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냄새 맡는 컴퓨터 칩 개발

코넬대와 협력...후각 뇌 회로 알고리즘 칩에 구현

컴퓨팅입력 :2020/03/19 15:27    수정: 2020/03/19 17:18

인텔이 냄새를 맡는 컴퓨터 칩을 개발했다. 후각을 위한 뇌의 회로도 및 전기적 반응을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만들고, 이를 하드웨어 칩에 구현한 것이다. 인텔은 이와 함께 1억개 뉴런의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뉴로모픽 프로세서 기반 시스템도 공개했다.

인텔은 코넬대학교와 협력해 컴퓨터 프로세서에 냄새를 학습시키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19일 밝혔다.

나빌 이맘 인텔 랩 뉴로모픽 컴퓨팅 그룹 선임 연구 과학자는 코넬 대학교 신경 생리학자들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뉴로모픽 컴퓨팅 분야 박사인 나빌은 “코넬대 연구팀은 동물의 생물학적 후각 체계를 연구해 동물이 냄새를 맡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활동을 측정한다”며 “우리는 이러한 뇌의 회로도와 전기적 반응에 기초해 알고리즘 구성을 도출, 이를 뉴로모픽 실리콘인 로이히(Loihi) 테스트 칩에 직접 구성했다”고 밝혔다. 로이히는 실제 뇌에서 발견된 연산 원리를 컴퓨터 아키텍처에 적용한 인텔의 뉴로모픽 컴퓨터 칩이다.

인텔과 코넬대학 연구팀의 수학적 알고리즘 연구는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Nature Machine Intelligence)에 게재됐다. 로이히는 연구진의 노력으로 10가지 냄새에 대한 신경 표현(반응)을 빠르게 학습했다.

나빌 이맘 인텔 랩 선임 과학자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뉴로모픽 컴퓨팅 연구소에서 뉴로모픽 테스트 칩 로이히(Loihi)를 들고 있다. 그는 코넬대학교 연구진들과 함께 인간이 냄새를 맡을 때 뇌 신경망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을 모사하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컴퓨터 칩에 구축했다.

자몽을 집어 들고 냄새를 맡아보면, 자몽의 분자들이 코의 후각 세포를 자극시킨다. 코의 세포들은 즉시 두뇌의 후각 기관으로 신호를 보내고, 상호 연결된 신경 세포 집단 내의 전기 펄스가 후각을 감지한다. 냄새를 맡는 대상이 자몽이든 장미든 유해 가스든, 뇌의 뉴런 신경망들은 해당 대상에 대한 특정한 감각을 만들어낸다. 마찬가지로, 시각, 청각, 기억력, 감정, 의사 결정력 등 각 감각에 따라 특정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개별 신경망이 존재한다.

이맘 교수 팀은 72개의 화학 감지 센서들을 이용해 풍동 내에 순환하는 10가지의 기체 상태의 냄새 데이터 집합을 수집했다. 감지 센서는 각각의 냄새에 대한 반응을 로이히에 전송하고, 실리콘 서킷이 후각에 기초한 두뇌 회로를 모방한다. 로이히는 아세톤, 암모니아, 메탄 등 10가지의 냄새에 대한 신경 표현들을 습득했고, 간섭을 강하게 받는 상황 속에서도 냄새들을 식별할 수 있었다. 현재 가정에서의 연기 감지기와 일산화탄소 감지기는 센서를 사용해 냄새를 감지하지만 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대기에 유해 분자가 감지되면 경고음을 울릴 뿐 분자들을 지능적인 방법으로 분류하지 못한다.

이맘 교수는 “화학 감지 업계는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빠르게 반응하는 화학 감각 처리 시스템, 즉 전자코(Electronic nose) 시스템을 수년간 찾고 있었다”며 “로이히 기반의 두뇌를 가진 로봇들이 환경 모니터링, 유해 물질 탐지, 공장에서의 품질 관리 허드렛일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의학 진단에도 응용돼 특정 냄새를 발산하는 질병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가 냄새로 일부 암을 찾아낼 수 있다” 며 “더 정확한 장치로 개를 대체할 수도 있다”고 예를 들었다. 또. 로이히를 장착한 로봇이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위험 물질을 식별하는 것도 제안했다.

이맘 교수는 “이제 (관측하는 물체 간 관계를 이해하는) 인지적 상황 분석에서 계획 수립 및 의사 결정과 같은 추상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더 넓은 문제들에 이러한 접근법을 일반화 시키는 것이 다음 목표”라며 “뇌의 신경 회로가 복잡한 컴퓨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이해할 때, 전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한 인공지능을 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맘 교수는 후각 감지에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식료품점에 들어가면 딸기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그러나 딸기 냄새는 블루베리나 바나나 냄새와 비슷해서 그 냄새들을 맡을 때 발생하는 뇌의 신경 활동 패턴이 발생할 수 있다. 때때로 인간조차 여러가지 과일 냄새 속에서 한 가지 과일을 구별하기 어렵다. 이탈리아산 딸기와 캘리포니아산 딸기의 향기는 다를 수 있으나 동일한 딸기로 구분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맘은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후각적 신호 감지 연구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향후 시스템이 상용화되기 전에 현실 세계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경 과학과 인공지능의 교차로에서 이루어지는 현대 연구의 좋은 예"라고 주장했다.

인텔 포호이키 스프링스 시스템

인텔은 1억 개 뉴런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최신 뉴로모픽 연구 시스템 ‘포호이키 스프링스(Pohoiki Springs)’ 을 19일 발표했다.

