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자리 잠식보다 창출 효과가 더 크다"

MS, AI와 일자리 백서 발표

컴퓨팅입력 :2020/03/23 15:44    수정: 2020/03/23 17:03

인공지능(AI)이 기존 단순반복적 업무 중심의 일자리를 대체하지만,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 창출이 감소를 대폭 상쇄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력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일자리 매칭을 통해 AI 가 고용을 더 많이 창출하고, 소득 상승 효과도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AI)과 일자리에 관련한 백서, 'AI를 위한 준비: AI가 아시아의 일자리와 역량에 갖는 의미(Preparing for AI: The implications of artificial intelligence for jobs and skills in Asian economies)'의 한국어본을 23일 발표했다.

인공지능 (사진=pixabay)

이 백서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인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일본 등 아태지역 총 11개국을 중심으로 AI가 일자리와 직무 역량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각국의 연구결과를 담았다. 전문가 견해를 기반으로 아태지역 각국이 AI로 인한 기회와 잠재적 문제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데 통찰력을 제공한다.

백서에 따르면, AI 기술은 신규 일자리 창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 6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2028년까지 산업과 직종 전반에 걸쳐 미래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전체 고용율은 AI로 발생한 소득효과만으로도 2037년까지 12%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9천300만 개의 일자리 증가에 해당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연구는 2022년까지 AI로 인해 세계적으로 7천500만 개의 일자리가 대체되는 반면, 이 채널들을 통해 1억 3천3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했다. 아시아에서 대체되는 일자리 1개당 1.8개의 일자리 창출로 환산할 수 있다.

기존 인식대로 AI의 일자리 대체 효과도 분명 있다.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가 많은 분야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소득 탄력성이 낮은 재화와 서비스(농업, 제조업, 유틸리티) 부문에서 여전히 일자리 순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AI가 일자리 매칭 플랫폼으로 사용될 때 소외 계층의 고용가능성을 높이고 유연한 형태의 노동 기회를 창출해 노동시장의 참여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와 같은 기존의 비디지털 분야는 디지털 분야에 비해 AI 기술로 인한 생산성 혜택을 최대 3배 이상 거둘 수 있다. 호주의 한 연구에 따르면 근로자의 업무가 고차원적 사고가 필요한 역할로 전환됨에 따라, AI와 자동화 기술의 도입이 저숙련 근로자의 임금을 2030년까지 10%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와 일본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AI 도입으로 위험한 육체 노동이 대체됨에 따라 업무환경 재해가 11% 감소하고 직무 만족도는 20%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국가에서도 AI로 인한 잠재적이 일자리 대체율의 추정치는 7~49%로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이는 추정 방법, 특히 자동화의 영향을 일자리나 업무 단위에서 분석했는지 여부에 따른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AI 개발을 직접 지원하는 일자리는 앞으로‘수요가 많은’ 일자리의 5분의1 미만에 불과하다. 반면, 대인 커뮤니케이션, 창의적 업무나 전략적 의사결정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역할은 약 60%에 달할 수 있다.

AI는 세가지 채널, 직접적으로 AI 부문 ‘직접효과’에서, 간접적으로 AI 관련 부문 ‘스필오버효과’에서, 경제 전반의 차원에서 '소득효과’ 등으로 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첫 번째 채널은 AI 기술을 개발, 유지 및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직접 효과와 연관된다.

두 번째 채널은 다른 부문에서 AI 기술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스필오버 효과’ 와 연관된다. 이러한 추세는 과거 기술의 물결에서도 나타났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도입으로 1910~1950년 동안 미국에서 일자리 수가 순증가해 69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이 새로운 일자리 중 90%가 자동차 기반 산업과 자동차를 사용하는 직군에 속했다. 이러한 신규 일자리는 오늘날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일 가능성이 높아 예측하기가 더욱더 어렵다.

일자리 창출의 세 번째 채널인 소득효과란 기업의 AI 도입 결과 궁극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돼 발생하는 일련의 경제적 움직임을 일컫는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기업의 비용 절감으 로 이어지고, 이는 낮은 가격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그 결과, 소비자의 소비력과 상품 수요가 증가되고, 기업은 추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게 된다.

AI는 직무 역량과 특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남아시아에서 AI를 도입한 기업의 비율은 2017년 8%에서 2018년에는 2배에 가까운 14%로 급증했고, AI를 도입한 기업의 매출 이익이 산업 평균 이윤보다 1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AI 도입 시 31%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일본을 비롯한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에서도 AI로 인해 2035년까지 경제성장률이 3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AI가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근로자들은 보다 고차원적인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의 한 연구에 의하면, AI와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근로자의 업무가 고차원적 사고가 필요한 역할로 전환됨에 따라, 근로자의 임금을 2030년까지 10%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와 일본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위험한 육체 노동이 AI로 대체됨에 따라 산업재해는 11% 감소하고 직무 만족도는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본의 노동 대체를 통해 임금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AI가 임금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다른 세 가지 채널이 있다. 또한 임금 감소로 이어지는 채널도 있다.

