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CTO가 쿠팡 나와 마이리얼트립 간 이유

“회사와 개인 성장 기회 엿봐...수퍼앱 만들 것”

중기/벤처입력 :2020/03/24 16:03    수정: 2020/03/25 07:45

조직에서 본인의 역량이 눈에 띄느냐 띄지 않느냐는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 요소다.

만약 회사가 안정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그리고 많은 구성원들의 분업으로 돌아간다면 아무리 뛰어난 스펙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라 하더라도 업무적으로 큰 보람을 찾긴 힘들다. 물론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자리가 그 마음의 공백을 메워줄 순 있겠지만, 본인의 역량이 바로바로 눈에 보이는 조직을 찾아 떠나는 이도 적지 않다.

마이리얼트립의 정재훈 최고개발책임자(CTO) 역시 네이버와 쿠팡 같은 큰 조직에서 경험을 쌓고, 이를 적극 활용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을 찾아 지금의 회사로 넘어온 경우다. 네이버에서는 이미 기술과 조직적으로 완성된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지를 배웠고, 쿠팡에서는 빠른 성장을 직접 체험하며 개발자로서 회사의 성장에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고 기여하는지를 배웠다. 그러다 조직과 업무체계가 안정화 되면서, 또 서비스가 파편화 되면서 개인으로서 큰 변화를 경험하고 빠른 성장을 느끼는데 갈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 정재훈 최고개발책임자

“변화에 대한 경험과 성장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차에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님과 김도아 최고운영책임자님을 몇 달 만나면서 서로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행 시장의 잠재력과 마이리얼트립의 빠른 성장성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됐죠. 또 제가 지금껏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회사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생겼고요.”

정재훈 CTO는 마이리얼트립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국내 여행 산업 특성상 네이버, 카카오 같은 IT 업체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는 판단을 했다.

“기술을 기반으로 여행 산업 전반에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회사와 저 모두에게 큰 성장이 될 거라 생각해 지난해 말 마이리얼트립 합류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 개발인력 50명에 올해 50명 추가 채용..."세상의 모든 여행 경험 연결"

마이리얼트립의 개발 인력은 약 50명 정도다. 회사가 아직 스타트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특히 코로나19로 여행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마이리얼트립은 미래에 대한 투자로 올해 50명의 개발 인력을 추가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기본적인 기술 역량은 필수인데, 개발자라면 강한 성장 욕구가 있어야 해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를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거든요.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강한 성장 욕구와 의지가 있다면 훌륭한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 마라톤 코스라고 본다면 지금 당장 앞서나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잖아요. 또 개발을 잘하는 개발자와 일 잘하는 개발자는 엄연히 다른 영역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고객이 느끼는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협역와 의사소통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면 언제든 환영이죠.”

정재훈 CTO가 개발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개발을 통해 세상을 좀 더 풍요롭게, 이롭게 만들 수 있어서다. 그는 일을 통한 자아 성취뿐 아니라, 이용자에게 더 나은 삶과 감동을 전달할 때 더 큰 성취감과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보람을 마이리얼트립에서 찾겠다는 생각이다.

“마이리얼트립을 여행자가 쉽고 편리하게 세상의 모든 여행 경험과 연결될 수 있는 수퍼앱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고객이 단 한 번 여행을 하더라도 인생이 더 풍요롭고 더 나은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서비스가 됐으면 합니다.”

■ 마이리얼트립은 오늘도 더 똑똑해 지는 중...기술 투자 지속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말 검색, 추천, 데이터 플랫폼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다수의 개발자를 채용했다. 이들을 주축으로 검색, 추천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 초 사용자들의 취향과 관심사를 분석해 다른 사람들이 함께 구매한 상품과, 함께 본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을 새롭게 적용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구매 전환율이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현재는 항공, 숙박, 투어&액티비티 상품들을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기능을 개발 중이다. 고객의 구매 이력과 최근 조회한 상품을 바탕으로 실시간 계산해 고객이 정말 필요로 하는 상품을 쉽고 빠르게 찾고 추천받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시스템을 잘 구성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모든 로그와 데이터를 구조화 하고, 수집하는 시스템, 그리고 이런 데이터를 잘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보는 일부 기능에는 그 기능을 지탱하는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노력과 기술이 들어가죠. 이런 것이 저희 회사의 기술력이라 생각하고, 바로 여기에 기술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은 다른 서비스가 단순지표와 평점을 이용해 여행지 목록을 보여주고 검색의 노출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상품지수와 판매자 지수, 고객경험 지수를 개발해 리스팅, 검색, 추천에 반영하고 있다. 또 자체 상품 뿐 아니라, 제휴사로부터 가져오는 상품들도 많은데, 각 제휴사마다 다른 상품정보, 결제, 취소 관련 정책등을 하나의 앱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제휴사 상품 상세 정보나 가격이 변화가 있을 때 이 정보가 자동으로 넘어오는 회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최대한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가져오기 위해 내부 처리과정을 고도화 하고, 자동 취소가 지원되지 않는 제휴사의 상품인 경우에도 자동으로 먼저 취소하고 후에 제휴사 상품을 취소 처리함으로써 동일한 고객 경험을 주는 데 노력하고 있다.

■ 동종 IT 업계 상위 수준 연봉...'성장 기회'도 매력적

인터뷰 말미에 정재훈 CTO는 마이리얼트립의 성장 가능성에 공감하고, 강한 성장 욕구가 있는 개발자를 찾는다는 채용소식에 시간을 더 할애했다.

“기본적인 처우는 여행사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높다고 할 수 있고, 동종 IT업계를 기준으로 볼 때도 상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개발자들이 원하는 장비를 최대한 지원하고, 자기개발비로 한 달에 15만원을 지급하고요. 여행 지원금은 1년에 100만 포인트 지원되고 있습니다. 또 본인 생일을 포함한 가족 행사 휴가 2.5일을 더해 총 17.5일의 휴가와 총 4인의 가족 상해보험을 지원합니다. 점심, 저녁 식대 모두 지원해 회사에서 개인 경비를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하고 있고요. 또 개인의 최적화된 업무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재택근무, 자율 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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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CTO는 이런 처우도 좋지만, 뛰어난 개발자들과 함께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이 안에서 개인과 회사의 성장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데 더 높은 점수를 줬다.

“7년 전 네이버에서 쿠팡으로 이직할 때 지금과 같은 큰 회사가 아니었고 시스템도 완성되지 않아 지인으로부터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은 제 인생에서 가장 올바른 선택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하나의 작은 서비스가 어떻게 우리나라 최고의 이커머스 서비스로 성장하는지 모두 지켜볼 수 있었고, 이 안에서 작고 큰 서비스를 담당하며 개인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죠. 만약 우리 회사에 지원하는 개발자라면, 또 우리 구성원이라면 좋은 동료들과 최고의 여행 서비스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기회, 또 자신이 만든 서비스로 고객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 이런 기회로부터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