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태풍, 구글 광고사업 얼마나 뒤흔들까

여행·호텔 광고 대거 사라져…'35조원 실종' 현실화될수도

인터넷입력 :2020/03/27 15:16    수정: 2020/03/27 18:2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코로나19 여파로 구글의 광고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286억 달러(약 34조6천억원) 가량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전망을 내놓은 것은 코엔앤드코다. 코엔앤드코는 25일(현지시간) 올해 구글의 광고 매출 예상치를 1천275억 달러로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치 1천560억 달러에 비해 286억 달러 줄어든 수치다. 비율로 따지면 18.6%에 이른다.

사진=씨넷)

코로나19로 디지털 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최대 광고 플랫폼인 구글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구글의 지난 해 광고 매출은 1천340억 달러였다. 전체 매출의 84%에 이른다. 광고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역시 검색이다. 지난 해 구글 검색 매출은 981억 달러로 72.7%에 이른다.

구글 네트워크(216억12천만 달러, 16%), 유튜브(151억 달러, 11.2%)도 중요한 매출원이다.

최근 유튜브가 가세하면서 구글의 광고 매출 구조는 더 탄탄해 졌다. 몇 년째 15%~20%대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구글 정도 되는 기업이 저 정도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건 기적에 가깝다.

코엔의 전망이 충격적인 건 그 때문이다. 예상대로라면 올해 구글 광고 매출이 지난 해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코엔이 제시한 1천275억 달러는 작년 매출보다 65억 달러 가량 줄어든 수치다.

그렇다면 구글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차질이 생기는 걸까? 미국 IT 매체 프로토콜이 이 부분을 집중 분석했다.

가장 큰 타격은 역시 여행, 호텔 관련 광고 물량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가트너가 이미 한 차례 지적한 적 있다. 여행 관련업체들이 구글 광고를 대거 취소하거나 삭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 메리어트-힐튼 등 호텔체인 광고 삭감…웨이즈 사업도 타격 예상

가트너의 앤드류 프랭크 부사장은 프로토콜과 인터뷰를 통해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매리어트와 힐튼호텔을 예로 들었다. 그 동안 구글 검색광고를 집행해 왔던 두 호텔 체인이 최근 구글 검색광고 집행을 중단했다.

프로토콜에 따르면 아르네 소렌손 메리어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업 상황이 보통 시기의 75%를 밑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직원의 3분의 2가량을 일시 해고(강제 무급휴가) 조치하기로 했다.

힐튼도 최근 일부 직원들에 대해 일시 해고 조치를 단행할 계획이다.

호텔 업종 뿐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도 3월 11일 이후부터 구글에 집행하던 광고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주로 구글 쇼핑과 텍스트 광고 쪽이 대상이다.

사용자 참여형 내비게이션 앱인 웨이즈에 집행되던 광고도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 2013년 13억 달러에 웨이즈를 인수했다.

구글의 사용자 참여형 내비게이션인 웨이즈도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웨이즈)

웨이즈는 일반 운전자들이 교통 정보를 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앱 이용자들이 교통사고, 신축 건물 정보부터 거리 행사까지 다양한 교통 정보를 직접 제공한다. 이런 정보를 토대로 최적의 이동 경로를 제시해준다. 월간 이용자가 1억 명을 웃돌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웨이즈의 수익은 사용자 참여와 광고가 결합된 모델이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웨이즈의 이용자 참여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당연히 광고 매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콜린 코번 수석 애널리스트는 프로토콜과 인터뷰에서 “이용자들이 줄어들게 되면 일반 기업 쪽으로 광고 물량이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런 방식으로 추산할 경우 올해 구글의 예상 광고 매출 중 35조원 가량이 증발될 것이란 전망이다.

■ 구글 클라우드 등 다른 분야는 오히려 탄력 붙을 수도

물론 타격을 받는 건 구글 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른 디지털 광고주들도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위축될 경우 중소 광고 플랫폼들은 더 심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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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 없이 성장해 온 구글에겐 ‘연간 광고 매출 감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성적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비즈니스 기반은 여전히 탄탄하다. 90%에 육박하는 광고 의존도가 기형적이긴 하지만, 워낙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큰 걱정이 없다.

게다가 구글 클라우드 쪽은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선 성장 엔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해 구글 클라우드 사업은 53%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89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페이팔, 타겟, 20세기 폭스, 뉴욕타임스 등이 구글 클라우드의 주요 고객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