AI가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수행하던 업무를 대체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근로자의 협상력, 궁극적으로 임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대체 효과). AI가 노동의 생산성을 보완하고 개선하며 심지어 노동의 질도 향상시킴으로써 근로자는 노동시장에서 높은 임금을 요구할 수 있다(생산성 효과). AI가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근로자들은 고차원적인 업무를 수행할 시간이 늘어나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수 있다(고차원적인 업무로 전환). 다양한 분야에 걸쳐 AI 도 입을 지원하기 위해 생겨난 완전히 새로운 일자리는 일반적 으로 노동시장에서 원하는 역량을 갖춘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임금 프리미엄이 부과될 수 있다(새로운 AI 지원 일자리로의 전환).

실직 근로자가 AI로 대체될 위험이 낮은 일자리나 새로운 AI 지원 역할의 구직에 성공할 수 있다면 임금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AI로 인한 소득 증가는 일부 근로자, 특히 고숙련 기술을 보유해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낮은 근로자들만이 누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러한 주장이 아시아 환경에 어느 정도 적용되는 지 보여주는 기존 연구는 없지만 아시아의 임금을 다룬 연구 분석에서 AI 기술로 대체될 위험이 낮은 일자리나 심지어 ‘수요가 많은’ AI 지원 역할을 구직할 수 있는 실직 근로자들도 임금 상승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AI 지원 역할로 이직한 근로자. 기존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근로자(대개 AI를 보완하는 역할)는 생산성 효과와 고차원적인 업무로 전환을 통한 임금 상승으로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노동 생산성 향상과 임금 상승 사이의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뉴질랜드에서는 임금이 생산성 증가를 따라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0 ~ 2018년 동안 노동 생산성이 1.5% 상승할 때 기업이 지불하는 실질 임금이 동일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알파베타의 호주 연구의 경우, 저숙련 근로자가 업무 시간을 자동화가 가능한 일상적인 업무에서 자동화가 어려운 업무로 재분배할 경우 이들의 실질 임금이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자동화할 수 없는 업무를 주 40시간 수행 하는 근로자(예: 학생 교육, 새로운 기업 전략 수립)가 동일한 시간 동안 자동화가 가능한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예: 포장 배송, 중장비 운전)에 비해 시간당 약 20% 높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숙련 근로자가 자동화 불가능한 고유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학습하고 기업 역시 자동화 비율을 가속화할 수 있다면 저숙련 근로자 집단의 실질 임금은 2015년에 비해 2030년까지 10% 상승할 수 있다.

AI 지원 역할로 이직한 근로자 역시 큰 소득 증가를 경험할 수 있으며, 아시아 국가의 임금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해당 분야의 인재 부족으로 이런 일자리에 제공되는 임금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 났다. 예를 들어, 중국과 일본의 AI 개발자 봉급은 1년 동안 각각 평균 60%와 20% 상승했다.

AI기반 일자리 매칭 플랫폼은 노동시장 참여를 증대해 2025년 아시아 10개국에서 3천16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약 4천940억 달러의 GDP 증가를 가져올 잠재력을 갖는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을 인공 지능(AI)으로 정의하고 대한민국 정부를 '인공지능 정부'로 탈바꿈하겠다는 '新국가전략'을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데이터를 원천 공개하고 기업 대학 연구소에 클라우드 컴퓨팅 지원을 확대하며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래를 좌우할 AI 스타트업에게 정책 자금을 집중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예산 규모는 작년보다 50% 가량 늘어난 1조 7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정부가 AI 적극 개입하려는 의지를 피력한 데에는 AI 투자 및 정책 마련이 더 늦어질 경우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실제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AI를 이미 다양한 산업에 적용했거나 적용 범위를 늘려가고 있으며, AI가 불러올 일자리와 직무역량에 따른 변화에 대한 연구 및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백서는 인류가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문명에 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AI와 관련한 한국의 거시경제적 혜택을 보면, 일반적으로 한국은 AI의 혜택을 누리기에 유리한 입지에 있는 아시아 선진 경제의 전형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MGI의 추산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로 인한 한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1.7%, 총 경제적 효과 는 한화 460조 원(4천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감소. 다수의 연구에서 자동화(AI 포함)가 한국의 했다.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근로 시간의 25.5%, 일자리의 6~22%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은 AI에 국한하지 않고 대체로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은 소득과 일자리 창출 영향을 다룬 분석이 없었다. AI가 업무환경 안전, 직무 만족도, 여가 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도 없다.

백서는 AI로 인한 사회, 경제적 변화에 앞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선제적인 정책과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태지역 각국 정부와 기업은 일자리와 인력의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매칭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인한 새로운 고용기회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시장 수요에 부합하는 AI 인력양성을 위해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미래 소득 불평등의 확대를 줄이기 위해 직업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재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호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실직 가능성이 있는 근로자의 75%를 재교육했을 때 미래 소득 불평등 폭이 절반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근로자가 충분한 재교육을 받고 AI로 창출되는 새로운 일자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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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이크로소프트 배진희 필란트로피 아태지역 총괄은 "이번 백서는 아태지역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AI가 가져올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기술로서의 AI 뿐만 아니라 정책, 사회, 문화 등 다각도로 함께 대안을 찾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모두가 AI로 인한 혜택을 충분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는 AI의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고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부정적인 영향을 관리하기 위해 AI 영향력에 대한 가정을 전제로 하기보다 아시아 지역의 기회와 도전에 대한 이해와 확실한 근거를 토대로한 사실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