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서 퀄컴 '스냅865+' 양산하나

내수용 갤S20에 '엑시노스' 제외 전략적 결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2/17 18:16    수정: 2020/02/18 17:38

퀄컴이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5G 서비스를 지원하는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를 양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미국의 IT 전문매체 WCCFTECH에 따르면 퀄컴은 올해 3분기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로 '스냅드래곤 865 플러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냅드래곤 865 플러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시리즈에 적용된 스냅드래곤 865 프로세서의 후속 제품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통신모뎀이 하나로 통합될 전망이다.

WCCFTECH은 "퀄컴은 지난해 스냅드래곤 855 출시 이후,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럭 속도를 높인 스냅드래곤 855 플러스를 선보인 바 있다"며 "퀄컴이 (스냅드래곤 865에 5G 통신모뎀을 내장하지 않은 만큼) 스냅드래곤 865 플러스의 차별화 기능으로 5G 모뎀을 통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 프로세서가 적용된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현재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서는 7나노미터 선단공정을 두고, 업계 1·2위인 TSMC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양사의 시장점유율(지난해 4분기 기준)은 TSMC가 53%, 삼성전자가 18% 수준으로 차이가 크지만, 미세공정 기술에서는 양사 모두 7나노미터 공정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퀄컴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모바일 프로세서와 통신모뎀을 하나로 통합한 스냅드래곤 765 시리즈를 양산하는 등 TSMC보다 선단공정에서 앞선 기술력을 증명한 바 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퀄컴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스냅드래곤 865 플러스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갤럭시S20 시리즈에 전량 퀄컴의 프로세서와 통신모뎀을 적용한 것도 스냅드래곤 865 플러스의 수주를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분석이다.

퀄컴의 플래그십 프로세서(스냅드래곤 8XX 시리즈)를 수주하는 것은 미세공정에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를 확실히 앞지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삼성전자 내부에서 여러 전략적인 판단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2030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 1위를 목표로 내건 만큼 글로벌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인 퀄컴은 삼성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고객사다.

(사진=WCCFTECH)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판 갤럭시S20 시리즈에 엑시노스 칩셋을 제외한 것은 파운드리 등 삼성 내부적으로 중요한 목표를 설정한 사업을 고려한 연속선상에서 내려진 조치로 보여진다"며 "이는 삼성전자가 퀄컴의 차세대 프로세서를 수주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퀄컴에게도 이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5G 가입자를 보유한 5G 종주국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지난해 약 670만대의 5G 스마트폰 판매해 5G폰 시장 1위(시장조사업체 SA 기준)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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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본격 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5G 폰 시장에서 퀄컴은 4G LTE에 이어 5G 시장에서도 리더십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5G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그만큼 퀄컴은 갤럭시S20를 통해 스냅드래곤 865의 입지를 다지게 될 것"이라며 "증권가는 올해 국내 5G 가입자수가 1천717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