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친환경 탈황설비 시운전 완료 '생산 준비'

총 1兆 투입해 무사고·공기단축 신기록 수립

디지털경제입력 :2020/03/29 11:36    수정: 2020/03/29 11:40

SK에너지는 지난 1월 말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시운전에 돌입한 울산 CLX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가 이달 14일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본격 상업생산 준비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VRDS는 감압증류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SK에너지는 "공사기간 단축으로 예산을 절감하고, 고압을 견뎌야 하는 배관과 연결부위가 많아 신설공장에서 반복되던 틈새(리크 현상)가 일체 없었다"며 "단 한 건의 크고 작은 사고나 재해없이 공사를 마무리했고, 외국 설비업체 전문가가 코로나 이슈로 입국을 못해 자체 기술력만으로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사는 2만5천평 부지에 1조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배관 길이만 240킬로미터(km), 전기 케이블 길이는 서울-울산간 거리의 3배였다. 공장 건설에 들어간 배관과 장비 등 장치 무게만 15톤(t) 관광버스 1천867대에 달했다.

공사는 시작부터 시운전까지 총 27개월 14일만에 마무리됐다. 고압 설비가 기존 공장들에 비해 두 배로 증가해 공정 복잡도가 매우 높았지만 건설 기간을 3개월 단축했다는 게 SK에너지의 설명이다.

당초 2개월로 예상됐던 시운전 기간도 2주 이상 단축됐다. 통상 시운전은 3개월을 잡는데, 당초 잡은 2개월 목표 조차 1달을 앞당긴 목표였고 그 마저도 2주 이상 단축한 것. 이 같은 공사기간 단축은 공사 예산 절감은 물론, 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을 키워 준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SK에너지 울산CLX VRDS 설비. (사진=SK에너지)

신설된 VRDS에는 총 240km의 크고 작은 배관과 이 배관을 연결하는 약 2만 4천개의 이음새가 탑재됐다. 특히 SK에너지는 이음새에서 일체의 틈새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을 6단계로 세분화했고, 점검 실명제도 도입했다. 그 결과 반응기, 열교환기 등 대형 설비 누출 문제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VRDS 공사 전반을 담당한 문상필 SK에너지 공정혁신실장은 "국내 최초 정유공장, 석화공장을 가동한 이래 60년 가까이 쌓인 공정 운전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설비임에도 최단기간 공사와 시운전에 성공했다"며 "SK의 핵심 경영법인 수펙스(SUPEX) 추구를 현장에서 완벽하게 실현한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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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S 시운전을 담당한 박기원 SK에너지 석유1공장장은 "신설 VRDS는 고압의 특수 설비가 많아 외국의 설비 납품 업체 전문가들이 시운전에 참여하기로 했었지만, 코로나19로 외부인 공장출입을 금지한 회사 방침상 입국할 수 없어 어려움이 예상됐다"며 "코로나19 이슈로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우리의 경험과 기술만으로 해내야 한다는 각오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절차와 점검 대책을 만들어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VRDS의 성공적 시운전 완료는 SK에너지의 높은 공정 운전 기술력의 결정체로서, 이는 최근 처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할 SK에너지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당사는 미래 경쟁력의 한 축이 될 VRDS를 비롯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 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