인텔 뉴로모픽 리서치 커뮤니티(INRC) 소속 연구원들은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인 포호이키 스프링스로 뉴로모픽 연구를 확대해 대규모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 데이비스 인텔 뉴로모픽 컴퓨팅 랩 디렉터는 “포호이키 스프링스는 500와트 미만의 전력을 소비하면서 로이히(Loihi) 뉴로모픽 연구 칩을 750배 이상 확장할 수 있다”며 “연구 파트너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고성능 컴퓨팅(HPC) 시스템을 포함한 기존 아키텍처에서 느리게 실행되는 워크로드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호이키 스프링스는 데이터센터에 랙으로 장착되는 시스템이다. 현재까지 인텔이 개발한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 중 가장 크다. 포호이키 스프링스는 일반 서버 5대 크기의 물리적 프레임(섀시) 안에 768개의 로이히 뉴로모픽 연구 칩을 내장한다.

로이히 프로세서는 인간의 뇌를 본따 만들어졌다.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로이히는 까다로운 워크로드를 기존 프로세서 대비 최대 1천배 빠르고 최대 1만배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포호이키 스프링스는 인공지능 관련 문제뿐 아니라 광범위한 어려운 연산 작업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해 로이히 아키텍처를 확장한 시스템이다. 인텔 연구원들은 극한 병렬과 비동기 신호를 갖춘 뉴로모픽 시스템이 현재 최고 성능의 전통적인 컴퓨터 대비 낮은 전력 소모와 향상된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연 세계에서는 아무리 작은 생명체라도 어려운 연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곤충들은 100만개 이하의 뉴런을 가진 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시간으로 사물을 추적하고 방향을 설정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인텔의 가장 작은 뉴로모픽 시스템인 카포오 베이(Kapoho Bay)는 26만 2천개의 뉴런을 가진 2개의 로이히 칩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실시간 엣지 워크로드를 지원한다. 인텔과 INRC 연구원들은 수십 밀리 와트의 전력만으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인공지능 피부를 이용해 점자를 읽으며, 미리 학습된 시각적 지형지물 정보를 바탕으로 방향을 설정하며, 새로운 냄새 패턴을 배우는 능력을 선보이는 로이히 성능을 시연했다.

소규모 뉴런을 통해 시연한 이러한 예시들은 지금까지 뛰어난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로이히는 보다 규모가 큰 문제들을 기존 솔루션 대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 점은 곤충에서 인간의 두뇌까지 자연에서 발견되는 두뇌의 확장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1억 개의 뉴런을 가진 포호이키 스프링스는 로이히의 신경 능력을 작은 포유류 뇌의 수준으로 증가시켜 훨씬 크고 정교한 뉴로모픽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포호이키 스프링스와 같은 인텔의 뉴로모픽 시스템은 현재 연구 단계에 있다. 인텔은 전통적인 컴퓨터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대신, 이 시스템은 신경망에서 영감을 받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특성화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연구원들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적응하고 학습할 수 있다.

인텔 나후쿠 보드

INRC 연구원들은 클라우드 상에서 인텔의 Nx SDK 및 소프트웨어 구성요소를 사용해 포호이키 스프링스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접근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로이히를 위해 아래와 같이 유망하고 확장성이 높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스도쿠 게임부터 항공 스케줄링, 패키지 배송 계획까지 현실 세계 어디에나 제약조건 만족 문제가 존재한다. 제약 조건 만족 문제(CSP, 주어진 제약조건을 만족하는 해를 찾는 방법)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수의 잠재적 해결책을 평가해 특정 제약 조건을 충족하는 하나 혹은 몇 가지 잠재적 해결책을 파악해야 한다. 로이히는 빠른 속도와 병렬 연산으로 많은 잠재적 해결책을 찾아내, 보다 빠르게 제약 만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람들은 매일 최적의 운전 경로를 찾아내거나 가장 비슷한 얼굴을 인식해내기 위해 그래프 기반 데이터 구조를 검색한다. 로이히는 그래프에서 가장 짧은 경로를 빠르게 식별하고 유사 이미지 검색 수행 능력을 시연한 바 있다.

뉴로모픽 아키텍처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역동적인 움직임이 수학적으로 특정 목표에 최적화되도록 프로그램할 수 있다. 즉, 무선 통신 채널의 대역폭을 극대화하거나, 목표 수익률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증권 포트폴리오를 할당하는 등의 현실적 최적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CPU나 GPU와 같은 전통적인 범용 프로세서는 매우 정밀한 수학적 연산과 같이 인간이 하기 어려운 작업에 특히 능숙하다. 그러나 기술의 역할과 적용은 확장되고 있다. 자동화에서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컴퓨터가 인간과 같이 더 많이 작동하고, 비구조적이고 노이즈가 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면서 변화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곧 새롭고 특화된 아키텍처의 등장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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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모픽 컴퓨팅은 컴퓨터 아키텍처를 근본부터 전면적으로 다시 설계한다. 즉, 신경과학의 최신 통찰력을 적용해 기존의 컴퓨터처럼 작동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뇌와 더 유사한 칩을 만드는 것이다. 뉴로모픽 시스템은 뉴런의 조직, 통신 및 학습 능력을 하드웨어 수준에서 구현한다.

인텔은 "로이히와 미래의 뉴로모픽 프로세서가 프로그램 가능한 컴퓨팅의 모델을 새롭게 정의해 확산하는 지능형 기기에 대한 전 세계의 수요 증가에 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