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필름 생산업체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아날로그TV 최강자 소니는 디지털 TV 시장에서 삼성에게 밀려났고,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던 모토로라도 아이폰의 애플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말았다. 디지털 혁신이 산업 지형을 완전히 뒤흔든 사례다.
인호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오준호 작가는 저서 '부의미래 누가주도할 것인가'에서 "앞으로 부가 디지털 공간에서 창출되는 '디지털자산 시장'이 크게 확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기존 금융기관, 기업, 정부가 디지털 자산혁명을 외면한다면 코닥, 소니, 모토로라 같은 쇠퇴의 길을 가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두 사람은 디지털 자산시장이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확산될 것이라 예상했다. 블록체인과 결합한 자산은 무엇이든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되고 글로벌 차원에서 유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반 자산인 암호화폐는 돈을 토큰으로 만든 것이다. 슈퍼카, 호화 크루즈선, 기업, 광산도 그 가치를 토큰으로 만들 수 있다. 이를 디지털 토큰화라고 한다. 토큰화의 대상은 예술품, 개인 정보, 지적재산권, 탄소배출권 등으로 넓어질 수 있다.

이미 2018년 10월 미국 크라우드 펀딩 회사 인디고고는 콜로라도주 애스펀에 있는 유명 스키 리조트 '세인트 리지스 애스펀'을 토큰으로 유동화했다. 토큰화한 대상은 애스펀 리조트 객실 가운데 5분의 1로, 그 가치는 1천800만 달러에 달했다. 인디고고는 이를 1천800만 개의 애스펀 코인으로 토큰화했으며, 애스펀 코인 한 개의 가치는 1달러였다. 이 코인들은 22개의 전자지갑으로 판매·전송되었다.
두 사람은 "인디고고 사례는 다가올 디지털 자산혁명의 상징적인 예"라며 "‘디지털 자산혁명’이란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진 모든 자산과 새롭게 출현한 자산 모두를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차원에서 자유롭게 거래하고 유통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단순히 아날로그 머니가 디지털 머니로 바뀌는 게 아니라 아날로그 머니 시스템 위에 세워진 금융 및 경제 시스템이 대변동을 겪을 것이고,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을 통해 저자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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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먼저 "블록체인 기술을 디지털 머니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디지털 자산혁명을 새롭고 광대한 금융 영토의 확장으로 바라 볼 것"을 주문한다. "디지털 자산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기술을 가지고 글로벌 자산 거래에 필요한 여러 서비스를 먼저 제공할 수 있는 이들이 부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블록체인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 판도가 바뀔 수 있다"며 "우리가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미지비즈, 276쪽,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