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다우지수 10% 하락…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

미 정부 코로나19 지원책 투자자 실망

금융입력 :2020/03/13 08:24    수정: 2020/03/13 08:45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와 국제 유가 하락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 증시가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 이후 33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폭락했다.

12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큰 폭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9.98%하락한 21200.62, S&P500 지수는 9.51%하락한 2480.64, 나스닥 지수는 9.43% 떨어진 7201.80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이날 장 개장 직후 S&P500 지수가 7% 가량 떨어지며 15분간 매매 효력이 정지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난 9일 서킷 브레이커 발동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이는 1987년 10월 블랙먼데 때 주가 지수가 22% 이상 떨어진 이후 최고 낙폭이다.

최근 3개월 S&P500 지수 동향.(사진=마켓워치)
최근 3개월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동향.(사진=마켓워치)

이번 증시 하락은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방안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1조5천억달러 이상의 일시적 유동성 공급, 미국 재무부는 채권 추가 발행을 거론했으나 경기 악화 수준을 대비하기엔 부족했다고 투자자들이 본다는 설명이다.

캐피탈증권 켄트 엥겔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신흥국의 유동성 위기가 시장을 흔들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의 여행 제한책을 발표한 후 증시 하락은 정점에 달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타격을 받는 기업 지원을 위한 저금리 대출과 개인과 회사에 대한 세금 납부 유예안도 시장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런던 캐피탈 재스퍼 로우러 리서치 책임자는 "월스트리트에서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구체적 방법이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며 "유급 병가, 무료 검사 및 무보험 미국인을 위한 해결책이 모두 빠져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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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500명 이상이 모이는 모임을 금지했다. 농구·야구·하키 등은 시즌 경기를 취소 또는 연기했고 미국 국회의사당도 대중들의 입장을 막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세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제조·서비스·국제무역·여행 산업을 악화시키고, 세계 경기 침체를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의 여행 금지 발표 이후 항공사 주가는 큰 폭 떨어졌고 유럽 주식도 대폭 하락 마감했다. 영국 FTSE 100은 전 거래일 대비 10.87%, 독일 DAX 지수는 12.24%, STOXX600지수는 11.48%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