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4차위'에 보강된 AI 전문가 6人 행보 주목

사실상 '범부처 AI위원회'...24일 화상으로 첫 회의

컴퓨팅입력 :2020/03/24 10:27    수정: 2020/03/24 10:53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가 지난 20일 민간위원 20명(위원장 포함)을 위촉했다. 3기 4차위가 출범한 것이다. 앞서 윤성로 위원장(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이 지난달 13일 먼저 선임된 바 있다. 윤 위원장 임기는 1년으로 2021년 2월13일까지다.

3기 4차위는 20명 민간위원과 함께 과기정통부, 산업부, 고용부, 중기부, 국토부 장관과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간사) 등 당연직 정부 위원 6명을 포함, 총 26명으로 구성됐다. 민간위원이 10명에서 크게 늘었고, 특히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많이 참여했다. AI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제3기 4차위에 대해 "범부처 AI위원회"라면서 "작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AI 국가전략 후속 실행계획을 심의 및 조정하고,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혁신, AI 대중화를 위한 국민 전반의 활용 능력과 데이터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AI국가전략 심의와 AI 규제혁신, AI대중화가 3기 4차위의 주요 업무라는 것이다. 3기 4차위 민간위원들은 오는 24일 처음으로 회의를 갖고 본격 활동에 돌입한다. 회의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열린다

3기 4차위 민간 위원 20명 중 AI와 직접 관련이 있는 위원은 윤성로 위원장을 포함해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 박명순 SK텔레콤(SKT) AI사업유닛장, 김경백 전남대 AI융합대학 교수, 이상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종민 강원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등 6명이다.이들의 AI 이력과 경력을 살펴봤다.

윤석로 위원장 박사때 본격 연구...야후 창업자 제리양이 스탠포드 연구실 선배

윤 위원장은 1973년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인텔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고,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 조교수를 거쳐 서울대에서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와 인공지능연구원 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청와대는 윤 위원장 선임 이유를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야의 우리나라 대표적 권위자로 기술 전문성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산학연 협력 경험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그가 인공지능 연구를 본격적으로 한 건 스탠포드 박사 시절부터로 알려졌다. 스탠포드에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에 진학할 때 지도교수가 "빅데이터 및 기계학습 분야를 전공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한 것과, 같은 연구실 선배로 인터넷 검색엔진 야후 설립자인 제리 양(Jerry Yang)이 윤 위원장 지도교수에게 미래지향적 연구를 조건으로 연구비를 지원한 것이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공부한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AI는강AI와 약AI가 있다. 윤 위원장은 강AI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AI는 일반인공지능(GNI)이라고도 하는데, AI가 인간 수준의 일반지능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윤성로 위원장이 지난 2월 서울 중구 일자리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가 특정 기업이나 계층을 대표하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행복을 대표할 수 있도록 AI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AI 기술이 인터넷처럼 원하는 사람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활용가능한 기술이 돼야 사회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AI가 국가사회 전반에 활용됨에 따라 기술 편향성, 일자리 및 양극화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AI 윤리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과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만일 우리가 이러한 문제에 지금부터 준비하고 대응하지 않는다면 AI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기술 진보와 혁신이 늦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고등 시절 NASA 인턴으로 C 짜기도

오 교수는 1974년생으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이어 카네기멜론대(CMU)에서 컴퓨터사이언스로 석사를, 다시 MIT에서 컴퓨터사이언스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사 졸업 후 데이터베이스(DB)로 유명한 미국 오라클에서, 또 석사 졸업 후 휴렛팩커드(HP)에서 각 1년씩 연구원 생활을 한 바 있다. KAIST 부부 교수로 이태식 KAIST 산업공학과 교수가 남편이다.

오 교수는 한국을 떠난지 22년만인 2008년 9월 KAIST 전산학부 교수로 부임, 현재까지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아버지를 따라 도미했고, 미국 공립 중학교를 다닐때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고등학교때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프로그래밍 언어인 C를 짜기도 했다고 한다.

오 교수는 KAIST에서 MARS 인공지능 통합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이 센터는 AI 전문가가 아니라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분석도구를 개발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오 교수를 "컴퓨터와 사람의 언어를 연구하는 AI 전문가"로 소개했다.

오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미국은 AI가 2000년 중반 시작해 2010년 대세가 됐다. 이 점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는 10년 뒤처졌다"면서 "미국은 고등학생 때부터 소프트웨어(SW) 중 AI 분야를 선호하고, 관련 학문인 컴퓨터사이언스 전공자가 졸업 후 취업률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오혜연 KAIST 교수. 수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AI전문가다.

