갈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뀐다.

원래 ADAS 주행보조 시스템을 실행할 때는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하며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한다. ADAS 시스템을 자율주행으로 오해하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해당 시스템은 운전자의 주행피로를 덜게 만들 수 있는 조력자 역할만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래도 약 15초 동안 스티어링 휠을 잡던 손을 떼면, G80 스티어링 휠은 아주 정교하게 차선 중앙을 유지해가며 자동조향을 할 수 있다. 운전자가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잠시 스트레칭을 하거나, 컵홀더에 있는 음료를 잠시 마실 때 스티어링 휠 자동조향을 차에 잠시 맡겨도 된다. 다만 전방 주시는 필수다.

제네시스 3세대 G80 주행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제네시스 3세대 G80 (사진=지디넷코리아)
제네시스 3세대 G80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그룹은 오래 전부터 자동 차선변경이 가능한 HDA2에 대한 자부심을 전했다. 평소보다 더 정교한 차선 또는 앞차 인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자동 차선 변경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지난 1월 GV80 출시 당시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사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3세대 G80을 통해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다시 써봤다. 다행히도 시승 당일은 차량 통행이 없기 때문에 해당 기능을 사용하기에 편했다.

오른손에는 스티어링 휠 스포크 부분을 잡고 왼손은 방향지시등 레버를 작동시키는 목적으로 사용했다. 방향지시등 레버는 살짝 힘을 뺀 상태에서 조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평소 차선 변경하는 것처럼 조작하면 자동 차선 변경은 이뤄지지 않는다.

방향지시등 레버를 살짝 작동시키고 차의 반응을 기다려봤다. 약 3초 정도 지나고 나자 차가 스스로 자동차선변경을 해주기 시작했다. 또 클러스터에는 자동 차선 변경을 의미하는 그래픽이 나타나기도 했다. 구체적인 자동 차선 변경 시연은 지디넷코리아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직접 살펴볼 수 있다.

제네시스 3세대 G80 클러스터 모습.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작동중인 제네시스 3세대 G80 센터페시아 (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 카플레이가 작동중인 제네시스 3세대 G80. 14.5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방향지시등이 작동될 때 사이드미러 카메라가 켜지는 제네시스 3세대 G80 (사진=지디넷코리아)

고속도로나 간선도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쓸 수 있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시속 55km/h 이상 주행이 될 때 쓸 수 있다. 정체 또는 서행 구간을 지나게 되면 쓸 수 없다. 게다가 실선 구간이 많은 터널에서는 교통법규 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자동 차선 변경을 시도할 때 스티어링 휠을 잡던 손을 떼면 해당 기능이 정지된다. 만약에 사이드미러에 후측방 경고등이 뜰 경우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되도록 쓰지 말아야 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어울러진 가솔린 3.5 터보 엔진의 가속력은 시원하다. 특히 낮은 엔진 회전 수에서 높은 토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스포츠 모드 주행 시 더 박진감이 넘친다. 약간의 터보렉 현상이 느껴지지만 스포티한 엔진음과 함께 서서히 가속이 진행되는 점도 매력이다.

G80의 운전석 시트 포지션은 키 184cm인 기자가 탔을 때 적당한 편이다. 암레스트 높이도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팔을 조금 뒤로 움직여야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쓸 수 있는 점은 아쉽다. GV80처럼 다이얼 방식으로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G80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GV80보다 아름답다. 하지만 양쪽 스포크에 자리잡은 버튼과 레버들이 너무 작다. 심지어 차로유지보조(LFA) 버튼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속도 설정 레버 간의 거리가 생각보다 멀다. 기존 현대기아차 스티어링 휠 방식에 익숙했던 소비자들도 이에 대한 적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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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행사 때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감도를 느끼기가 어려웠다. 과속방지턱 등을 지나갈 때 차가 미리 예측해 서스펜션을 설정해주는 기능인데, 과속방지턱을 수차례 넘겨도 체감상 서스펜션의 강도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제네시스 3세대 G80 판매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엔진 5천247만원, 가솔린 3.5 터보 엔진 5천907만원, 디젤 2.2 엔진 5천497만원부터 시작한다. (개소세 1.5%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