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고양이 스트레스 줄이는 음악

루이지애나 주립대 연구팀 “동물병원 진료 시 도움”

과학입력 :2020/02/26 11:45    수정: 2020/02/26 11:45

반려동물들도 건강을 위해 동물병원에서 정기적인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고양이는 다른 반려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물병원 진료를 꺼려한다.

이에 진료 중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해 고양이에게 특효가 있는 음악을 이용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세이지퍼블리싱(SAGE Publishing), 피에이치와이에스닷오알지(Phys.org), 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음악은 그 자체로 즐거움을 주지만, 듣거나 연주함으로써 인간의 심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음악 요법으로 중풍 환자의 운동, 인지 기능이 개선되거나, 수술 등을 앞둔 환자의 불안감이 경감되는 효과가 대표적이다.

고양이 자료사진(제공=픽사베이)

음악은 인간뿐 아니라 개나 고양이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전신 마취 하에 있는 고양이가 음악에 대해 생리학적으로 반응했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이 연구에서는 음악의 장르로 고양이 반응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 팝이나 헤비메탈과 비교했을 때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경우 고양이가 더 편안한 상태가 됐다.

한편 미국의 루이지애나 주립 대학 연구팀은 ‘고양이에게 특효가 있는 음악’(지디넷코리아 기사 본문 하단 유튜브 영상 참고)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가령 인간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진 음악은 사람이 휴식할 때의 맥박수와 비슷한 비트를 갖고, 인간의 성역과 같은 주파수의 소리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 같은 원리에서 작곡된 ‘고양이에게 특효가 있는 음악’은 고양이가 목을 울릴 때와 비슷한 소리, 고양이 울음과 비슷한 주파수 소리 등으로 구성됐다. 이 곡을 들어보면 잔잔한 멜로디 속에 고양이가 목을 울릴 때 ‘쿠르르르’와 같은 소리가 난다. 고양이에게 친근한 소리가 사용된 것이다.

연구팀은 20마리의 고양이를 대상으로 동물병원에서 ‘고양이에게 특효가 있는 음악’ 혹은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 요법을 실시한 경우와, 음악을 틀지 않는 경우까지 총 세 개의 패턴으로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측정했다.

신체검사 과정에서 안팎으로 촬영된 동영상을 이용해 고양이의 행동이나 반응에 근거한 스트레스 점수를 측정했다. 또 혈중의 호중구(주로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과립백혈구(과립구)의 일종)와 림프구 비교를 통해 생리적 스트레스 점수도 매겼다. 각 고양이는 2주 간격으로 각각의 패턴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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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각 고양이의 스트레스 점수를 분석한 결과,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경우와 음악을 듣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고양이에게 특효가 있는 음악’을 들은 고양이는 신체검사 중 또는 신체 검사 후 행동학적 스트레스 점수가 낮게 나왔다. 반면 생리적 스트레스 점수는 각 패턴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에 연구팀은 “실험의 길이가 20분 정도였기 때문에 음악이 생리학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또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줄이면 고양이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수의사들이 고양이의 병세, 예상하지 못한 변화 등을 정확히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수의사의 임상 환경과 관리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