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코스타리카에서 제온 칩 만든다

2014년 이후 가동 중단상태..8월부터 가동 예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3/11 17:51    수정: 2020/03/11 17:52

인텔이 오는 8월부터 코스타리카에서 제온 프로세서를 생산한다. (사진=인텔)
인텔이 오는 8월부터 코스타리카에서 제온 프로세서를 생산한다. (사진=인텔)

인텔이 2018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프로세서 수급난 완화를 위해 오는 8월부터 남미 코스타리카에서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를 추가 생산한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이어 남미 코스타리카에 프로세서 최종 조립 거점을 확보해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북미 시장의 공급을 원활히 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은 2014년 이후 가동을 중단했던 코스타리카 시설의 정비와 인력 확충 등에 나설 계획이다. 4월 중순부터 약 4개월간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8월 초부터 14nm(나노미터) 기반 제온 프로세서를 생산할 예정이다.

■ 6년 전 닫았던 생산 시설 재가동

인텔은 이달 초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공되는 제품 개선·단종 등 생산 정보인 PCN(Product Change Notification)을 통해 프로세서 조립과 테스트를 수행하는 시설을 한 곳 추가했다고 밝혔다.

코스타리카 공장은 2014년까지 코어/펜티엄 프로세서를 생산했다. (사진=인텔)

인텔이 2019년 말 연간 보고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프로세서 웨이퍼를 생산하는 시설은 미국과 아일랜드, 이스라엘, 중국 등을 포함해 총 6개이며 이를 조립해 완제품으로 만드는 시설은 말레이시아 페낭과 쿨림, 베트남 등 총 3개다. 인텔은 이 3개 시설에 더해 남미 코스타리카를 추가해 총 4개 시설을 운영할 방침이다.

코스타리카 공장은 과거 인텔이 1997년부터 2014년까지 펜티엄 프로세서, 코어 프로세서 등을 생산했다. 현지 언론인 티코타임스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이 공장의 프로세서 생산량은 코스타리카 전체 수출 금액의 36%에 달했다. 그러나 인텔은 2014년 이 공장을 폐쇄하고 1천500명을 감원했다. 프로세서 생산 시설을 아시아로 집약하겠다는 것이 당시 인텔의 목표였다.

■ 8월 이후부터 제온 프로세서 위주 생산

인텔은 2014년 이후 코스타리카 공장의 생산 기능을 정리하고 연구 개발만 수행해 왔다. 2014년 당시 1천여 명에 이르렀던 연구 개발 인력은 현재 2천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동안 정지되어 있었던 생산 기능을 되살리겠다는 것이 인텔의 발표다.

인텔은 코스타리카 시설에서 서버/워크스테이션용 제온 프로세서를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인텔)

코어 프로세서나 펜티엄 프로세서 등 일반 소비자나 개인용 제품을 생산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용 14nm 공정 기반 제온 프로세서(개발명 캐스케이드 레이크)를 생산하게 된다. 인텔은 이런 결정에 대해 "제온 프로세서의 지속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산 시설 폐쇄 전 마지막으로 생산한 프로세서는 22nm 기반 4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명 하스웰)이며 이를 현행 14nm 공정에 맞게 전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인텔은 4월 중순부터 준비 과정을 거쳐 8월 초부터 제온 프로세서를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 웨이퍼 생산량·서버 수요 증가 등 관건

인텔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이어 남미 코스타리카에 프로세서 최종 조립 거점을 확보해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북미 시장의 공급을 원활히 한다는 방침이다. 코스타리카 시설이 북미와 남미의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하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물량도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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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이 시설은 미국 오레곤이나 이스라엘 등지 팹에서 생산된 웨이퍼를 공급받아 최종 가공 후 생산만을 전담한다. 웨이퍼를 이용해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이들 팹의 생산량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수급난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지난 2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위해 자가격리 등을 시행하면서 서버용 프로세서 수요가 급증한 것도 문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원격 교육 수요가 증가하면서 텐센트의 서버 수요도 증가했고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역시 스트리밍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서버를 늘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