박명순 SK텔레콤(SKT) AI사업유닛장...'누구' 탄생 주인공

박명순 SK텔레콤(SKT) AI사업유닛장은 1969년생이다. 연세대 기술정책 박사로 SKT 미래사업개발 1팀장과 SKT 미래기술원장을 지냈다. 과기정통부는 박 유닛장을 "AI기술 비즈니스화를 리딩하는 ICT 전문가"로 소개했다. 실제 그는 SKT의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NUGU)'를 탄생시킨 주인공 중 한명이다.

국내 최초 AI 스피커인 '누구'는 지난 3년여간 70여개 이상 서비스(Built-in Service)를 출시했고, 이후 T맵과 Btv셋톱박스, 키즈폰 등 10여개의 다양한 기기로 활용 영역이 확대됐다.

박 유닛장은 1993년 SKT 중앙연구원에 입사, 2013년부터 미래기술원장을 지내며 AI 사업을 이끌었고, 2017년 AI사업본부로 옮겼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

김경백 전남대 AI융합대학 교수...지능형 분산시스템 전문가

김경백 전남대 교수는 1976년생으로 분산 네트워크 시스템(DNS, Distributed Networks and systems)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KAIST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었다.

다양한 형태 네트워크(유, 무선 인터넷과 3G 및 4G)에서 구성되는 대규모 분산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연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다양한 보안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네트워크 및 시스템 구조, 전송 프로토콜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자격증명시스템과 높은 전송 성공률을 위한 대규모 메시지 시스템을 연구했다.

빅데이터 전문가로 농촌진흥청 지원을 받은 '빅데이터 기반 농업경영 마케팅 전략개발 및 서비스방안' 연구 용역을 했고, 광대역 통합 연구개발망(KOREN)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OREN은 광대역, 고품질의 국내외 연구시험망을 산학연에 제공, 미래 네트워크 관련 기술 시험 검증과 첨단 응용분야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비영리 선도시험 네트워크 인프라다.

김 교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해 6월 발족시킨 '미래위원회' 멤버이기도 하다. 과기정통부는 김 교수에 대해 "지능형 분산시스템 및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김경백 전남대 AI융합대학 교수

이상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판사 출신으로 AI법 일가견

이 교수는 1973년생이다. 1998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법학으로 석사학위와 박사를 수료했다. 2000년 사법시험(42회)에 합격한데 이어 2003년 사법연수원(32기)을 수료했다. 2003년~2015년까지 약 12년간 서울중앙지법 등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이 교수가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3년 여름 미국 윌리엄 앤 매리대(The College of William & Mary) 로스쿨 해외 파견때다. 당시 그는 인공지능 관련 책을 인상 깊게 읽었고, 2014년 여름 귀국해 동료판사들과 함께 인공지능 공부 모임을 만들었다.

2015년에는 좀 더 깊은 공부를 하기 위해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옮겼고, 2016년 여름 뜻이 맞는 연구자들과 함께 인공지능법연구회를 결성했고, 2018년 5월 인공지능법학회를 정식으로 출범, 작년까지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블록체인법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 교수를 "기술, 법, 정책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는 인공지능법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상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종민 강원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반지의 제왕' 웨타디지털서 근무 경험

김 교수는 1983년생으로 AI전문가 중 가장 어리다. KAIST에서 석사,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전기컴퓨터공학)를 받았다. 컴퓨터 그래픽과 애니메이션(모션 픽처, 에디팅,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딥러닝, 수치 죄적화 등에 관심이 많다.

한양대 임베디드SW연구소에서 연구교수(2015년)로, 또 뉴질랜드가 본사인 웨타디지털(Weta Digital)에서 모션캡처 연구원(2016년)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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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가 근무한 웨타디지털은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 있는 세계적 컴퓨터 그래픽 특수 효과 전문 회사로 1993년 설립됐다. 제 89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정글북으로 시각효과상을 받았고, 반지의 제왕 시리즈, 킹콩, 아바타 등 여섯차례에 걸쳐 아카데미 시각 효과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가 일가견이 있는 광학식 모션 캡쳐 시스템은 사용자 몸에 부착한 수십 개의 작은 구형 모양 특수 마커를 적외선 카메라가 인식, 사용자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녹화하는 시스템이다. 과기정통부는 김 교수를 "할리우드 영화 제작을 위한 모션캡쳐 기술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김종민 강원대 컴퓨터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